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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남을 도운 사람은 안다

양윤성 교무·원불교 미주서부교구장

예수님께서는 교리적으로 올바르냐, 제도나 규례를 성실히 따랐느냐 하는 등의 외부적인 표준보다 '주릴 때에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를 때 마실 것을 주고, 나그네 되었을 때 영접하고, 헐벗었을 때 입을 것을 주고, 병들었을 때 돌보아 주고, 감옥에 갇혔을 때 찾아주는'(마태복음 25장) 등 사람들에게 얼마나 자비를 베풀고 잘 섬겼는지가 최후의 심판에 있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도 법당에 계시는 부처님께 재물과 음식을 바치는 것보다 곳곳에 계시는 부처님들을 잘 모시고 섬기는 것이 더 복이 크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종교가는 물론이고 세속에서도 '남을 돕는 일'은 누구나 인정하고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입니다.

남을 도우면 일단은 본인 스스로가 행복해집니다. 마켓 앞 구세군 냄비에 1불짜리를 넣을 때 느껴지는 '뿌듯함'과 '훈훈함', '유쾌함'은 직접 '넣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일이죠. 만복의 근원이 되며, 복중에 제일이라는 좋은 인연을 맺게 하는 등 보시(布施, 자비심으로 불법이나 재물을 베풂)의 공덕은 한이 없지만, 보시의 가장 큰 공덕은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중요한 수행 방법이라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을 수양하고 마음을 공부 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잡념입니다. 잡념의 근원은 욕심이고 욕심의 근원은 이기적인 '나'입니다. 보시를 통해 닦아진 자비심은 이기적인 나에서 비롯되는 욕심을 제거해주고, 욕심이 가라앉으면 지혜가 밝아지게 마련입니다. 성철 큰 스님께서도 남을 돕는 것은 깨달음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수행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에게 주라.(보시)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마태복음 19장) 하셨고, 부처님께서는, 잡념을 없애려면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제자의 질문에,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겠다는 서원'(자비심)을 세우라고 하셨습니다. 두 말씀 모두 보시와 자비심이 깨달음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시와 자비의 대명사이신 테레사 수녀님께서는, 어떻게 그런 희생적인 자비행이 가능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돕는 사람들이 모두 예수님의 화신(化身)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고 대답하셨습니다. 불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수녀님이야 말로 자비수행을 통해 깨달음에 이른 성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보시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부처님께서는 바른 법을 전하는 것이 그 어떠한 물질의 보시보다 큰 공덕이라고 하셨습니다. 흔히 보시라고 하면 물질을 떠올리기 쉽지만, 육신을 이용한 봉사나 정신의 보시도 못지않은 공덕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최근에 영화배우 이영애씨가 독도관련 광고에 무료로 출연한 것과 같은 '재능기부'도 바람직한 보시의 한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남을 돕는 일(보시, 자비)은 개인의 행복과 공덕을 넘어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중요한 수행임을 자각해서 정신, 육신, 물질로 베풀기에 더욱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인정미 넘치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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