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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면 뇌세포 쌩쌩…치매, 저만치 달아나죠

삶의 질 높이는 춤의 건강학

춤의 건강학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동안 춤은 화려한 기교를 뽐내는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또 젊은 사람의 전유물이라는 선입견과 때로는 퇴폐적인 춤바람으로 비하되기도 했다. 이랬던 춤이 지금은 건강의 질을 높이는 촉진제가 되고 있다. 건강 장수를 위협하는 치매를 예방하고, 재활을 보조하는 핵심 키워드로 주목받는다. 노화와 질병·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신체기능을 회복하도록 돕기도 한다.

◆뇌 혈류 늘려 치매예방

춤의 효과는 빠른 발동작과 리듬에서 나온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는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는 뇌 혈류에 문제가 생겨 뇌세포의 활동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춤은 나이 들면서 부족해지는 신체활동을 보완해 준다. 한국임상댄스치료학회 변성환 총무이사(충주의료원 응급의학과)도 "빠른 걸음으로 끊임없이 발을 움직이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많아져 뇌세포를 활성화한다"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대 생물통계학자 로버트 에버트는 71~93세 미국인 남성 2257명을 대상으로 걷기와 치매의 상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 800m 미만(0.5마일)을 걷는 노인 남성은 하루에 3.2㎞(2마일) 이상을 걷는 노인 남성보다 치매 위험이 1.8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춤의 장점은 즐겁다는 것.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없이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추천된다. 찰스홍·크리스탈 부부는 "우리는 50대지만 동년배에게 흔한 고혈압·당뇨 같은 지병이 없다"며 "빠른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외과의사인 변성환 총무이사도 춤으로 30㎏을 감량했다. 그는 "100㎏에 육박했던 적이 있었다. 밤낮없이 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니 체력을 관리할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보다 못한 한 동료가 살사댄스를 권유했다. 변 이사는 "다른 운동은 재미를 못 느꼈지만 살사는 신바람이 난다"고 말했다.

◆인지·신체 재활 효과 높여

댄스는 치매환자의 재활에 기여한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창윤 교수(한국 임상댄스치료학회 고문)는 "춤을 따라 하면서 리듬에 맞춰 스텝을 익히다 보면 치매환자의 인지기능이 향상된다"고 말했다.

재활의학에서 춤을 주목하는 이유다. 변성환 총무이사는 "재활치료는 보통 긴 시간이 필요한데 지루해서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상댄스치료학회는 자연스럽게 즐기는 댄스를 재활에 접목하는 클리닉댄스를 연구하고 있다. 무리한 동작을 배제하고, 환자의 신체감각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움직임을 치료 목적과 환자 상태에 따라 표준화하는 연구다.

미국 워싱턴의대에서는 탱고 동작을 응용한 치료 프로그램을 파킨슨병 환자에게 적용했다. 그 결과 환자 그룹이 일반 운동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운동을 인지하고, 동작을 수행하는 속도가 의미 있게 단축됐다. 균형감각도 높아졌다. 탱고의 터닝과 뒤로 걷기 같은 동작이 운동기능을 높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체형 바로잡고 근력 강화

춤은 체형을 바로잡는 데도 효과적이다. 나이가 들면 허리가 굽고, 어깨가 처진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양은주 교수는 "춤의 기본자세는 등을 펴고 배와 허리에 힘을 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나이가 들수록 신체의 중심인 척추 주변을 단단히 잡아주는 코어근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통·디스크를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코어근육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첫째 조건이기 때문이다. 춤은 몸 전체의 근육을 고루 발달시키는 데도 좋다. 변성환 이사는 "살사는 전후좌우로 몸을 움직이며 균형을 잡는 수평적 전신운동"이라며 "몸의 근육을 골고루 강화시켜 준다"고 말했다.

춤은 자신의 몸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게 한다. 김창윤 교수는 "춤은 몸으로 표현하는 심리치료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몇몇 병원은 암환자에게 춤을 통한 동작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아산병원 이정미 동작치료사는 "암환자는 죽음 앞에서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고 자책한다"며 "춤은 부정적인 자신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회복하는 매개가 된다"고 말했다.

글=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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