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미쳐 떠난 남자…'인생 홈런' 치고 돌아오다
박민환씨의 41박 42일 전국 메이저리그 야구장 순례기
야구광인 박민환씨는 끝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던 20대의 긴 터널의 끝이 보이던 어느날 문득 열병에 휩싸였다. 어느 날 무심히 방 벽에 붙은 미국 지도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지도가 그의 삶 속으로 훅 들어왔다. 감전된 듯했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렸다. 커다란 지도에 쫙 펼쳐진 미국 대륙. ‘그래 이거야. 대륙 횡단. 전국의 모든 야구장에서 모든 팀의 경기를 볼 거야.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못 떠날 거야.'
떠나기로 했다. 2년 동안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인생의 한 페이지를 기록할 도전을 하고 싶었다. 그 동안 열심히 모은 돈과 차,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챙겼다.
먼저 회사에 사표는 냈다. 친구들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은 걱정했지만 그에게는 믿음이 있었다. 서른이 시작되기 전에 따분한 일상에서 무언가를 이뤄보고 싶은 그였다. "지금이라 생각할 때 당장 해야지 나중에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2012년 4월 9일. 정확히 30세 되던 날 그는 떠났다. 마침 야구 시즌이 개막되는 4월이었다.
먼저 페블비치를 지나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오클랜드로 길을 나섰다. 첫 번째 경기장은 오클랜드의 A's 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장이었다. 오클랜드 구장은 생각보다 너무 퇴색해 있었다. 낡은 건축미가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TV나 잡지에서 봐왔던 모습과는 달랐다. 그래도 즐거웠다. “역시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해야 알 수 있구나.” 오클랜드 구장 관람을 시작으로 첫 야구장 탐사가 시작됐다. 오리건을 거쳐 시애틀에 도착했다. 시애틀서 2번째 야구장인 매리너스의 경기를 관전했다. LA를 떠나 시애틀까지 4일이 걸렸다. '그래, 시작이 반이야.'
중부의 첫 번째 목적지 미네폴리스. 시애틀에서 아이다호, 몬태나, 노스 다코타를 거쳐 미네폴리스에 도착하는 길은 운전으로 꼬박 19시간이 걸렸다.
미주리주 캔자스시는 생각보다 운전 시간이 길어져 트윈스 경기는 놓쳤다. '시간 조율이 중요하구나.' 하나 더 배웠다. 아쉬운 마음에 경기장과 도시 세인트 폴(St. Paul)을 구경했다. 다음날 바로 캔자스 시티로 이동했다. 컨트리 클럽 플라자와 세인트 루이스 아치(The Gateway Arch)를 둘러보았다. 세인트 루이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둥근 아치는 정말 입이 딱 벌어질 만큼 멋있었다. 야구 여행 사이에 맛보는 별미였다.
세인트 루이스로 옮겨 카디널스 경기를 보았다. 카디널스는 미시시피 강 서부에 위치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리그 팀이다. 그리고 야구를 가장 성공적으로 발전시킨 구단 가운데 하나다. 그 후 위스콘신, 밀워키로 옮겼다. 브루어스와 밀러 라이트를 관람하고 시카고로 이동했다. 시카고에서는 컵스와 화이트삭스 경기를 봤다. 두 팀 모두 막강한 전력이어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미네폴리스를 거쳐 오하이오 신시내티에 도착했다. 레즈 경기를 보고 피츠버그로 옮겨 파이어리츠 경기를 관람했다. 피츠버그의 PNC 강은 너무 아름다웠다. 미국 ‘탑 5 아름다운 경기장’으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경기장이었다. 펜실베니아를 거쳐 오하이오 클리브랜드 경기를 보았다. 한국 선구 추신수가 있는 리그다. 기대와 달리 이날 추 선수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너무 안타까웠다.
