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 한단새 노래
최경희
높고 기품(氣稟)있는 설산에 산다
은빛 청정한 눈 이고
밝은 햇살
맑은 바람
고요를 마름해 입으신
그곳
설산에 밤이 온다
나는 한고조(寒苦鳥)
추워 얼어오는 온 몸
빨간 코끝
손발가락 얼음 박힌
욕계의 삭신 안고
생각한다
날이 밝으면 집 지으리
꼭 내 집 지으리
살가운 아침햇살
호끈한 어머니 훈김에
사르르 사라진 추위
집 지으리란 생각도 함께
녹녹해진 죽지 날개 파닥여
다사론 햇살 맑은 바람 받아
유유자적 선경에 노닌다
나는 한단새
밤 다시 온다
춥다 다시 아뿔사
깡그리 잊은 그 생각 불쑥 튀어
기겁해
한다
내일은 한다
꼭 한다
설산은 듣는다 그 한단새 노래
밤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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