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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중독증' 실체 없다"…UCLA 연구진, 정신질환 아니라는 실험결과 내놔

'성 중독증'은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종종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곤 한다. 특히 부부나 연인들 가운데 상대방이 성 중독증에 걸린 게 아닌가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또 내놓고 얘기하지 못할 뿐, 속으로 고민하는 사람도 드물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성 중독증이 있는 건 않을까"하고 걱정하는 청소년이나 성인들도 상당수라고 말한다.

정신의학적으로는 '성 과잉'(hypersexuality) 현상으로도 불리는 성 중독증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섹스 중독증이다. 그러나 '증'이라는 꼬리말이 붙어있지만, 의학적으로 성 중독증이 질환으로 분류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 공식 정신질환으로는 분류되지 않은 상태=성 중독증은 꽤 오래 전부터 학자들 간에 질환인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의 대상이 돼 왔다. 그러나 미국에서 정신질환을 공식 분류하는 지침서, 즉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 최신판(DSM-5)에 따르면 성 중독증은 최소한 아직까지는 공식적인 정신질환이 아니다.



다시 말해, 성 중독증을 정신질환으로 판단할만한 신뢰성 있는 근거와 기준 등이 제시되지 못한 상태이다. 예를 들면, 포르노 비디오 물을 자주 본다고 할 경우 어느 정도 포르노에 빠져 들어야 정신질환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기준이 될만한 객관적이고도 과학적인 증거의 제시가 지금까지는 없었다는 말이다. 또 같은 맥락에서 성관계를 어느 정도 자주하고 성에 탐닉해야 성 중독증이라는 판정을 내릴 수 있는지, 전문가들 사이에 합의가 없었다는 뜻이다.

성 중독증을 정신질환으로 분류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 가운데 다수는 성 중독증으로 불리는 증세 혹은 현상들이 실제로는 정상적인 성 행동이나 사고 범주에 속한다고 지적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성 중독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는 실정이라며, 정신질환으로 분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 뇌 움직임만으로는 정상=UCLA, 뉴멕시코 대학, 아이다호 주립대학 등의 최신 공동연구에 따르면, 성 중독증은 최소한 뇌의 활동을 기준으로 할 때, 질환으로 분류하기는 곤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연구팀은 최근 성 행동 등을 스스로 통제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성인남녀 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함께 성적 자극을 주고 뇌파 등을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 참가한 성인남녀는 모두 자원한 사람들로서 남자가 39명, 여자가 13명이었다. 나이는 18~39세에 걸쳐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성교 사진 등을 보여주고 정신질환 판단에서 널리 사용되는 '0.3초 후 뇌의 반응'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그 결과 별다른 이상이 드러나지 않았다.

스스로 성적 욕구 등을 잘 억누르지 못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실험에 참여했으나, 뇌파의 변화 등만을 놓고 보면 모두 정상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번 실험은 성 중독증과 관련한 뇌의 반응을 최초로 살펴본 것으로써 의의가 적지 않다고 연구자들은 자평했다.

연구에 참여한 UCLA 정신의학과의 니콜 프라우스 교수는 "성 중독증이 있다는 사람들에 대해 향후 실험에서도 똑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기존의 성 중독증 이론은 중대한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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