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반쪽 짜리 가족여행 떠나볼까
부자 혹은 모녀만의 여행 묘미 남달라
#. 인생처럼 여행도 동반자에 따라 묘미 달라져=온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은 집을 야외로 옮겨 놓은 듯한 성격을 갖기 쉽다. 주변 환경과 분위기만 달라질 뿐, 구성원은 매 한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구성이 달라지면, 여행의 성격 자체가 변할 수 있다. 예컨대, 엄마와 딸 단 둘이서 배낭을 꾸렸다면 대화의 주제나 여행지에서 활동 등이 온 가족이 함께 할 때와는 전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인생을 흔히 여행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동반자가 있는 여행은 사실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다. 목적지가 똑 같은 여행이라도 누구와 같이 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성격은 판이하게 변할 수 있다. 한마디로 동반자에 따라 여행의 색깔과 감흥이 천양지차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치유의 여행이 될 수도=친구와 같이 여행을 하다 보면,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매일 얼굴을 대하는 가족이라도, 사실 서로의 심중을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엄마가 아들 마음을, 아빠가 딸의 속을 온전히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특히 부모 자식 간에 평소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가정이라면, 서로에 대해 오해하거나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이 더욱 많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 아빠와 아들 둘이서 여행을 떠난다든지, 혹은 엄마와 딸만이 함께 하는 여행을 한다면 서로 깊은 소통이 가능할 수도 있다. 마음의 응어리를 풀 수도 있고, 오해나 불신을 날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흔히 말하는 치유의 여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단출해서 좋다=엄마와 딸, 혹은 아빠와 아들 식으로 반쪽 짜리 가족 여행을 하면, 식구들의 숫자가 절반 수준으로 뚝 줄어든다. 여행은 보통 단출해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여러 사람이 움직이다 보면 정신이 없게 마련이고, 이 때문에 여행을 다녀온 뒤 피로가 풀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쌓인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한 예로, 아빠와 아들 두 사람만 움직인다면 기동성이 훨씬 좋아질 수 있고 여행지에서도 좀 더 많은 걸 보고 또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숙소나 야영장 선택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여행 중 끼니 또한 훨씬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한마디로 여행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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