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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보금자리, 한인회관을 재건합시다

지난 5월 21일 밤, 애틀랜타 한인회관에 화재가 발생해 건물 대부분이 불에 타버렸다. 인명피해가 없는 것이 다행이지만, 오랫 동안 한인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져 마음이 허전하다. 1997년 한인회관을 구입할 당시 애틀랜타 한인사회 모두가 꿈을 이룬듯이 기뻐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제 한인회관을 다시 재건해야 할 것이다.

당시 한인회 산하기관인 건립위원회 박선근 위원장의 헌신, 앞선 10명의 건립위원장의 노력, 또한 한인회 산하 교육기관인 애틀랜타 한국학교의 역대 이사장의 수고, 특히 권명오 이사장의 고생, 그리고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인회관을 가질 수 있었다.

한인회관 건립 과정에서 한인교포들의 눈물겨운 모금 참여도 잊을수가 없다. 어느날 건립기금 모금행사를 하던 중, 흑인 우범지역에서 그로서리 가게를 하는 한인이 전화를 걸어왔다. “지금 가게문을 닫고 오늘 장사한 돈 전액을 한인회관 건립기금으로 기부할 터이니 거기서 기다리십시오”라는 것이었다.

건립기금을 기부한 후 강도의 총에 맞아 돌아가신 한인들도 여럿 계셨고, 사고나 노환으로 돌아가신 분들도 계셨다. 건립위원장으로 수고하신 손광석 전 노인회장, 라이온스 클럽 회장으로 재임한 임종호 회장 두분은 이미 작고하셨다.

마침내 한인회관을 건립한 후에도, 17년에 걸쳐 수고한 역대 한인회장, 건립위원들의 노고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한인회관 구입 후에도 이석희, 김경환, 김도현 한인회장이 대를 이어 한인회관을 계속 고쳐나가고 단장했다. 특히 김백규 한인회장은 지금의 문화공간을 대대적으로 현대식 리모델링했다. 은종국 한인회장은 한인회관에서 각종 회의를 개최해 미국 주류사회 및 본국에서 귀빈이 방문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한인회관 구석구석을 잘 단장했다.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을 떠나 홍해를 건너 광야생활을 한 후, 가나안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어려웠던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구약성경 신명기에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귀한 역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 메시지는 바로 ‘기억하라’(Remember), ‘생각하라’(Think), ‘물어보라’(Ask)이다. 고달픈 이민 선조들이 광야를 걸었던 일들을 ‘기억’하며, 땀과 수고와 눈물로 이룩된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어른과 선배들을 ‘생각’하고, 선배들에게 우리들의 미래를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한인회관 화재 후, 한인회 비상대책위원회가 김백규 전 한인회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고 들었다. 현명한 결정이다. 김회장은 한인회장 재직 당시에도 한인회관 융자금 상환은 물론, 한인회 문화공간을 대대적으로 수리·단장한 업적이 있다. 그 후에도 한인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큰 행사에 앞장을 서왔다. 남몰래 어려운 불우이웃, 은퇴한 목사님들을 돌보기도 했다.

김백규 비상대책위원장은 “동포사회 구심점 역할을 담당해온 한인회관이 화재로 소실돼 안타깝다”며 “비대위가 출범하면 한인회관 재건을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할 것이며, 한인사회가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한인회는 1968년 10월 3일 개천절 송준희 회장이 유도를 가르치던 디케이터 YMCA에서 한인회 발기총회가 열리면서 시작됐다. 지금부터 45년전의 일이다. 5년 후면 한인회 50주년, 한인회 반세기가 된다.

이제 한인회관 화재가 전화위복이 되어 온 한인사회가 단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인회관 재건에 큰 돈도 중요하지만 작은 금액이라도 온 교포들이 함께 동참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해서 한인회가 50년을 맞이하는 5년 안으로 새롭고 멋진 한인회관이 건립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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