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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말은 향기로운 삶의 주인을 만듭니다" '힐링 토크 콘서트'

중앙일보가 주관하고 북미주한인사목사제협의회가 특별후원한 '이해인 수녀의 힐링 토크 콘서트'가 지난 10일 성바실 성당에서 2000여 명의 한인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대장암 투병 중인 이해인 수녀는 고운 말 쓰기를 통한 행복을 이야기했다.


#. 이해인 수녀의 밝고 환한 미소는 여전했다. 목소리도 명랑했다. LA에 오기 전에 유언장도 마무리했다. 최근 작고한 최인호 작가의 죽음을 보면서 삶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그의 책 저작권, 인세 등을 모두 수도원에 양도했다.

"유언장을 작성하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니 마치 저 세상으로 여행을 온 것 같습니다."(웃음) 강연회는 자작시를 직접 낭송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참석자들도 함께 낭송했다. 말리부 해변에서 주운 돌에 직접 사인을 해 자신의 시를 낭송하는 참석자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당연한 것 놀라워하는
경탄의 감각 키우고
받은 것에 감사해야



#. 이해인 수녀는 평소 관심갖고 노력하는 '선한 마음 길들이기'와 '고운 말 쓰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어려워질수록 마음에 상처 받은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로인해 우리들 언어도 거칠어졌습니다. 날마다 선한 마음, 겸손한 마음을 갈고 닦고 키워야 합니다. 또 당연한 것을 놀라워하는 경탄의 감각을 키워야 합니다. 달라고 하는 기도보다는 이미 받은 것에 대한 감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평상시 당연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과 하찮은 것도 사랑의 마음으로 대하면 위대한 일이 되는 신비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해인 수녀가 강연을 할 때마다 고운 말 쓰기에 대한 메시지를 빼놓지 않고 있는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희망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한번밖에 없는 자신의 삶을 감사하며 크고 작은 아픔과 시련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다면 거기서 살아가는 힘과 지혜가 싹 틉니다. 그것이 바로 희망이 아닌가 싶습니다."

투병 중에는 물 한 모금 넘기기 힘들었다. 그때 옆에 있던 영양사로부터 "물도 음식이라 생각하고 아주 천천히 맛있게 씹어서 드세요"라는 말을 듣고선 바로 자작시 '새로운 맛'에 그 의미를 풀어냈다.

'그 후로 나는/ 바람도 햇빛도 공기도/ 음식이라 여기고/ 천천히 씹어먹는 연습을 한다/ 고맙다고 고맙다고/ 기도하면서/ 때로는 삼키기 어려운 삶의 맛도/ 씹을수록 새로운 것임을/ 다시 알았다.'('새로운 맛' 중)


#. 오늘은 남은 생애의 첫날이다. (Today is the first day of your rest life.) 그가 좋아하는 명언이다. 힘든 항암치료 후 그의 삶은 또 다른 선물로 여긴다. 그래서 날마다 새로운 하루가 된다.

또 그는 데미안의 소설 구절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어떤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했던 오늘이다"를 좋아한다.

"내 삶의 명언, 내 삶의 성서구절을 만들어 구체적으로 내 머리 속 '즐겨찾기' 메뉴에 저장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쓴다면 우리 삶은 훨씬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인디언들이 태어난 달에 이름을 붙이는 식으로 매월 이름을 정해 기도한다고 했다. "1월은 하늘빛 희망을 가슴에 키우는 달…10월은 가을 하늘처럼 맑고 고운 말을 찾아 쓰는 달…12월은 오직 감사만으로 선물의 집을 짓고 싶은 달"이라고 이름 붙이자 곳곳에서 "멋있어요"라는 탄성이 울려퍼졌다.


#. "평상시 연습을 해야지 좋은 언어생활의 주인이 됩니다. 요즘 현대인들은 화가 난다는 표현도 '뿔딱지 난다' '뚜껑 열린다', '환장한다' 등 자극적인 표현을 많이 씁니다. 잠시 숨을 멈추고 평화와 겸손의 말을 끌어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의도적인 연습을 통해서라도 절제되고 정화된 언어를 사용해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는 밑거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해인 수녀는 인간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도록 좋은 책을 많이 읽기를 당부했다. 그는 '고운 말 차림표'를 만들어 매일매일 연습한다. 아무리 화가 나도 막말은 삼가하며 비교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 위협적인 말보다는 순한 말을 사용한다. 듣기 좋은 말은 공짜다. 아름다운 말은 향기로운 삶의 주인이 되게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좋은 책 많이 읽고
고운 말 연습하면
행복한 삶 살 수 있어



#. 그는 아침마다 기도한다. "주님, 평화와 겸손, 사랑이 넘치는 말이 넘치게 하소서. 내 말이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내 입술이 험담과 헛된 소문을 실어 나르지 않도록 하소서."

뒤끝이 향기롭지 않은 것은 하지 말고 잘난체하지 않는 겸손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해 영혼을 가꾸고 행복을 찾을 것도 주문했다.

"좋은 말을 많이 하세요. 말은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옵니다. 좋은 말을 많이 할수록 그 말은 자기를 성장시켜줍니다. 여기 모인 여러분도 아름다운 말에서부터 행복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말하는 사람과 말을 듣는 사람들이 두 시간 동안 한울림으로 곱고 아름다운 것만 생각하며 행복감이 충만했던 시간이었다.

이성연 기자 sung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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