박민환씨에게 박찬호 선수는 잊지못할 야구선수다. 1996년에 가족과 함께 이민 온 박씨는 다저스 팬이다. 1996년은 다저스 박찬호 선수가 선발투수로 나와 주목을 받던 시절이었다. 미국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던 그에게 큰 아버지는 “민환아. 너도 스포츠에 한번 빠져봐. 이만한 즐거움이 없어. 봄, 여름에는 야구, 가을에는 풋볼, 겨울에는 농구를 즐겨봐.” 스포츠에 아무 관심 없던 그에게 스포츠는 두려운 이민생활의 돌파구였다. 야구는 그에게 신선함 그 자체였다. "남자들에게 스포츠만큼 흥미로운 대화거리도 없다. 주말이면 친구들끼리 모여 좋아하는 야구 팀을 응원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 다저스를 응원하며 자연스럽게 야구에 대한 사랑은 점점 커졌다. LA밖 야구팀들도 궁금해졌다. 메이저 리그를 비롯해 30여 개 팀들이 있다. 모든 경기장에 가서 직접 보고 싶었다. '야구'는 그에게 대륙횡단의 목표가 되었다.
중부 여행을 마치고 동부의 첫 번째 목적지를 나이아가라 폭포로 정했다. 웅장함에 입이 딱 벌어졌다. TV에서만 보던 폭포를 직접 보니 웅장한 자연에 다시 놀랐다. 9시간을 운전해 뉴욕에 도착했다. 양키즈와 매츠 경기를 봤다.
4월 26일. 집을 떠난 지도 보름이 됐다. 운전하는 것도 이젠 질렸다. 잠시 운전을 쉬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레드 삭스, 필리스 경기 관람을 위해 보스턴과 필라델피아로 떠났다. 보스턴에서 맛 본 치즈 스테이크 샌드위치와 필라델피아의 자유의 종과 록키 발보아상은 그 동안의 피로가 풀리게 해줬다. 2012년 5월 4일 워싱턴 D.C.로 향했다. 링컨 메모리얼, 제퍼슨 메모리얼부터 새로 생긴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메모리얼까지 미국의 수도답게 흥미로운 역사가 있다. 노스 캐롤라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를 거쳐 도착한 동부의 라스베이거스로 불리는 애틀랜틱 시티는 모래 사장 위에 모여있는 화려한 호텔들이 이 도시만의 매력이었다. 애틀랜타의 리그 브레이브스의 경기는 볼 수 없었지만 볼 파크(Ball Park) 투어와 세계 각국의 코카콜라가 있는 코카콜라 박물관은 이색적이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플로리다로 향했다. 마이애미 비치와 탬파 베이, '미국의 땅 끝' 키 웨스트는 너무 낭만적인 도시였다. 키 웨스트서 자전거로 바닷가를 둘러본 후 플로리다에서의 3박 4일 여행은 끝났다. 다음 목적지는 재즈의 도시인 뉴 올리언스. 스팅이 'Moon over Burbon Street'에서 노래한 버번 스트리트(Burbon Street)를 찾았다. 마치 한국의 홍대와 비슷한 이곳은 젊은 열기가 가득했다. 아침 해가 떠오를 때까지 축제 분위기인 이곳에서 맥주 한 잔은 지친 여행의 묘미였다. 흥겨웠던 뉴 올리언스를 떠나 텍사스 휴스턴으로 떠났다.
서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텍사스. 애스트로 경기를 관람한 후 휴스턴에서 유명한 나사 동물원(Nasa zoo)도 돌아봤다. 휴스턴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댈러스로 행했다. 댈러스의 한인타운이 의외로 커서 놀랐다. 24시간 찜질방도 있어 그 동안의 피로도 풀겸 머물렀다. 댈러스에서의 찜질방 추억은 지금까지 잊을 수 없다. 오클라호마와 뉴 멕시코를 떠나 10시간의 긴 운전 끝에 애리조나에 도착했다. 이때부터 몸은 천근만근. 하지만 마지막 여정이기에 젖 먹던 힘까지 내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스스로를 채근했다. 그랜드 캐년은 역시 입이 벌어졌다.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그랜드 캐년의 기억을 있었지만 다시 찾은 그곳은 너무나도 웅장했다.
