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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근위축증

김영기 약손마을 원장

오늘 마지막 스케줄에 들어있는 환자는 엄청난 심력을 소모해야할 경우가 아니고 지구력이 필요할 뿐입니다. 다만 부드럽게 전신의 요혈을 자극해서 심령의 각성을 끌어내어 박약한 정신을 깨워내어 주면 됩니다. 손목을 풀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부위 역시 뇌력을 올려주는데 반드시 필요한 혈들이 산포되어 있습니다. 아차! 제 손가락 두 마디에서 우드득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근골이 틀어졌구나. 팔쭉지에 힘이 쭈욱 빠져나가면서 맥을 출 수가 없습니다. 치료를 마치고 기혈의 순환을 점검해 보았습니다. 소리는 손가락에서 요란했으나 목덜미 몇 가닥 근육이 틀어진 것입니다. 마치 현이 위에서 끊어졌으나 소리가 아래에서 울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일을 두고 그저 손가락만 주무르는 사람들은 장차 얼마나 몸으로 고생할 것인가?

 속수무책으로 전신이 마비되어 3개월 시한부로 떠날 날을 기다리던 J는 두달 남짓 지나면서 척추에 한웅큼이나 집히던 위축된 근육이 풀리면서 점차 의식이 돌아오고, 기력이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지속적으로 호흡을 보호하기 위해서 뒷목에서 어깨를 돌아 가슴상단과 복부에 기치료마사지를 시술했습니다. 짧게나마 귀를 대고 들을 정도로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다리에 힘이 붙는대로 이제 화장실을 오가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 다음 주에 방문을 해서 방안에 들어가니, 이머젼시를 부르라는 등 난리가 나있었습니다. 소변이 배출이 않되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자칫하면 소변이 역류해서 혈관에 들어가면 곧 사망할 것입니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요추에 손바닥을 얹혀보니 꼬리뼈 주변에서 기혈이 엉겨 있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좌우 꼬리뼈 끝까지 팔요혈을 훑어내리니 소변이 힘차게 터지면서 손바닥까지 젖었습니다. 마비로 인해서 통제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언제든지 있을 수 있었던 일이었으므로 발생할 수 있는 긴박한 일들을 대비해서 24시간 교대로 상주하는 간병인들에게 호흡근이 강직이 될 기미와 대처할 재활운동, 지금과 같이 근마비가 풀려가는 과정에서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대처에 대해서 훈련을 시켜야 했습니다.

 기치료마사지 시술을 할 때 간혹 가족이 함께 하면서 ‘미라클’이라고 외칩니다. 그러고 보면 어느 땐가부터 ‘기적’이라는 말을 수시로 들어왔습니다. 제게는 연간 1만5000회의 시술을 몸으로 직접해내고 주로 활동했을 40년을 통해 62만회의 시술을 몸으로 겪으면서 허다한 질병의 끝까지 가본 분이 남긴 심득을 가슴에 담고, 저 또한 40여년의 세월을 딛고 그 길을 가고 있을 뿐입니다.

 근위축증이라기도 하고 루게릭병이라고 하는 질병을 앓고 3개월의 시한부를 살던 J는 3개월이 된 시기에 방문을 했을 때 새로 조성한 잔디밭 위에서 부축을 받으며 땀을 흘리며 웃는 모습으로 걷는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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