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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복수국적제 조속 개정" 목소리 더 커져…한인 2세 헌법소원후 한인들 반응

규정 지나치게 엄격히 제한
선의의 피해자 구제해 줘야
뉴욕서 개정 서명 운동 시작

'선천적 복수국적제' 개선을 위한 위헌심판 청구 소송 소식이 알려지면서 조속한 개정을 촉구하는 한인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천적 복수 국적자가 된 2세들의 '국적이탈' 규정이 엄격해 이들의 한국진출을 막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더구나 '국적이탈' 규정에 대해 모르고 있는 한인들도 많아 유학, 취업 등을 위해 한국 비자를 신청했다가 종종 낭패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LA총영사관을 통해 올해 국적이탈 신고를 한 경우는 124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LA총영사관이 남가주를 비롯해 애리조나, 네바다, 뉴멕시코 등 4개주에 걸쳐 60여 만 한인의 관련 업무를 살피고 있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그나마 재외 공관이나 언론 등을 통해 홍보가 이뤄진 탓에 2010년 86건, 2011년 170건에서 2012년에는 195건으로 늘어났다.

라크레센타에 거주하는 한인 윤모씨도 얼마 전 '국적법'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대학생인 아들이 쿨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1년간 한국 유학을 가기로 했지만 '국적이탈'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자가 거부됐다. 윤씨는 한국의 병무청을 직접 방문하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닌 덕에 간신히 아들의 유학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윤씨는 "국제화 시대에 글로벌 인재들을 필요로 하는 한국 정부가 정작 우수 한인들의 한국 진출을 막고 있는 이상한 모양"이라며 "전근대적 발상을 포함한 국적 및 병역법을 고치던지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적법 개선 움직임에 대한 조심스런 반응도 있다. LA한인타운에 사는 이모씨는 "결국 분단 조국을 갖고 있고 그로 인해 병역의무를 져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해외 동포들이 의무는 안지고 혜택만 보려고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할 필요는 있다"며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좀 더 폭 넓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1월 1일 부터 시행하고 있는 새 국적법에 따르면 복수 국적 남성이 만 18세가 되는 해 3월까지 국적 이탈 신고를 하지 않으면 병역의무가 부과된다. 더구나 이 시기를 놓치면 만 38세가 되는 해 1월 1일 제2국민역으로 편입될 때까지 국적 이탈을 할 수 없고 그 때까지 징집 대상이 된다.

이른바 '홍준표 법안'으로도 불리는 이 법은 '편법적 병역기피와 원정출산을 막기 위해' 제정됐지만 선의의 피해자들이 속출하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한인사회의 이 같은 분위기에 한국 법무부도 5일 재외공관과 병무청에 '재외동포를 위한 국적병역법 안내자료' 공지를 웹사이트를 통해 할 수 있도록 긴급 지시했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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