애리조나를 마지막으로 익숙한 10번 프리웨이에 들어서자마자 마음이 짠했다. "희한하게 집 떠날 때처럼 뭔지 모를 두근거림에 마음이 설렜다."
그는 대학졸업 후 바로 직장에 들어갔다. 남들과 다르지 않게 사회의 통념적인 기준(Social Clock)에 맞춰 살았다. 대학도 졸업하고 취업도 했다. 남은 건 결혼이었다. 하지만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그의 가슴 속에는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세상의 새로움을 맛 보고 싶었다. 42일간의 나 홀로 여행.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것이 그에게는 그만의 경쟁력이 됐다. 이제 그 경쟁력을 통해 새로운 자신감도 얻었다. 카톡과 페이스북에는 그를 응원하는 친구들의 메시지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에게는 또 하나의 별명이 생겼다. '박민환, 로드 매스터.'
야구 말고 관광도…베스트 4
플로리다, 멋져도 너무 멋져…4일이나 빠져 지내
미국 땅은 넓다. 볼거리도 이곳 저곳에 보물과 같이 숨겨져 있다. 그만큼 선택과 집중의 시간이 필요하다. LA를 출발해 시카고, 뉴욕을 거쳐 '미국의 땅 끝 도시' 키웨스트까지 무한도전과 같았던 여행의 단상은 한 권의 인생 책이 되어 남았다. 42일 동안 끝도 보이지 않던 대륙횡단을 마쳤다. 야구장 순례 사이사이 찾았던 여행지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역시 피자는 시카고야." 입김마저 추운 도시 시카고라고 하지만 미시건 호수를 끼고 걷는 기분은 예술이었다. 악명 높았던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가 활약했던 도시 시카고. '바람의 도시'라고 불릴 만치 매서운 바람으로 4월에도 쌀쌀했지만 현대 건축예술의 산실이라고 할 정도로 현대미가 뛰어난 도시다. 시어즈 타워로 불렸던 110층 높이의 윌리스 타워, 아모코 빌딩, 존 행콕 센터 등이 거대한 고층빌딩 숲을 이루고 있다.
펜실베니아주의 피츠버그는 예술의 도시다. 피츠버그를 가로질러 강이 흐르기 때문에 다리가 참 많다. 마치 서울의 한강과 흡사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제철 공업도시답게 높은 빌딩과 대규모 공장들이 많이 있다. 또 이 도시는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고향이다. 그의 오리지널 작품과 그의 일생을 볼 수 있는 앤드 워홀 박물관을 둘러보길 권한다. 미래지향적인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니 과거의 시간에서 미래 그 이상을 보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따로 긴 설명이 필요없는 도시 뉴욕. 워낙 재밌는 도시라 '잠들지 않는 도시'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그 중심에 맨해튼이 있고, '세계의 교차로' 타임스 스퀘어가 있다. 뉴욕에는 자유의 여신상, 뉴욕 증권 거래소, 그라운드 제로, 브루클린 다리, 차이나 타운, 유엔 본부, 센트럴 파크, 록펠러 센터 등 가볼 곳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높은 물가 탓에 오래 머무르기엔 무리가 있다.
박민환씨는 이번 여행서 가장 좋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박씨는 개인적으로 플로리다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이곳에 4일이나 머무를 만큼 플로리다의 매력에 빠졌다. "세인트 피터즈버그(St. Petersburg)와 '자동차 경주' 나스카 레이스로 유명한 데이토나 비치(Daytona Beach)는 정말 환상적이다. 에메랄드빛을 머금고 있는 마이애미 비치는 뜨거운 햇살과 함께 이곳에서 맛 본 쿠바 음식과 함께 기억에서 잊혀지질 않는다." 쿠바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라 쿠바 음식점도 많았다. 마이애미에서 3시간 운전하면 '미국의 끝' 키 웨스트(Key West)가 나온다. 양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없다. 키 웨스트에서 자전거를 빌려 둘러본 작가 허밍웨이와 트루먼 대통령의 생가 관광을 끝으로 플로리다의 감미로운 여행을 끝냈다.
