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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망울·어머니의 눈물…소망우물로 솟아나는 희망 담아"

12일부터 차드 사진전 여는
김상동 남가주사진작가협회장

사진 속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오묘한 표정. 먼지 바람과 뜨거운 태양을 벗삼아 나귀를 타고 3시간째 물을 뜨러 가는 길 낯선 이의 카메라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숨겨놓은 마음을 꿰뚫어 볼 만큼 크고 또렷한 눈망울이다.

"한참을 바라보고 또 바라봐도 잘 모르겠어요. 왜 나는 이렇게 누리며 살고 이렇게 예쁜 아이는 물 한 모금을 마시기 위해 5시간을 걸어가야 하는지…."

지난해 11월 소망우물원정대의 일원으로 아프리카 차드의 곳곳을 렌즈에 담은 김상동 남가주사진작가협회장은 본인 입으로 수개월째 '차드 앓이' 중이라고 했다.

차드에 가기 전엔 막연한 불안함에 차드에선 말론 표현하지 못할 울적함에 돌아온 이후엔 잊히지 않는 아이들의 눈망울 때문이란다. 자신이 반쯤 마시다 넘겨준 콜라 한 병에 서너 명이 달려들어 행복하게 웃는 표정이라며 사진을 여러 장 보여준다.

"처음엔 일정을 취소할 생각을 여러 번 했어요. 가까스로 마음을 잡은 뒤엔 좋은 경치 사진이나 찍어야겠다고 생각했고요(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사치스러운 생각인지 모릅니다. 가축의 분뇨 위에 고여있는 썩은 물을 달게 마시는 아이를 보고나니 인생이 다시 보여요."

김 회장은 차드에서 여러 번 위험을 마주했다. 물을 찾아 집을 옮기는 유목민 일행이 길을 막기도 했고 소 떼에 치일 뻔하기도 했다. 길 없는 곳에서 카메라 2~3대를 들쳐메고 달렸다.

지금은 "다시 돌아가고 싶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리운 풍경이지만 그땐 일 분 일 초가 치열했다. 하나의 이야기라도 놓칠세라 쉴새없이 셔터를 눌렀다.

오는 12일부터 1주일 동안 중앙일보 갤러리에서 열리는 사진전은 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을 찾아 하루종일 헤매야하는 10살 소녀 목마르다 칭얼대는 아이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어 눈물짓는 어머니 소망우물로 살아나는 마을과 학교 새로 솟아나는 희망에 관한 순간의 기억이다.

김 회장의 사진으로 꾸며지는 사진전은 굿네이버스USA와 소망소사이어티 중앙일보가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소망우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차드의 식수난을 알리기 위한 행사다.

"수백 장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삶을 생각했어요. 자극적이고 아픈 사진으로 그들을 기억하기 보단 희망이란 이름으로 감싸안고 싶었거든요. 소망우물이 만든 변화가 아직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예요. 사진 찍는 내내 오히려 감사했어요. 사진전에 오는 분들도 아이들의 환한 표정에 위로받을 겁니다."

마음으로 판 우물에 소망이 샘솟는다. 사람이 만드는 진한 기적이다.

▶문의: (562)977-4580 (877)499-9898

구혜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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