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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오래 앉아 있는 습관 치질 부른다

최소 절개 수술로 2~3주면 회복
치질 예방과 진화하는수술법

컴퓨터 프로그래머 박현수(45)씨는 엉덩이를 뒤로 빼고 엉거주춤하게 걷는다. 치질 때문이다. 처음엔 변비가 심한 정도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항문에 혹 같은 치핵이 튀어나왔다 들어가길 반복했다. 이러다 말겠거니 생각했지만 상태는 나빠졌다. 치핵이 점점 커져 밀어넣어도 들어가지 않았다. 의자에 앉기 힘들어 끄트머리에 걸치듯 앉는다. 수술을 받으려고 했지만 두려움이 앞섰다. 입원기간이 길어 직장을 오래 쉬어야 하는데다 퇴원 후에도 배변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치질(치핵)은 인간이 걸어다니면서 생긴 숙명적인 질환이다. 항문에 걸리는 압력으로 모세혈관(정맥)이 손상되거나 막혀 부풀어오른다. 실타래처럼 엉긴 혈관덩어리가 곧 치핵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수술만족도는 경험자의 시술방법과 경험에 많이 좌우된다. 다른 조직을 보호하면서 섬세하게 치핵만 절제해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수술 후 예후가 안좋아 배변기능이 떨어지거나, 재발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거상 고정식 점막하 치핵절제술은 치질 수술의 고정관념을 깬다. 점막을 보호하고, 주변피부 손상을 최소화해 입원과 회복기간을 최대한 줄이고 배변기능을 보호한다. 양병원 양형규 원장에게 치질 예방과 새로운 수술법에 대해 들었다.

◆알면서 키우는 병 '치질'



치질은 숨겨서 키우는 병이다. 양 원장은 "10년이나 치질을 참았다는 사람도 있다"며 "초기에는 주사로 쉽게 치료하지만 치핵이 튀어나와 들어가지 않는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항문은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통로다. 평소에는 주변 조직이 오밀조밀하게 몰려 있어 항상 닫혀있다. 배변할 때는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점막이 4㎝ 가량 늘어났다 제자리로 돌아간다. 밀려나간 항문조직이 다시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치질을 앓고 있는 것이다. 원인은 항문을 혹사하는 나쁜 생활습관이다.

화장실 변기에 습관적으로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항문이 열린 상태로 오래 있으면 항문을 조여주는 괄약근이 늘어나면서 치질을 유발한다.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양 원장은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체중이 아래쪽으로 집중돼 항문이 바깥으로 빠진다"고 말했다.

◆항문점막 살려 회복 재촉

치질은 어떻게 치료하느냐가 중요하다. 요즘엔 치질에 대한 개념이 바뀌면서 치료법도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 치질은 늘어난 정맥덩어리로 쓸모없는 조직이라고 생각했다. 수술할 때 최대한 튀어나온 부위를 많이 없앴다. 이제는 다르다. 양 원장은 "치질로 튀어나온 부분도 배변활동을 돕는 정상조직"이라며 "최대한 항문 주변조직을 보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방식은 치질 덩어리를 감싸고 있는 점막을 가능한 적게 짼다. 이후 안쪽으로 들어가 손상된 조직만 들어내고 다시 점막을 꼼꼼히 봉합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밑으로 처진 항문을 들어올려 고정하면서 항문 손상을 최소화한다. 그는 "새로운 수술법으로 항문 점막 대부분을 보존해 항문협착·출혈 같은 합병증이 줄었다"고 말했다.

양병원에서 이 방식으로 치료받은 환자 650명을 추적한 결과 77%(540명)가 사흘 이내에 퇴원했다. 또 2주 이내에 통원 치료가 끝났다. 반면 기존 방법은 치핵 조직과 항문 주변 피부를 최대한 절제한 다음 봉합했다. 이렇게 하면 피부조직이 이전보다 줄어 배변할 때 불편하다. 항문이 좁아지면서 배변기능이 떨어진다. 많이 잘라낸 만큼 회복기간은 한 달 이상 길어진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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