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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규학교 한국어반 ‘한글 세계화의 전초기지’

DVHS, 개설 2년만에 등록 50% 늘어… 덴버 DCIS, SF 릴리언텔 초교도 증가세

10월9일은 한글날이었다.

한국에서는 23년만에 공휴일로 재지정돼 아이부터 어른까지 세종대왕의 업적을 다시한번 기렸다고 한다.

무분별한 외래어 유입으로 한국에서 천대받던 한글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된데는 미주 한인들의 역할이 크다.

곳곳에 세워진 한국학교, 정규학교내 한국어반, 세종학당 등이 ‘한글 세계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규 초중고교의 한국어반은 타민족 학생들에게 ‘한국’을 가르치며 친한·지한파 미래 리더들을 육성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원장 신주식)에 따르면, 현재 미 전역 110개 정규학교에서 1만300여명이 한국어반 수업을 듣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SF교육원 관할 지역만 하더라도 5개의 정규학교 한국어반과 1개의 한국어 이머전 프로그램(한국어와 영어 이중언어로 수업하는 것)이 개설돼 있다.

SF ‘로웰고’, 산라몬 ‘도허티밸리 고교(DVHS)’, 살리나스 ‘존 스타인벡 초교’와 ‘엘 소살 중학교’, 콜로라도주 덴버의 ‘덴버 센터 포 인터내셔널스터디(DCIS)’, 그리고 한국어 이머전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SF 릴리언텔 초교가 그곳이다.

2011년 9월 한국어반이 개설이 승인돼, 학생 39명으로 시작했던 산라몬 DVHS에는 현재 총 77명의 학생들이 5개 레벨로 나뉘어 3개 반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2년만에 학생수가 약 50% 증가한 셈이다. 수강생중 22명은 한인 2세·3세 등 제 1언어가 한국어인 학생들이고 나머지는 55명은 타민족이다.

학생들은 수준별로 3개반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이부현 담당교사는 “지난해까지 한인 2세가 절대 다수였던데 반해 올해는 백인 학생을 비롯해 중국·일본·베트남·필리핀·멕시코 학생 등 다양한 민족별 분포도를 볼 수 있다”며 “교육 현장에서 한국어의 세계화 가능성을 매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2012년 9월 2개반 20명으로 시작한 콜로라도주 덴버 센터 포 인터내셔널스터디(DCIS)는 현재 4반에 46명, 1994년 3개반 53명으로 이머젼프로그램을 시작한 SF 로웰고교는 현재 5개반에 121명, 1996년 1개반 20~40여명(현 교장 추정)으로 시작한 릴리엔탈 초교는 현재 160명이 수업을 받고 있다.

한국어반 활성화의 배경에는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노력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SF 릴리언텔 초교 이머전프로그램 학부모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SF 한국어이머젼교육연합(SFKIEA·회장 돈 퍼스키), 산라몬 DVHS 학부모들이 주축이 된 비영리기관 ‘한사모(한국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장 심형구)’ 등 학교별 학부모 모임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한국 문화 축제, 한국어반 운영 기금마련 골프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한국어반 유지와 발전을 후원하고 있다.

돈 퍼스키 SFKIEA 회장은 “경제·문화 선진국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우리 부부는 둘다 백인이고 영어밖에 못하지만 딸(해나·7학년)과 아들(루이스·2학년)이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 이머젼프로그램을 듣게 했는데 한국어를 배우는 것 외에도 한국의 명절과 노래 및 인물, 속담, 민속놀이 등을 통해 한국 문화, 역사까지도 배우며 커가는 모습에 흐뭇하다”고 말했다.

한국을 알리고 외국인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 마인드를 갖게 하는데 한국어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신주식 SF 한국교육원장도 “북가주와 미 전역에서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한국어반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가 큰 이유도 바로 그러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신원장은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심어줄 한국어반의 확대와 발전은 재외동포들의 관심과 성원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주 한인들의 한국어 사랑이 한글 세계화의 초석이란 의미다.



황주영 기자 sonojun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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