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도시·26회 공연 "시작 무모했지만 끝은 록킹"
미국 투어 마친 한국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
- 긴 여정을 마쳤다.
(박) "후련하다. '우리가 살아남았구나' 싶다. 별 탈 없이 끝나서 정말 다행이다. 미국 땅이 정말 크다는 것을 또 한 번 실감했다. 이동 중에 타이어가 찢어진 적도 있고, 14시간을 꼬박 운전해서 공연장을 찾아간 적도 있다. 그만큼 새로운 경험을 통해 얻은 것도 많았다."
- 기억에 남는 도시나 팬은.
(이) "눈 내리는 시카고에서 했던 공연이 재미있었다. 덴버나 아칸소, 인디애나 폴리스 지역은 관객도 많고 반응이 좋아 기억에 남는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SXSW에는 3년째 갔는데 해마다 관객도 늘고 매년 나아지는 게 보이니 신기하기도 하고 즐거웠다. 일부러 찾아오는 팬들도 많고 관심갖고 지켜봐주시는 분들도 늘었다. 언론에도 소개가 많이 됐다. 작년 투어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영화를 보고 우리 팬이 됐다는 미국분이 LA와 라스베이거스 공연에 두 번이나 오셔서 멤버들 생일 선물까지 챙겨줘 정말 고마웠다."
- 미국 투어에 열심인 이유가 따로 있나.
(김) "미국은 록음악의 본고장이다. 무엇보다 본토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워낙에 공연장이 많은 곳이고 각 지역 로컬 밴드도 많다보니, 많은 곳을 돌며 음악 신을 경험하고 여러 밴드를 만나고도 싶었다."
(박) "우리는 록밴드고 라이브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다. 관객을 직접 만나 공연을 통해 음악을 들려주는 것보다 더 큰 홍보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생이라고 생각하면 못 할 일이다. 오히려 우리가 동경해왔던 전설적 록밴드들도 다 이런식으로 활동했겠구나 생각하며 즐기면 더 많은 걸 얻게 되는 듯 하다."
- 갤럭시가 미국 음악팬들에게 어필하는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보나.
(이) "'록킹'하다는 표현을 많이 써주시더라. 에너지가 넘친다, 옛날 로큰롤 음악의 기운이 살아있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공연을 본 후 '어디서 왔냐'며 '한국 사람들은 다 너희처럼 멋있냐'고 칭찬해주는 분들도 있었다. 같은 록음악이지만 각 도시의 밴드들과는 색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는 점이 감동으로 다가가는 듯 하다. 록음악이 서구의 문화인데 한국적인 느낌이 녹아있다 보니 새로움도 느끼는 것 같았다."
- 한국 록의 미국 진출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하나.
(김) "국경은 의미가 없다. 언어보다는 느낌이 중요한 것 같다. 자신있게 온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녀보니 미국 밴드들 중에도 한국의 잘 하는 밴드들보다 한참 뒤처지는 팀이 많았다. 너무 갇혀서 생각하지 말고 넓은 것을 보고 느끼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매번 새롭게 배우고 느끼는 것 처럼."
(박) "K팝 전반에 대한 인기가 올라간 상태라 한국 록음악에 대한 관심도 많이 올라간 듯 하다. 물론 거품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진정성을 갖고 완성도 있는 음악을 하는 한국의 여러 밴드들은 충분히 음악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길은 하나가 아니다. 꼭 우리처럼 미국 진출을 모색할 필요도 없다. 각자의 마인드, 스스로 좋아하는 방식으로 활동해 본다면 모든 밴드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 팬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이) "내년엔 더 많은 도시를 가고 싶다. 좀 더 여유롭게 느끼고 돌아다닐 수 있도록 계획을 잘 짜보려 한다. 다음에 만날 땐 더 성장한 모습으로 뜨거운 공연을 보여드리겠다."
(김) "이번 투어를 돌며 세상엔 정말 좋은 밴드가 널렸구나 새삼 느꼈다. 우리 팬들도 직접 찾아다니며 좋은 밴드 음악을 많이 들으셨으면 한다. 음악 자체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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