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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미사 빼먹지 않는 100세 할머니

조순원 할머니의 생일잔치
하느님 앞 어린이 연상시켜

"다들 나만치 살아!"

지난 주일(11일) 글렌데일에 있는 성삼성당(주임신부 배기현)에서는 100세를 맞은 조순원(로즈마리) 할머니의 성대한 생일잔치가 성당에서 벌어졌다.

배기현 주임신부는 중심미사 때 로즈마리 할머니에게 특별히 마련한 꽃다발과 축하금을 신자들이 봄처녀를 축하송으로 부르는 가운데 제대 앞에서 전달하며 "우리 성당에서 처음으로 100세를 맞는 신자분이 탄생하여 너무 기쁘다. 백세 신자분들이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사 후에는 전 신자들과 함께 생일케익을 자르고 포도주로 건배를 하며 잔치상을 맞았다. 연한 분홍빛 치마 저고리에 곱게 쪽두리까지 쓴 할머니는 연신 웃음을 띠우며 "나만치 (오래) 살아!"라는 말로 일일이 답례를 했다.

배 신부는 "볼 때마다 내 손을 잡고 손등에 입맞춤 해주시면서 '사랑해, 사랑해' 하신다"며 하느님 앞에서 어린이처럼 되야 한다는 성경말씀을 연상케 해준다며 건강하시길 기원했다.



할머니는 1913년 충남 청양군 목면에서 2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나 엄한 외할아버지 밑에서 한문공부를 익혀 한자를 잘 쓰신다. 16살 때 청양군의 땅부자집에 가마타고 시집왔는데 신랑은 12살이었다. 아들 하나 딸 셋을 낳아 키웠고 아들과 딸 하나를 먼저 천국으로 보냈다. 남편과는 30년전 아침산책 길에 교통사고로 사별했다. 그 후 막내딸인 헬레나씨와 함께 20여 년 전 LA로 이민왔다. 5명의 손자,손녀를 두었다.

헬레나씨는 "시집오시기 전에는 동생 셋을 업어서 키웠고 시집온 후에는 어린 남편과 네 자녀를 위해 말없이 헌신하셨고 미국에 와서는 손자손녀를 돌봐주셨고 지금은 아픈 사위에게 꼬박꼬박 약을 챙켜주신다"며 "하느님께서는 어머니에게 남을 돌보는 일생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억되는 어머니의 모습은 남 욕하시는 걸 본 적 없고 현실의 어려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단순하게 사시는 것"이라며 "주일미사는 빠지지 않고 꼭 나오신다"며 이런 좋은 날을 맞게 해주신 하느님과 성당 신자분들과 신부님, 수녀님께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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