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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강

김문희·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 고문

바쁜 일상을 걷어내고
마음 속 가장 낮은 바닥에 내려서면
거기 조용조용하게 흐르는 어머니의 강을 만납니다.
하얀 광목에 묻은 풀물처럼 연푸른 물빛 모습
잔잔하게 잔물결로 반짝이는 당신의 웃음이 흐르고
그 멀고 넓은 강물 위에
어린 잎새처럼 내가 떠 있습니다.
당신 가슴에는 언제나 푸른 하늘이 담기고


산 같은 아버지도 담기고
새떼 같은 자식들도 담겨
언제나 조심스럽게 달빛 부서지지 않는 강이었지요.
강 속을 흐르던 수많은 아픔
바닥으로 바닥으로 가라앉혀서
언제나 다정하게만 흐르던 어머니의 강
어느덧 어머니의 세월에 서서
나도 강이 될 수 있나 내 서툰 삶을 되짚어 보지만
언제나 나는 요란한 개울물로 흘러왔습니다.
아! 허무하고 덧없는 이승의 삶이
당신처럼 누군가의 가슴에
오래도록 흐르는 강이 되려면
얼마나 흐르고 또 흘러야 할까요
어머니
오늘은 당신의 유장한 흐름에
내 빈약한 흐름을 가만히 섞으며
아픔의 상처들 바닥으로 가라앉히고
다시 당신의 맑은 흐름 마음에 채운 후로
바쁘고 복잡한 일상의 문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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