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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5월 '아이들이 자란다'…근엄한 헛기침 대신 친구 같은 아빠 '프렌디' 시대

아이들은 아빠의 변신이 즐거워요 –'트렌디' 아빠

5월의 푸르름은 아이의 미소를 닮았다. 밝고 경쾌하다. 그리고 순수하게 빛난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5월의 시작은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어울린다. 한국은 매년 5월5일이면 아이들 세상으로 시끌벅적하다. 부족한 것 없는 아이들에겐 예전보다 어린이날의 의미가 퇴색했지만, 어린 생명의 존중성과 어려운 아이들을 돌아보는 계기로는 매우 소중한 날이다.

타국에서도 5월은 마음 따뜻한 시간이다. 어른들은 어릴 적 어린이날의 추억을 생각하게 하고 아이들에겐 고국의 추억을 선사한다. 아직도 많은 한인교회나 단체에선 어린이날 행사를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나 가족 나들이가 유익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을 진정한 아이답게 자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요즘에는 부모의 유형에도 트렌드가 있다. 교육 방식에도 경쟁이 치열하고, 맞벌이 부부가 많다 보니 육아를 분담하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아이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예전에 비해 매우 신중해졌다고도 할 수 있다. 돌봄을 주도하는 엄마들의 유형에 따라 타이거맘, 스칸디맘과 같이 ‘00맘’이라는 별칭이 물결을 이루는 가운데, ‘맘’이 빠지고 ‘대디’가 들어가는 호칭이 있다. 일명 ‘프렌디(Friendy)’. 친구(Friend)+아빠(Daddy)를 뜻하는데, 자녀와 함께 친구처럼 놀아주는 아빠를 말한다.

풀러턴에 사는 김광식씨(40세)는 평일에는 비즈니스 때문에 늦게 귀가해서 아이들과 지낼 시간이 없지만 주말에는 아이들과 캠핑을 가기도 하고 ‘암벽타기’도 함께 한다고 한다. 그리고 금요일 밤에는 세 아이를 키우느라 늘 짬이 없는 아내에게 자유시간을 주고 아이들과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한다. “처음에는 좀 피곤하고 힘들었는데 이젠 익숙해졌어요. 아이들도 좋아하고 다음엔 어딜 가냐고 들뜬 마음을 표현하기도 해요. 아내가 좋아하는 건 말할 것도 없죠. 가끔은 친구네와 어울리기도 합니다. 두 아빠와 아이들의 놀이가 이젠 낯설지 않아요.”



프렌디족의 증가는 자녀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온다.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면 어머니만 참여할 때보다 교육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다. 남서울대학의 도미향교수는 “어린 시절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적으면 성장해서도 아버지의 부정적인 모습을 그린다. 어머니가 육아를 전담할 경우 아이가 여성적으로 자랄 경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들의 경우는 아버지가 롤모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린 시절 아버지의 행동을 보며 가정 내 남성의 역할과 책임 정도를 측정한다. 실제로 아빠의 양육 참여도가 높을수록 자녀의 자아 존중감과 사회성, 도덕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아빠 효과(The effect of father)’에 관한 연구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아빠와의 놀이나 상호작용은 이성적인 좌뇌를 발달시켜 학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게 된다.

바쁜 일정으로 많은 시간을 내지 못할 때에는 간단한 허그를 통해서도 교감을 나누면 사춘기가 지나서도 아이들이 부모와 쉽게 어울릴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가족과의 대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도 바람직하다. 한국인 가정의 경우 책 읽어주기와 학습 등은 주로 엄마가 담당하고 아빠는 주로 놀이에 치중하는데,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아이가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어휘력이 향상되는 3세부터는 아이를 품에 안고 그림책을 읽어주는 게 좋다.

‘아빠 어디가’란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프렌디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자기 전에 책을 읽는 아이와 하품하는 아빠, 아이의 음식 취향과 요리 못하는 아빠, 아이의 속마음 고백과 당황하는 아빠 등의 모습은 자녀에게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아빠의 자화상이 잘 녹아있다. 아빠의 변신 ‘프렌디’는 아이들에게 의미있는 선물이다.

좋은 아빠인지 체크해보세요

1. 아이의 고민거리를 알고 있다.

2. 최근에 진지한 대화를 나눈 적 있다.

3. 아이의 감정 변화를 읽을 수 있다.

4. 아이 마음을 돌리는 비법이 있다.

5. 좋아하고 싫어하는 음식을 안다.

6. 좋아하고 싫어하는 운동을 안다.

7. 친한 친구들 이름을 알고 있다.

8. 아이와 집에서 20분 이상 재밌게 놀 수 있다.

9. 장래 희망이 변해온 과정을 알고 있다.

10. 주말엔 아이 중심으로 스케줄을 짠다.

11. 아이 미래 직업을 많이 생각해본다.

12. 아이 관련 정보에 관심이 많다.

13. 우는 아이를 바로 달랠 수 있다.

14. 아이 기를 살리는 말이 뭔지 안다.

15. 아이의 잘못에 이성적으로 대응한다.

*12개 이상: 매우 훌륭한 아빠/ 10~11개: 괜찮은 아빠

7~9개: 노력이 필요한 아빠 /6개 이하: 많은 노력이 필요한 아빠

이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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