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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백배즐기기]대가뭄이 삼킨 문명, 호기심은 남겨뒀다

850~1250년 인디언 문명지
1846년 발견 후 계속 발굴중
주택·도로 여전히 미스터리

뉴멕시코주 차코문화국립역사공원

미대륙의 1000년 역사를 찾아 떠났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공항에서 두 시간 거리(약 150마일)에 있는 차코문화국립역사공원(Chaco Culture National Historical Park). 입구에서부터 공원 안내소까지 가는 길 도중에는 약 15마일에 이르는 비포장 도로가 있다. 울퉁불퉁한 길 위에서 문명의 손길을 잠시 벗어나 달린다. 흙길 위에 간간이 모래바람이 이는 것이, 이 곳이 사막 지대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땅과 하늘 밖에 없다. 360도 지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이 길. 바싹 마른 땅, 그리고 땅이 시샘할 만하도록 푸르디 푸른 하늘을 사이에 두고 인디언 원주민들이 문명을 꽃피웠다는 차코 캐년에 발을 디뎠다. 그들은 왜, 최악의 자연 조건인 이 곳에 굳이 정착했을까.

차코 캐년은 서기 850년부터 1250년까지, 약 400여 년 동안 아나사지 인디언(Anasazi)들이 문명을 발전시켰던 곳이다. 현재 이 곳은 대표적인 인디언 원주민 부족 중 하나인 나바호족의 나바호 자치정부(Navajo Nation) 내에 있다. 차코 캐년은 1846년 첫 발견된 이후 아직까지도 발굴이 진행중이며,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1980년 국립역사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98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1907년에는 내셔널 모뉴먼트(National Monument)로도 지정됐다.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적게는 800명, 많게는 2000~3000명이 모여 4~5층 짜리 '아파트'를 짓고 이 곳에 살면서 천문학·무역·종교의 중심지로 삼았다. 그러다 돌연 이들은 이 곳을 버리고 떠났다. '유목'이라는 인디언들의 특성도 작용했겠지만 학자들에 따르면 1130년부터 50년 동안, 그리고 1275년부터 25년 동안 이 지역에 대가뭄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도 차코 캐년 지역 연간 강우량은 8인치다. 뉴욕의 경우 센트럴파크 기준 50인치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에 상당히 적은 양이다. 비도 오지 않는 사막에서 이들은 어떻게 문명을 일구었을까.

유적지엔 '키바'가 곳곳에…방 29개 당 하나 꼴
1000년전 천문관측 흔적, 정확한 용도는 의문
3000명 수용 공동주택, 도로 건축방식 수수께끼

◆수수께끼 한가득=차코의 중심부(The Heart of Chaco)에서 내려다 본 푸에블로 보니또(Pueblo Bonito·차코 내 가장 큰 유적지)는 '도심'이었다. 사람들이 살았던 집터가 곳곳에 보인다. 사암(Sandstone)을 벽돌처럼 쌓아 벽을 만들었으며, 층을 올리기 위해 통나무를 사용했다. 벽의 두께는 최대 3피트, 건물의 높이는 최고 4~5층까지 이르렀다고 하며, 이 건물들에 있었던 방을 모두 합하면 최소 650여 개인 것으로 추정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원주민들이 통나무를 구해왔다는 것. 이 근방에서는 통나무가 자라지 않아 최대 70마일 떨어진 산에서 벌목을 해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별도 이동 수단이 없었던 당시에 이를 어떻게 해냈는 지는 아직까지도 의문으로 남아있다.

차코 캐년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친 직선 도로 또한 수수께끼다. 약 400마일에 이르는 이 도로는 사람이 걸어다니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도로가 아니라 철저하게 계획된 도로고 유지·보수 작업 또한 이루어졌다. 산과 같은 장애물을 만났을 때에도 도로가 돌아가지 않고 산 위에 계단을 만들어 직선으로 쭉 뻗어나간 형태다.

