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발 혼란, 내재된 갈등 증폭
용의자 체포설 등 혼선에 독극물 테러 더해
정치·사회적 분열상 노출시키며 갈등 우려
테러 자체의 충격여파도 크지만 테러 세력의 수사과정에서 미국의 내재된 문제점들에 대한 우려가 더 증폭돼 나타난다.
테러 용의자 수사과정에서도 보스턴 수사과정의 혼선으로 인해 우려는 완화되지 못한 채 위기감을 더한다.
연방수사국(FBI)와 보스턴 경찰, 연방알콜담배총기단속국(ATF) 등 보안당국은 17일 한 때 보스턴 테러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이날 오후 5시 관련 브리핑을 할 것이라고 AP통신과 CNN 방송 등이 보안당국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었다.
그러나 한나절이 지난 오후 FBI가 주축이 돼 용의자 관련 발표가 있을 예정이었던 보스턴 연방 법원건물에 다시 테러위협으로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발표는 취소됐는가 하면 체포된 관련 용의자는 없다고 부인됐다.
테러발생 시점 이후 시간적인 제약도 있으나 일단 수사관련 대응력에 혼선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같은 당국 수사상 혼선 곁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로저 위커 연방 상원의원에 독극물인 리신이 담긴 우편물이 배달됐는가 하면 상원 군사위원장인 칼 레빈(민주·미시간) 상원의원과 제프 플레이크(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각자의 지역구 사무실에 수상한 편지가 배달돼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발표됐다.
이같은 테러와 독극물 우편물 공포는 테러 자체의 파괴력에 미 사회 전반에 놓인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인종갈등에 따른 내부분열을 비롯해 총기와 낙태문제에 따른 사회분열상, 그리고 이민개혁갈등 등 문제점 뒤에 내재된 여론분열은 그동안 민주, 공화 양측으로 나뉘어 기운을 모아왔기 때문이다.
테러발생시 보스턴 시민과 마라톤 참여자, 자원봉사자 등이 극한 비극속에서도 비교적 차분하게 부상자 처리에 나서고, 무질서한 혼란이 나타나지 않은 미국의 저력이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테러 세력에 대한 우려와 반감은 이후 또 다른 불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테러 전문가들은 9.11테러나 다른 비극 테러 사건 뒤에는 항상 사회분열을 막고, 여론을 도전에 대한 응전으로 승화하려는 노력이 나타났던데 비해 보스턴 테러 이후에는 누군가에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는 부분을 우려한다.
최철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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