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선옥 정신과 전문의 “부부는 일심동체 아닌 이심이체”
최선옥(사진) 정신과 전문의는 지난 16일 윌링 문화회관에서 동창회협의회 주최로 열린 ‘행복의 문을 여는 대화법’ 세미나에서 부부관계의 기본은 서로 다른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이라 강조했다.최 박사는 “부부가 너무 같으면 안된다. 싸움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두 사람이라는 것을 확실히 드러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출신인 최 박사는 1964년 미국으로 건너와 세인트 제임스 병원에서 30년이 넘게 근무했다.
이날 최 박사는 오랜 결혼 생활로 서로에 대해 무뎌진 커플들에게 “무엇을 원할 때 기다리지 말고 감정을 알려주고, 상대방이 짐작하기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특히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커플이 자주 처하는 상황에 대해 “부부관계는 동등하고, 같이 놀 수 있어야 한다. 아버지 같은 남편, 어머니 같은 아내는 한계가 있다. 가부장적 방식으로 남자만 주장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대화에서 적용할 수 있는 팁들도 설명했다. 그는 “말할 때 일어난 일 설명 더하기 ‘나’로 시작하는 느낌 공식을 지켜야 한다. ‘사람들이 듣는데서 나를 지적했다. 나를 비웃는 것 같아 당황하고 창피했다’는 식이다. 들을 때는 하던 것을 중단해야 한다. 듣지 않으니 말하지도 않고 조용한 결혼생활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로는 유머를 꼽았다. 최 박사는 “자기 자신을 보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가장 건강한 사람이다. 스스로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면 교만과도 같다”고 말했다.
결혼 생활을 저금통장에 비교한 그는 “입금은 잘 했을 때 칭찬하기, 고마워하기, 원하는 것 하게 하기, 인출은 실수 불평하기, 같은 취미 찾으려하지 않게 하기 등이 있다. 가장 이자가 높은 상황은 실패나 낙심했을 때 위로하기, 특별한 날 챙기기, 유머감각 살리기”라고 설명했다. 김주현 기자 kj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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