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과 기력회복에 좋은 잉어(Carp)

이은애

중국 고대에 왕이 공자의 생남을 축하하며 잉어(Carp)를 하사한 연유로 공자의 큰아들은 ‘이’라고 불렸다. 이것이 전래가 되어 지금도 중국에서는 잉어를 한문 명으로 ‘이어’라고 부르며 연말연시와 같은 특별한 날 반드시 잔칫상에 올려 함께 나눠먹는 식품이 되었다. 또한 잉어는 250년이나 살아간다고 알려진 생명력이 뛰어난 생물로 예로부터 ‘장수’를 뜻하며 귀한 대접을 받아온 물고기다.

　잉어과의 담수어에 속하며 하천이나 호수 등에 서식하는 잉어는 원산지가 아시아이지만 현재는 거의 모든 나라에 분포되어 살고 있다. 근래에는 양식산도 많아 한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이스라엘 등지에서 성행하며 특히 유럽 잉어의 품종을 개량한 ‘이스라엘잉어’가 많이 양식되고 있다.

　이스라엘잉어 역시 잉어과에 속하는 담수어로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많이 양식하고 있다. 잔뼈가 많고 유연한 잉어와 다르게 이스라엘잉어는 잔뼈가 없고 토실토실하다. 이 외에도 잉어의 변종으로 관상용인 ‘비단 잉어’가 있다.

　잉어는 몸 길이가 30~50센티 가량으로 주홍빛이 감도는 갈색을 띠고 있고 입 주변에 두 쌍의 수염이 나와 있다. 잉어는 계절에 관계없이 섭취되나 겨울철 잉어가 지방 함유량이 더 풍부해 감칠맛이 두드러진다. 특히 가장 맛이 좋은 잉어는 황금색의 잉어로 크기가 약 1미터 이상 되는 것도 있다.

　중국 황하 상류에는 급류가 아주 심하기로 유명한 ‘등용문’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에는 하류에서 올라온 잉어가 많기로 유명한데 여기에 모여든 잉어들은 등용문을 뛰어넘어 상류로 올라가려고 무척 힘을 쓰지만 거의 모두가 실패하게 된다.

　‘후한서’에 의하면 ‘이 급류를 뛰어넘는 잉어는 용으로 변화하여 승천한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이 유래가 되어 입신출세를 하기 위해 뛰어 넘어야 할 어려운 관문을 비유하여 ‘등용문’이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

　예로부터 잉어는 급류의 폭포를 뛰어오를 만큼 강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중국에서는 약 3000년 전부터 정력제로서 사랑을 받아왔다. 이 외에도 잉어는 폐결핵, 허약체질, 부종 등에 좋고 산후에 허약하거나 젖이 부족할 때에도 효력이 있어 다양한 민간요법으로 활용되었다.

　잉어의 영양성분으로는 필수아미노산이 많은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 그리고 인(P), 철분(Fe), 칼슘(Ca)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A, D, B1 등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B1의 함량이 많아 탄수화물의 대사에 도움을 주어 환자, 임산부, 어린이 등의 원기 회복과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식품이다.

　한방에 의하면 잉어의 머리, 뼈, 껍질에 함유되어 있는 젤라틴 질이 세포막을 튼튼히 해주고 말초신경과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며, 신장병과 성병 예방에도 효력이 있다.
　
　#상식
- 머리와 쓸개를 제거한 잉어를 크게 토막 내어 짙은 된장으로 끓여 섭취하면 모유를 풍부하게 해주고 피로회복 등에 효과적이다.
- 예로부터 ‘잉어탕’은 황달, 각기병과 비, 위장에 좋은 식품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