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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기도하자' 말 뿐…내면의 고민 들어줘야"

한인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정부와 한인 교계가 손을 잡는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DMH)은 지난해 11월부터 특별히 한인 교계를 대상으로 무료 정신 건강 세미나 및 교육을 한국어로 제공하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는 ‘교회’와 밀접하다. 한인 대다수가 교회에 소속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부는 한인 교계를 대상으로 세미나 및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해 한인들의 정신 건강을 증진시키겠다는 것이다.

DMH는 한인 교계와 손을 잡고 5차례나 세미나를 실시했다. 참석 인원이 계속 늘어나면서 반응은 갈수록 뜨겁다. 세미나에서는 매회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진다. 이번에는 ‘대화 소통법’이다.

26일 LA지역 미주평안교회(170 Bimini Pl)에서는 ‘제6차 종교계 지도자와 함께 하는 LA카운티정신건강국 세미나(오전 10시~정오)’가 열린다. DMH 안정영 한인 담당 코티네이터로부터 한인들의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해 정부와 교계가 함께 나서야 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LA카운티 정부 한인 교계와 손잡고 세미나 개최
두 달에 한 번씩 전문가들 나서 다양한 주제 나눠
한인 정신 건강 증진하려면 교회가 함께 나서야
교회와 밀접한 한인들, 정신 건강도 종교와 직결


◆왜 한인 교회와 손 잡았나

"교회에서 저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가정에서는 너무나 다른 사람이 됩니다. 사람들은 제가 이러는 줄 절대 모릅니다. 저에게 문제가 있는 것 맞죠?".

LA카운티정신건강국(DMH) 안정영 코디네이터가 한인들을 상담할때 가장 많이 듣는 고민이다. 우울증 부터 가정폭력까지 한인들의 숨겨진 문제는 너무나 많다.

실제 지난해(2012년) DMH 정신건강 상담 핫라인을 이용한 한인 수는 스패니시 사용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게다가 한인들의 정신 상담 호소는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전년(2011년)에 비해 핫라인 이용자는 47.5%나 늘었다.

DMH는 각종 통계와 상담 사례 분석을 통해 한인들에게 정신 건강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한인과의 연결점은 '교회'였다. DMH 안정영 코디네이터는 "한인 커뮤니티의 문화를 잘 살펴보면 교회에 출석중이거나 가족들이 교회에 다니는 경우가 많다"며 "한인들의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정부 뿐 아니라 교회들이 함께 나서야 하는 문제라 생각했기 때문에 교계를 대상으로 한국어 세미나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미나에선 무엇을 다루나

DMH의 한국어 세미나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두 달에 한번씩 열리는 세미나에서는 정신 건강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을 나눈다. 그동안 ▶정신 건강 위기 대처법(1회) ▶자살예방(2회) ▶중독 관련(3회) ▶스트레스 및 감정조절(4회·5회) 등의 주제를 전문가들이 나서 심도있게 다뤘다. 26일 열리는 6차 세미나의 주제는 '대화 소통법'이다.

DMH 안 코디네이터는 "특히 이번 세미나는 강의 보다는 실제 사례를 통해 함께 토론하는 실기 위주의 세미나가 될 것"이라며 "많은 목회자들이 참여해서 교육을 받게 되면 설교 또는 상담할 때 교인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프로그램 적극 활용해야

DMH는 한인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교회가 교인들의 영적인 부분과 함께 심리 및 정신적 부분도 균형있게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코디네이터는 "한인 교계 목회자들을 실제 만나보면 영적인 부분 외에는 교인들의 정신 문제나 심리 등을 다루는 지식은 상당히 부족해서 아쉬웠다"며 "LA카운티 정부는 한인 교회가 정부가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활용해서 교인들을 잘 돌보고, 교회로서의 사회적 역할도 충실히 감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DMH측은 주류 교회가 정부 및 상담 기관 등과 연계해 펼치는 효율적 사역을 벤치마킹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DMH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기관은 75개다. 또 협력 기관이 100개, DMH 위탁기관은 1000개 이상 된다. 나성영락교회의 경우 DMH 위탁기관 신청을 준비중에 있다.

안 코디네이터는 "주류 교회는 교회 자체적으로 정신치료팀이나 상담가 등이 활발히 활동중이며 커뮤니티 및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아주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며 "LA카운티의 정신건강 프로그램은 미국내에서도 인정받을 정도로 수준이 높은데 한인 교계가 이를 잘 이용한다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DMH가 비영어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정신 건강 세미나는 한인 커뮤니티가 유일하다. DMH는 한국어 세미나를 비롯한 한국어로 번역된 각종 브로셔도 제작중에 있다.

◆정신건강 상담 인식 바뀌어야

DMH측은 한인 사회의 정신 건강 향상을 위해 인식 전환을 가장 우선으로 꼽았다.

안 코디네이터는 "한인들은 유교적 체면 문화 때문에 상담 등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 사회에서 상담은 아주 보편적인 것"이라며 "한인들은 시기를 놓쳐서 정신적으로 거의 마지막까지 가서야 도움을 청하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안 코디네이터는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코디네이터는 "많은 교인들을 상담해보면 한인 교회 문화가 정신적인 어려움이나 심각한 내면의 고민을 실제로 털어놓기가 쉽지 않고 목회자들은 '기도하자'는 조언만 하고 있다"며 "이제는 한인들의 정신 건강을 돕기 위해 실제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며 이를 위해 교회가 적극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DMH는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위해 목회자들로 구성된 소그룹 세미나도 구상중에 있다. 실제 지난 4월에는 DMH가 나성영락교회 교역자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강좌 및 상담문의: (213) 738-3446, (213) 392-2577

자살 고민 가장 많은 인종은?

지난 1년 사이 LA카운티에서 자살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한 인종은 ‘한인’이었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DMH)은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통계 자료를 제시했다. DMH에 따르면 자체 통계 분석결과 지난 1년 사이 자살 시도를 가장 많이 고민한 인종은 아시안이며, 그 중 한인 비율이 가장 높다.

DMH는 통계를 통해 ▶미국인 4명중 1명이 우울증 등 정신질환 증세 ▶그 중 절반(50%)만이 치료를 요청 ▶가주 성인 240만명 가량이 자살을 생각 ▶그 중 50만명은 지난 1년내 자살을 고려 ▶실제 6만명은 자살을 시도해봤다고 전했다.

DMH 안정영 코디네이터는 “더러 정신 상담이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 오해들이 많은데 보험 등이 없어도 얼마든지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 제도들이 많다”며 “정신 문제로 고민하는 한인들이 있다면 마지막까지 버티지 말고 바로 연락을 해서 편하게 상담을 받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DMH 핫라인(1-800-854-7771)을 이용할 경우에는 한국어 통역을 요청하면 된다.

글=장열 기자

사진=백종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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