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식의 레포테인먼트] 맏언니 박세리가 본 후배 골퍼들
"열살 이상 어린 요즘 후배들은 하나같이 스윙은 물론 키가 크면서도 몸매가 받쳐주고 옷도 예쁘게 입으며 화장ㆍ피부 관리도 완벽한데다 영어까지 능숙해 부러울 지경이예요."지난주 중앙일보가 공식후원한 제4회 기아 클래식이 열린 샌디에이고 인근 아비아라GC서 마주친 박세리(35ㆍKDB그룹)의 말이다. 1998년 데뷔 이후 16년째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무대를 누비며 어느덧 최고령 베테랑 소릴 듣게 된 그녀는 2000년대 중반까지 박지은(33)ㆍ김미현(35)과 코리언 시스터스 트리오를 형성하며 40승 가까운 우승을 함께 일구었다.
이중 두사람은 결혼과 함께 현역 은퇴를 선언했지만 세리는 2~3년 더 뛰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6년째 사귀는 남친이 있지만 결혼계획은 아직이란다.
박세리는 "나도 한때 장타자 소릴 들었지만 이젠 후배들의 체격과 파워가 더 뛰어나다"며 "나이가 들며 성적에만 신경쓰던 과거에서 벗어나 골프 자체를 즐기는 여유를 알게 됐다"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다음달 4일 팜 스프링스에서 개막하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 은퇴전에 4대 메이저 이벤트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이 마지막 희망이란다.
한때 유일한 코리언으로 활약하던 그녀의 말처럼 LPGA 무대는 정말 많이 변모했다. 기자 입장에서도 예전에는 한인 몇명만 커버하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대회때마다 40명 가까운 '세리 키즈'가 인해전술로 나서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름만 외우기에도 벅찬 실정이다.
김ㆍ이ㆍ박 3대성 외에 이름도 비슷비슷해 영어 이니셜도 지애ㆍ지영ㆍ진영ㆍ제인ㆍ제니ㆍ지은ㆍ진희ㆍ지니 등 J인 경우가 상당수다. 게다가 하나같이 실력도 만만찮아 '모두가 우승후보' 또는 '미국대회보다 한국서 우승하는 일이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게 됐다.
비록 전성기는 지났지만 박세리가 첫 주자로 후배들을 위해 남긴 족적은 아직도 뚜렷하다.
오랫만에 다시 만났지만 초록색 풀밭에서 후배들과 샷을 날리는 맏언니의 모습이 가장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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