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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비공 공화당, 미국 디폴드 뇌관 건드리나

5개파 분열…어디로 튈지 조마조마

연방정부가 폐쇄(Shutdown)된 지 1주일이 지났다. 중앙은행이나 월가의 분석에 따르면 폐쇄 첫 주엔 올 4분기 성장률이 0.1%포인트 낮아진다. 셧다운이 2주간 이어지면 0.3%포인트, 3주간 이어지면 1%포인트 정도 추락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제부터 충격이 점점 커지는 셈이다.

게다가 월가 사람들이 '최후의 날(Doomsday)'로 부르는 17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날까지 연방정부의 기존 부채 한도(16조7000억 달러)가 증액되지 않으면 미국은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맞는다.

6일까지 백악관과 공화당은 타협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의료보장법(오바마케어) 수정 없는 예산안 통과를 고수했다. 공화당 리더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양보 없인 예산안뿐 아니라 부채 한도 증액안도 통과시킬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두 사람 발언만 놓고 보면 타협이 이뤄질 틈은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수석 펀드매니저인 빌 그로스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의 CEO인 로러슨 핀크는 이날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부도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후 벌어질 일이 너무나 끔찍해서다.



미국 부도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부채국이다. 재무부가 발행한 채권만 12조 달러어치에 이른다. 이는 2008년 9월 파산한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빚(5170억 달러)보다 23배나 많다.

◆월가, 부도사태 대비 헤지상품 사들여

재무부 채권은 글로벌 신용 시스템의 주춧돌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금융회사 등이 재무부 채권을 담보로 빌려 쓴 돈이 5조 달러 정도다.

지구촌 전체가 신용위기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후 실물경제가 받을 충격은 예측의 영역이 아니다. 핌코의 그로스는 "(미국 부도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사태"라며 "정치인들이 불장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기묘한 조짐이 일고 있다. 정부 폐쇄가 1주일에 이르자 금융시장 한편에선 이상한 머니게임이 시작됐다. 미국 디폴트를 겨냥한 베팅이다. 이날 CNN머니 등은 "일부 헤지펀드들이 미국 신용디폴트스와프(CDS) 매입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CDS는 부도 사태를 대비한 일종의 보험이다. 지금까지 헤지펀드들은 미 국채를 현금 취급하며 CDS를 아주 소량 사들였을 뿐이다.

세계적 투자전문지인 인스티튜셔널인베스터스(기관투자가)는 "파국의 우려가 서서히 커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발칸화된(Balkanized) 공화당"이라고 전했다. 공화당이 적대적이거나 비협조적인 파벌로 4분5열돼 있는 게 문제라는 얘기다.

현재 공화당은 티파티와 네오콘 등 5개 파벌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의안에 따라 합종연횡한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가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투표 성향을 기준으로 분류한 결과 베이너 하원의장의 리더십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직계는 20%(47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적대적인 티파티나 비우호적인 중도파에 둘러싸여 있는 셈이다.

◆베이너, 목청 큰 소수 티파티에 휘둘려

로이터 등은 "베이너의 리더십이 약하다 보니 목소리가 큰 티파티 세력의 영향력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공화당 하원의원 가운데 티파티 계열은 30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베이너와 공화당을 이끌고 있는 에릭 캔터 원내대표는 티파티 세력으로 분류된다. 티파티 세력이 전체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지도부를 사실상 반분하고 있는 셈이다.

1차 대전 때 발칸처럼 … 파국 우려

미국 언론은 "누가 공화당을 대표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줄곧 제기해 왔다. 심지어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친 노장 언론인인 칼 번스타인은 2일 CNN 등과 인터뷰에서 "현재 공화당은 조 매카시 이후 가장 위험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리더십이 사실상 없다 보니 소수의 선동에 의해서도 사태가 심각하게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바람에 오바마-공화당의 대화와 타협이 꼬이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베이너가 오바마와 합의한 내용을 하원에 상정해도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며 "베이너는 부결 시 정치적 타격을 우려해 타협보다는 강경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 유럽 열강들의 다툼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경영전문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당시 영국·독일·러시아 등이 발칸반도 갈등에 휘말리길 내심 원치 않았음에도 결국 전쟁을 벌였다"며 "공화당의 발칸화가 자칫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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