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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의 발자취를 찾아서… 독일 할레를 가다

곽노은과 함께 떠나는 낭만의 유럽여행

라이프치히에서 가까운 작센 지방에 할레(Halle)라는 도시를 여행했다.
할레는 엘베 강의 지류인 잘레 강 연안에 자리 잡고 있어 독일어로는 할레 안 데어 잘레(Halle an der Saale) 라고 부른다.

이 도시에서 태어난 사람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음악의 어머니로 불리는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할레의 중심 마르크트 광장(Marktplatz)에 들어서니 광장 중앙에 헨델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이 동상은 1859년 헨델 서거 100주년을 기려 독일과 영국에서 모금하여 세웠다고 한다.

동상 앞으로 높이 솟아있는 탑은 시계탑 겸 종탑인 로터 투름(Roter Turm)이다. 로터 투름은 1418년~1506년 사이에 걸쳐 지어진 건축물로 ‘붉은 탑’이라는 뜻이 있다. 탑 안에는 76개의 크고 작은 종이 있다. 규모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것이라 한다.

종탑 바로 앞에 금색 헨델의 동상이 서있는 할레 인포메이션 센터가 보였다. 오페라 하우스와 마리엔 교회 등 중요 방문지를 알아본 후 헨델하우스로 먼저 발길을 옮겼다.



헨델하우스는 헨델이 함부르크로 떠나기 전까지 어린 시절을 보낸 그의 고향집이다. 1558년에 지어진 이 집이 할레시에 의해 헨델박물관으로 개장된 것은 1948년부터다.

노란색의 헨델박물관은 벽돌색 지붕으로 인해 안정감 있고 고풍스럽게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니 헨델에 관한 악보와 책, 헨델 포스터가 반갑게 우리를 맞는다. 또 시청각 교육실에서 헨델의 일생을 담은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으며 루도비코 아리오스토의 서사시 ‘광란의 오를란도’에 기초한 헨델의 오페라 오를란도(Orlando)에 관한 자료전시실도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빛바랜 악보들과 고풍스러운 악기들이 연출한 헨델박물관의 분위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훌륭하다. 유럽에 있는 음악가 박물관 중에는 컬렉션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최고라 할 수 있을 정도.

헨델은 1685년 2월 23일 이발사 겸 외과의사였던 63세 아버지와 34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것은 헨델의 어머니가 두번째 부인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독일에서는 외과의사가 이발사까지 겸하는 것은 매우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버지는 엄격했는데, 헨델에게 법률을 가르쳐 장차 훌륭한 변호사를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그러나 헨델은 어려서부터 음악에 소질이 많았으며 모든 악기에 관심이 많았다.

하루는 클라비코드(Clavichord) 소리에 잠을 깬 식구들이 소리 나는 다락방으로 올라가니 어린 헨델이 클라비코드를 연주하고 있었다는 놀라운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전해져 온다. 아버지는 집안에서 악기 사용을 금했지만, 헨델의 심장에는 이미 뜨거운 음악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다행히 작센-바이센펠스 공작이 헨델의 오르간 연주를 듣고 그의 음악 재능을 인정해 주었다. 내켜 하지 않는 아버지를 설득, 공작은 어린 헨델에게 음악공부의 길을 열어 주었으며 1702년에는 할레대학에 들어갔고, 몇 달 후에는 교회의 임시 오르간 연주자가 됐다.
1년쯤 후 그는 함부르크로 옮겨 갔는데, 그때부터 헨델은 이탈리아와 영국, 프랑스, 독일을 오가며 46편의 오페라와 32곡의 오라토리오 등 수많은 걸작품을 남겼다.

헨델은 1710년 처음으로 런던을 방문했고, 1712년 두번째로 런던을 방문한 후 영국에 귀화하기로 마음먹었다. 런던에서는 1717년 영국왕 조지 1세를 위해 경쾌한 멜로디의 수상음악(Water Music)을 작곡했으며 1932년, 첫 오라토리오 에스더를 작곡하고 1942년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그 유명한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초연했다.

1749년에는 ‘왕궁의 불꽃놀이’를 작곡하고 1750년 마지막으로 독일을 방문한다. 다음 해 실명한 그는 1759년 3월 30일, 마지막 메시아를 공연한 후 4월 14일 세상을 떠났다.
헨델은 그가 원한대로 조용한 장례를 치른 후, 시신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 안장됐다. 하지만 그의 마음만큼은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도시, 할레에 언제나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매년 6월 초가 되면 헨델 페스티벌이 할레에서 열흘 동안 열린다. 올해는 6월 6일(목)부터 열릴 예정이었으나, 집중 호우로 모든 프로그램이 취소됐다.

◇여행팁
매년 6월, 라이프치히에서는 바흐 페스티벌이 열리고 할레에서는 헨델 페스티벌이 열린다. 여행기간을 잘 맞추면 바흐와 헨델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라이프치히에서 할레까지는 기차로 27분 정도 걸리다. 올해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바흐 페스티벌은 6월 14(금)부터 6월 23(일)까지다.

www.haendel.haendelhaus.de/en/(헨델하우스 정보)
www.haendelfestspiele.halle.de/en/(헨델 페스티벌 정보)
www.bach-leipzig.de/index.php?id=38&L=1(바흐 페스티벌 정보)


헨델하우스에는…

하프시코드 등 건반악기, 16세기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유행했던 발현악기, 류트(Lute)·플룻·피콜로·오보에·클라리넷·잉글리시호른 등 목관악기, 금관악기와 바이올린·비올라·첼로 등 현악기가 있다. 또 오라토리오 ‘메시아’(Messiah: HWV 56), 대관식 찬가 중 ‘사제 제독’(Zadok the Priest), ‘왕궁의 불꽃놀이’(Music for the Royal Fireworks: HWV 351), 1746년 작곡한 ‘유다스 마카베우스’(Judas Macchabaeus), 하프시코드를 위한 작품 ‘Suites de pieces pour le Clavecin’, 마지막 오라토리오 ‘예프타(Jephtha)’의 악보 등이 있다.

글, 사진 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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