숫자로 본 박민환씨의 미 대륙횡단
42 대륙횡단 여행 일수. 2012년 4월 9일부터 5월 21일까지 41박 42일간.
13000 42일 동안 미국 대륙을 달린 마일리지.
25 30개의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 가운데 여행 중 방문한 구장.
23 25개 야구장 중 홈 경기를 관람한 구장.
6000 42박 동안 쓴 숙박 경비. 경비를 줄이기 위해 호텔 대신 여관에서 잤다.
14 하루 최장 운전 시간. 시애틀~미네소타, 텍사스~애리조나 이동 때 가장 오랫동안 운전했다
대륙횡단 TIP
암표와 찜질방 이용하고 휴대폰 2개 준비
대륙횡단 준비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우선 시작은 서점에서부터 시작했다. 야구를 테마로 한 로드 여행 관련 책도 이미 여러 권이 나와있다. 자료 조사를 시작으로 자동차 점검까지…. 할 일이 태산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준비한 만큼 알차다. 박민환씨가 전하는 대륙횡단 팁을 살펴보자.
첫째 찜질방을 이용하라. 한인 밀집 지역에는 찜질방도 있다. 저렴한 가격에 따끈한 온돌은 피로까지 말끔히 해결할 수 있다. 모텔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장거리 운전으로 쌓인 피로가 날아간다.
둘째. 집 떠나 만난 친구와 지인은 은인이 된다. 각 주에 있는 지인에게 연락하라. 사실 여행 중 비용이 많이 나가는 부분이 개스비와 밥값이다. 하지만 이들을 통해 모두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오랫만에 만난 이들과 반가움·기쁨과 함께 또 도시의 명소와 맛집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셋째. 암표를 이용하라. 정가보다 같거나 싸게 팔 때는 미국에서 암표 판매는 불법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야구장 방문 전에 티켓을 살 수 있지만 의외로 경기장에 가면 일반 티켓보다 저렴한 가격에 표를 구할 수 있다.
넷째. 위험한 상황은 먼저 알아서 피하라. 미라키에서 모텔에 방문했을 때 일이다. 어두컴컴하고 수상한 사람이 등장해 돈을 지불하고 체크인 한 지 5분 만에 바로 체크 아웃 했다. 왠지 모를 찜찜함에 안전을 택했다. 돈보다는 안전이 우선이다.
다섯째. 선불 휴대폰을 준비하라.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가지고 있는 휴대폰 외에 또 다른 휴대폰 준비는 필수다. 미국은 땅이 넒은 만큼 송수신이 엉망인 지역도 많다. 휴대폰은 보험과 같다. 신시내티에서 잠시 휴대폰을 잃었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마지막으로 혼자 하는 여행은 자유롭지만 고독하다. 안전과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혼자 사색의 시간도 좋지만 마음에 맞는 친구와 함께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추억도 없다.
박씨가 꼽은 최고의 야구장
강에 떠 있는 듯한 'PNC 파크' 가장 아름다워
◇콜리세움 (Coliseum)
미국의 공업도시고 위험한 지역인 오클랜드. 개인적으로 에이스(A’s) 를 미국 리그 중에 가장 좋아한다. 넓은 콜리세움에 초록, 노란색 모자, 그리고 깃발, 북, 장구, 나팔을 불면서 팀을 응원하는 팬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 내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 캔자스 시티 로열스(Kansas City Royals)와 밤 경기를 하고 있었는데 관중들은 1500명 정도 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화려하진 않지만 넓은 콜로세움에서 유니폼을 입고 깃발을 흔들며 소리 지르는 팬들의 모습은 잊혀지지 않는다.
