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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어디 좋은 교회 없습니까?

장열·특집팀 종교담당 기자

많은 사람이 묻습니다. 종교담당 기자이다 보니 교회나 목회자들에 대한 취재 뒷이야기 말입니다. 사건의 숨겨진 사안이나 기사 수위 조절탓에 지면에 다 실리지 못하는 내용들을 많이 궁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종교 면에 '취재 그후'라는 칼럼을 매주 쓰고 있지만 실제로 취재 과정 가운데 알게 된 교계의 여담까지 모두 칼럼에 담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솔직히 교계의 숨은 이야기는 모르시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그럼에도 여담은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어 자칫 '뜬소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에 웃음으로 넘기곤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런 분들에게 거꾸로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왜 궁금해 하시는데요?" 하지만 그들의 대답은 저의 편협한 생각이 때론 질문자의 의중을 잘못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종교담당이라서 특별히 종교인들을 많이 만날 것 같지만 사실 취재를 하다 보면 의외로 비신자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민사회 특성이 '교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기독교 신자 한두 명은 꼭 있습니다. 심지어 교회는 출석하지 않아도 기독교를 종교로 두고 있다는 사람도 주변에 분명 존재할 겁니다. 이는 비신자들이 은연 중에 '기독교' 또는 '교회'를 직.간접적으로 보고 느끼며 판단할 수 있는 환경에 얼마든지 놓여 있다는 뜻입니다.

왜 궁금해 하는지 묻는 질문에 보통 "요즘 목회자나 교인들을 보면 왠지 신뢰가 안가니까요" "교회들이 왜 이렇게 사고를 치나 해서요" "세상을 자꾸 시끄럽게 만드니까요" 등의 대답을 합니다.



이런 답변들을 내놓는 비신자들의 의중이 느껴지십니까. 물론 기독교에 대한 실망이 바탕이 된 대답이겠지만 이면에는 교회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분명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확신하는지 궁금하십니까. "그럼 기독교가 바르게 하면 교회 다니실 생각은 있으세요"라는 질문을 다시 던져보면 압니다. 이 질문에 의외의 대답이 많이 나오거든요. "좋은 교회 있다면 나갈 의향도 있죠"라고 말합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간혹 "좋은 교회를 추천해달라"는 요구도 받습니다. 종교담당 기자니까 건강한 교회 건강한 목회자를 많이 알 거라는 그들의 기대감일 겁니다.

기독교인이라면 이런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실 오늘날 기독교의 전반적인 이미지 하락은 교회를 구성하는 '개인'의 크리스천답지 못한 모습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습니다. 목회자도 교인도 모두 '크리스천' 아닙니까. 교회 문이 활짝 열려 있어도 비신자들이 문턱을 넘지 않는 이유는 정작 그들에게 있지 않습니다. 비신자가 교회로 오는 것을 막는 본질적 원인은 어쩌면 '크리스천'일 겁니다.

세상이 기독교를 1차적으로 인식하는 '언어'는 바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기독교인의 일반적인 삶입니다. 그런 모습이 먼저 인지된 후 교회나 기독교에 대한 전체적인 관념이 자연스레 자리 잡는 거니까요. 교회에서만 '좋은 크리스천'은 아무 소용 없습니다. 기독교인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일상'입니다. 비신자는 결국 '나'를 통해서 기독교를 보거든요.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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