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미국에 정말 디폴트 사태 올까
부채한도 증액시한 앞두고
민주, 공화 관계 악화일로
마감일 넘길 가능성 커져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할 경우다. 연방의회는 이달 17일까지 현재 16조7000억 달러인 정부 부채규모 상한선을 올려야 한다. 만약 실패하면 미국은 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해야 한다.
최근까지도 디폴트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연방의회가 어떻게든 디폴트는 막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디폴트 우려가 현실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 기능이 일부 마비된 마당에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치 국면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양당이 오바마케어 시행 예산을 놓고 대립하다 정부 셧다운 상황을 맞았다.
미국의 디폴트는 예측불능의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 폐쇄는 지금까지 17번이나 경험한 것이지만 디폴트는 사상 처음 맞는 일이므로 그 파장을 예측하기 어렵다.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지난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디폴트가 발생하면 미국 국채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디폴트는 대규모 금융 위기를 초래해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뛰어넘는 재앙을 만들 수 있다. 정치 시스템이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고 정치권을 맹비난했다.
워싱턴DC의 구겐하임 파트너스사의 경제 분석가 크리스 크루거 같은 이는 한 술 더 뜬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온라인판은 25일 "디폴트 가능성이 40%"란 크루거의 시장분석 보고서를 소개했다.
크루거의 예측은 연방정부 폐쇄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나온 것이다. 그는 '40% 가능성'의 근거로 채무한도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립을 들었다. 하지만 그는 디폴트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 60%의 근거에 대해선 "(미국의 디폴트는 없을 것이란) 맹목적인 믿음 외엔 근거가 없다"고 보고서에 적었다.
디폴트 우려는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 관계자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CEO는 2일 대형은행 경영진들과 함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뒤 "정부 폐쇄는 전례가 있지만 디폴트는 전례가 없다"며 정치권의 대립이 계속되면 디폴트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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