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마음대로 되나요?
워싱턴가정상담소 칼럼
전주형 심리상담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었어요” 혹은 “마음대로 안되네요”라며 자신의 책임을 마음이나 생각과 따로 가는 행동에 전가한다. 필자 역시 대학생 시절, 콜라를 끊고자 결심한 때가 있었다. 몇 년을 매일같이 마셔왔기에 갑자기 물로 대체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부분 점점 줄이다가 끊는 방법을 생각하지만 그 방법이야말로 평생 끊지 못하게 하는 자기정당화가 되기 쉽기에 한 번에 끊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모든 것은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 동안은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재학생은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던 콜라를 지나치며 물을 받아간 필자는 매번 카페테리아를 지날 때마다 엄청난 유혹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다 2주 쯤 지나고 저녁으로 햄버거가 나온 날, 햄버거는 소화가 잘 안되기에 어쩔 수 없이 콜라를 마셔야 한다는 친구 말에 못이겨 ‘참고자 했으나 어쩔 수 없다’란 자기합리화와 함께 2주 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말았다.
어쩔 수 없었다, 혹은 참 마음대로 안되더라 라는 말로 나의 실패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 책임을 내 마음대로 따르지 않은 행동에 전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신이 그 순간에 더 이상 참지 않기로 결심하고 욕망대로 하기로 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그 누구도 필자의 입에 억지로 콜라를 들이붓지 않았다. 협박에 의한 것도 아니었다. 최면도 아니었다. 필자는 스스로 콜라를 떠와 직접 컵을 들고 마셨다. 마음대로 안된 것이 아니라 결국 그 순간 내 마음이 원하는대로 한것이다. 어쩔 수 없던 것이 아니었다.
충분히 그 유혹을 이기고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쪽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필자에겐 분명 있었다. 하지만 참지 않고 욕망대로, 마음대로 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많은 내담자들 중 나쁜 습관이나 술과 담배, 마약 등 몸에 좋진 않지만 계속 원하게 되는 것들을 복용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한 번씩 다 끊고자, 고치고자 해봤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한다. 원래 이렇기에 고칠 수 없는 것들이 있을 수 있으나 인간은 재학습이 가능하기에 훈련과 꾸준한 자기통제를 통해 나쁜 습관과 중독을 이겨내고 고칠 수 있다.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행동의 변화가 자연스레 나오기에 그 기간동안은 의식하며 의지적으로 특정 문제행동을 자제해야 한다.심각한 중독의 경우는 자기의지를 상실한 상태이므로 주변의 통제에 의해 자제가 이뤄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스스로 자신의 마음은 마음대로 된다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사과를 떠올려보라는 문구에 스스로 사과를 떠올릴 수 있듯 생각 또한 조절이 가능하다. 즉 내 생각과 마음의 컨트롤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행동은 결국 내 마음과 의지를 나타낸다. 누군가 너무 싫어서 해하고 싶지만 법적 처벌과 도덕적 비난으로 인해 생각으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듯,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면 사람은 얼마든지 자신의 잘못된 욕망에 대한 자제가 가능하다. 나쁜습관이나 중독을 고치는 것의 첫걸음은 어쩔 수 없다라는 자기최면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행동을 주관하는 것은 자신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나쁜 행동의 결과로 자신과 가까운 이들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심각히 인지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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