◇AT&T 파크(AT&T Park)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장은 도시만큼 아름답다. 내가 꼽은 ‘미국 야구장 베스트 5’ 중의 하나다. 바다가 보이는 위치에 필드는 350여 피트 정도라 이쪽으로 홈런을 치면 바다로 공이 떨어져 사람들이 카누를 타고 공을 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구장 내에 있는 미끄럼틀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아이들 등 가족과 함께 나들이 장소로도 훌륭했다. 시원한 바람과 멋진 뷰가 있어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 와도 토니 베넷의 노래 가사처럼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노래가 절로 나온다.
◇펫코 파크(Petco Park)
LA에서 2시간 떨어진 샌디에이고 다운타운에 있는 펫코 파크는 해군 캠프가 근처에 있어 군인들이 단체 관람하는 걸 볼 수 있다. 새로 만들어 진지 얼마 안 된 이 구장은 바람이 많이 불어 투수가 유리한 구장으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다.
◇세이프코 필드(Safeco Field)
서부의 중요 항구이며 낚시의 천국인 타코마에 있다. 그래서 팀 이름이 매리너스(Mariners)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경기장 안에는 매리너스의 역사가 새겨진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시애틀에서 가장 유명했던 타자 이치로의 모습을 보며 먹는 이치로 롤(Ichiro Roll)은 꿀맛이었다. 지금은 이치로 선수가 뉴욕으로 이적해 이치로 롤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수도 있겠다.
◇타겟 필드(Target Field)
미네소타 트윈스의 홈 구장. 미네폴리스와 세인트 폴이 쌍둥이 도시여서 팀 이름도 트윈스다. 미네폴리스 다운타운에 중심에 있고 주변의 많은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경기장 밖에는 암으로 사망한 커비 푸켓 선수가 월드 시리즈에서 홈런을 치고 팔을 들고 기뻐하던 모습의 동상이 있다.
◇코프먼 스타디움(Kauffman Stadium)
캔자스 시티 로얄스 구장은 2012년 올 스타 게임이 열린 곳으로 야구장 안에는 도시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작은 박물관이 있다. 그리고 야구장 가운데는 분수대가 있고 분수대 위에는 왕관이 놓여져 있다. 이곳은 위험한 지역이라 안전에 조심해야 한다.
◇부쉬 스태디엄(Busch Stadium)
2011년 월드 시리즈를 우승한 세인트 루이스 카디널스는 야구팀의 색깔인 붉은색만큼 열기도 뜨겁다. 경기장 의자마저 빨간색이다. 경기장 뒤쪽에는 세인트 루이스의 상징인 아치가 있다. 팀 마스코트인 홍관조는 도시에서 볼 수 없었다. 야구장에서 버드와이저 맥주를 마시며 2011년 우승 트로피를 한번 들어볼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리글리 필드(Wrigley Field)
시카고 컵스 구장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화려하진 않으나 앤틱해 보인다. 구장 안에는 사람들이 시장을 걸어다니는 것처럼 붐볐다.
◇더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 (The Great American Ball Park)
신시내티 레즈 구장은 미국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역사가 깊은 야구장이며 많은 훌륭한 선수들을 배출해낸 명문 팀이다. 투수가 삼진을 잡을 때와 레즈 선수가 홈런을 칠 때 불꽃이 나오는 게 인상적이다. 추신수 선수가 뛰고 있는 팀이다.
◇PNC 파크(PNC Park)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장은 내가 본 미국 야구장 중 가장 아름다웠다. 다운타운에 있지만 강 바로 옆에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경기장이 강에 떠 있는 듯하다. 강이 도심을 가로질러 서울인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팀의 상징색인 노란색과 검은색이 잘 어울러졌다.
이성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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