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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벌리고 자는 아이, 그냥 놔뒀다간

짜증 내고 공격적인 아이, 잠버릇 살펴보세요

우리 아이는 밤새 꿀잠을 잤을까. 부모가 아이의 수면 문제를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코골이·수면무호흡증·하지불안증후군 같은 수면장애가 있어도 성인보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수면일지를 쓰고 잠버릇을 관심 있게 관찰하면 잡아낼 수 있다. 건강한 수면은 성장·학습능력·비만·성격에 영향을 준다. ‘당신의 자녀, 건강합니까’ 다섯 번째 주제는 ‘수면과 아이 건강’이다.

아이들 10명 중 8명이 수면 장애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지호 교수가 코골이 증상이 있는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고려대 안산병원]



아이가 곯아떨어졌다고 모두 숙면을 취하는 건 아니다. 수면 질이 떨어지는 아이가 상당수 있다. 수면질환이 있거나 수면환경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도 성인처럼 코골이·수면무호흡증·이갈이·하지불안증후군·지연성수면위상증후군 등 수면질환을 겪는다. 주원인은 목 안쪽 편도와 편도 위쪽에 있는 아데노이드다. 이곳이 너무 커지면 호흡 시 공기 흐름을 막아 코를 곤다. 비염도 영향을 준다. 코골이 중 호흡이 종종 멈추면 수면무호흡증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지호 교수는 “코고는 아이는 약 10%고, 이 중 1~2%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유전력이 높은 하지불안증후군은 잠들기 전 다리가 불편한 증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뇌신경세포에 작용하는 흥분 전달물질인 도파민 이상이 원인이다. 한 원장은 “학원 교육, TV 시청 등으로 수면 양이 부족한 것까지 치면 약 80%의 아이가 수면문제를 겪고 있다. 점차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지연성수면위상증후군에 빠진다”고 설명했다. 수면의 질은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 최 교수는 “깊이 잠들지 못하면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는다. 낮에는 짜증을 부리고, 공격적이며,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비만 위험도 높인다. 미국 워싱턴대 재니스 벨 박사가 생후 1개월부터 13세까지 아이 19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1~5살 때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입 벌리고 자면 얼굴 모양 망가져

수면질환이 있는 아이에겐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최 교수는 “피곤하지 않은데도 잘 때 코를 자주 곤다. 이때 호흡이 원활치 않아 입을 벌린다”고 말했다. 유전적으로 턱이 작아도 입을 벌리고 잔다.

입 호흡은 도미노처럼 건강 문제를 부른다. 우선 얼굴 모양을 망가뜨린다. 얼굴 모양이 돌출하거나 아래턱이 위턱보다 작아 균형이 맞지 않는 무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입안이 건조해져 근육이 수축해 이갈이도 생긴다.

한 원장은 “수면 중 호흡이 힘든 아이는 숨을 잘 쉬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자거나 엎드린다. 옆으로 자면 50%, 엎드리면 80~90% 수면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수면 중 이리저리 몸을 많이 뒤척이면 하지불안증후군이 있을 수 있다. 소변 습관도 특징 중 하나다. 최 교수는 “수면 중 깨서 소변을 보면 날이 많으면 깊은 잠에 못 들어 각성 상태에서 소변을 감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면일지 작성해 습관 바꿔줘야

아이 건강에 좋은 수면은 시간과 질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미국수면의학회는 만 3~5세는 11~13시간, 5~12세는 10~11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표 참조).

수면의 질을 높이려면 수면습관부터 파악해야 한다. 최 교수는 “아이가 몇 시간을 자야 낮 활동에 지장이 없는지, 취침 및 기상 시간, 수면 중 특징 등을 기록한 수면일지를 작성하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낮에 짜증이 심하면 수면일지를 토대로 수면시간을 20~30분 늘려본다.

수면환경 개선도 필요하다. 한 원장은 “취침과 기상 시간은 규칙적인 게 좋다. 아이 수면 공간은 햇빛이 들어오는 창이 있어야 자연스럽게 잠들고 깰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충분한 수면시간을 채우려면 늦어도 10시 전에는 자야 한다. 잠들기 약 1시간 전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실내 조명을 어둡게 한다. 수면을 돕는 멜라토닌 호르몬은 어두워야 잘 분비된다. 부모의 TV 시청, 컴퓨터 사용도 아이가 잠들 때까지 자제한다.

최 교수는 “아이가 ‘침실=잠’을 연상할 수 있게 잠자기 전 부모와 아이가 침실에서 노는 것은 피한다”며 “침실에 야광 스티커를 잔뜩 붙이는 등 요란한 장식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이에게서 수면문제가 관찰되면 가급적 빨리 치료받는다. 한 원장은 “성인 수면질환 굴의 틀이 결정되는 만 12세 전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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