현재 푸에블로 보니또 내에는 뉴멕시코대학 고고학자들이 연구 작업을 하고 있는 곳이 있다. 이 곳 발굴 당시 남서쪽에서 길쭉한 원형 용기가 대량으로 발견됐는데, 2009년에 이 용기가 초콜릿 음료를 마시는 데 사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장 가까운 초콜릿 생산지는 중부 멕시코. 고고학자들은 커뮤니티 내 신분이 높은 계층만이 특별한 경우에만 초콜릿을 마셨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푸에블로 보니또 내 28번 방에서 발견된 111개 원형 용기를 가지고 뉴멕시코대학 연구진들은 이 수수께끼를 풀어 나가고 있다.

◆해답은 천문학?=푸에블로 보니또를 포함해 유적지 곳곳에는 '키바(Kiva)'라는 지하 원형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 푸에블로 보니또에 있는 키바만 해도 40개에 이른다. 대형 키바가 있는 '체트로 케틀(Chetro Ketl)' '카사 린코나다(Casa Rinconada)' 또한 그 규모가 상당하다. 카사 린코나다는 110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형 키바에서 인근 거주지로 연결되는 39피트 길이의 지하 통로가 있었다고 한다.

키바의 비밀을 엿보기 위해서는 '파하다 뷰트(Fajada Butte)'를 알아야 한다. 공원 안내소 인근에 있는 파하다 뷰트는 꼭대기에 원통이 올라 있는 듯한 형태의 산이다. 방문객 출입은 금지돼 있지만, 이곳에서 아나사지 원주민들이 천문 관측을 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대형 바위 세개와 그 뒤에 나선형의 그림(petroglyph)이 있는 '썬 대거(Sun Dagger)'가 그것. 원주민들은 바위 틈새로 들어오는 햇빛이 나선형 그림 위에 그림자를 만들어 내는 모양을 보고 태양과 달을 관측했다. 하지(Summer Solstice) 때는 햇빛이 나선형 중앙에 칼날처럼 일자 모양을 나타내기 때문에 썬 대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키바 벽 또한 춘분과 추분, 하지 등에 해가 뜨고 지는 지점과 일치하게끔 만들었다. 이를 통해 아나사지 인디언들이 천문학에 기반한 종교적·주술적 공간으로 키바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키바는 사람 비율에 따라 만들어졌다. 전체 차코 캐년을 통틀어 방 29개 당 작은 키바 하나를 지었다. 또 각 구역 당 큰 키바(지름 약 63피트 또는 19m)가 하나씩 있었다. 키바 내에는 제단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직사각형 공간 등이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키바를 사용했는 지는 의문이다. 다만 차코 캐년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선 천문학에 기초한 인디언들의 종교가 핵심이라는 것은 빼놓을 수 없다.

◆둘러보기=가장 흔한 방법은 하이킹. 유적지를 따라 형성된 길을 타고 산책하듯 걸어다니며 구경할 수 있다. 픽토그래프가 보존된 페냐스코 블랑코(Penasco Blanco) 푸에블로 등이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는 것. 하이킹 트레일이기도 한 '위지지(Wijiji)' 트레일을 이용하거나 조금 더 도전적인 '킨 클리진(Kin Klizhin)' 트레일을 이용. 이 곳에서 1박을 한다면 별 관측도 추천한다. 주변이 어두워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기엔 적절한 장소. 앨버커키 별 관측 동호회 등에서는 특별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공원국에 문의하면 된다. 505-786-7014(교환 221).

◆공원정보=입장료는 차 한대 당 8달러. 7일 동안 유효하다. 캠프사이트는 1박에 10달러. 방문객 센터(Visitor Center)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주변에서 음식을 따로 판매하지 않기에 먹을 것을 가져가야 한다. www.nps.gov/chcu/historyculture/index.htm


뉴멕시코=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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