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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보다 이혼 자녀가 더 고통…부모 읽고 겪는 증세와 치료

지난 주에는 배우자를 사망 또는 이혼으로 잃었을 때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증세들을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에게 들었다. 이번에는 자녀가 부모를 사망 또는 이혼으로 헤어지게 됐을 때 오는 상실감에 대해 정 정신과 전문의에게 들어 보았다.

#. 자녀들이 더 힘들다= 사랑하는 부모를 잃음으로써 오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이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적 증세들은 아이들도 어른들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 아빠는 죽은 게 아니야. 더 좋은데로 가셨어.'라는 부정에서 '내가 잘못해서 엄마가 죽었다'의 자책감 단계를 성인보다 더 심하게 겪을 수 있다고 정 전문의는 지적했다.

이성적인 상황판단 능력을 할 수 있는 전두엽이 성인보다 덜 발달된 아이들이므로 슬픈 상황에 처했을 때 더 쉽게 감정뇌(동물뇌로 기본적인 감정을 따른다)의 지배를 받는다. 18세라 해도 감정뇌 지배를 받음으로써 퇴행하게 된다는 뜻이다.

즉 서너살 때로 돌아가서 '나' 중심이 되어 버리는 퇴행이 나타난다.즉 18세라 해도 극심한 슬픔이 오면 두세살로 돌아가 '내가 좀 더 공부를 잘했다면' '아빠(혹은 엄마)가 바라는대로 전공과목을 택했더라면' 하는 식으로 부모 사망을 자신의 잘못이라 받아들여 심한 자책감에 빠지기 쉽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슬픔 감정과 세상을 떠난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 놓아야 하는데 아이들은 홀로 남은 엄마(혹은 아빠)가 슬퍼할까 봐 자신도 모르게 사망한 부모에 대해 함구하게 되고 따라서 감정도 안으로 안으로 억누르게 되어 결국 이것이 신체와 마음의 문제를 누적케 하는 것이다.

#. 이혼 자녀들이 더 고통받는다= 정 전문의는 "배우자가 사망했을 때는 그 시점이 상실의 시점으로 점차 시간이 가면서 희미해진다면 이혼은 이처럼 뚜렷한 시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실감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상태이기 때문에 자녀들도 사망 경우보다 더 심리적 갈등과 부담감이 가중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만일 자녀가 함께 살게 된 엄마 혹은 아빠가 "너의 아빠(엄마)는 우리를 버렸다. 세상에 둘도 없는 나쁜 사람"이라는 식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계속 표현할 경우 그 아이의 자존감(self-esteem)은 매우 낮아지게 된다. "아이들에게는 좋으나 나쁘나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엄마요 아빠이기 때문에 그러한 존재가 자신을 버렸다는 것은 '나는 쓸모없는 존재다'는 인식을 불어 넣어 준다"며 특히 이혼하여 자녀를 부양하는 쪽의 부모들에게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 나이 50살이 되어도 이혼한 부모를 서로 합쳐주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그 이유는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일종에 영원한 숙제를 하나의 스트레스로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어떻게 하나= 배우자를 상실했을 때 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자녀들에게도 눈치 보지 말고 자신의 감정을 털어 놓을 수 있도록 부모 쪽에서 유도하는 것이 요령이다. "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며 "그러나 한인들은 배우자가 세상을 떠난 후 자녀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오히려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늘따라 엄마가 돌아가신 네 아빠가 너무 보고 싶구나 하면서 먼저 아빠 얘기를 꺼내면 아이들도 나도 그래요 엄마 하면서 슬픔을 표현할 수 있게 하고 필요하다면 함께 붙잡고 우는 것도 슬픔에서 벗어나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좋은 치유"라고 설명했다.

서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위안을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대감은 자녀들에게 '더 잘 살아야겠다'는 책임감도 느끼게 해준다.

이혼의 경우는 자녀가 자주 부모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 특히 자녀의 자존감을 위해 좋다고 강조했다. "부모가 이혼했을 때 자녀들은 정확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불안해 한다"며 "지속적으로 만나게 해 줌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왜 우리 부모가 함께 살기가 힘들었는지 그 해답을 찾게 해주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예로 이혼한 아빠를 계속 딸이 만나보면서 차츰 "아~ 이런 부분이 엄마와 잘 맞지 않았겠구나"라고 이해되면 상실감은 그만큼 회복되는 것이다.

수잔 정 전문의는 "특히 어린 자녀들의 경우 엄마 혹은 아빠를 죽음이나 이혼 등으로 헤어지게 되었을 때 그 상실감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을 경우 아이들 특유의 공상(팬터시)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는 지금 큰 배를 타고 바닷가에 나가있는 훌륭한 선장님'이라는 식으로 이상형을 만들어 자랑할 수 있다"며 "이것은 자칫 점점 아이를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 속에 갇히게 함으로 바람직 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감옥소에 있는 아빠라도 자주 찾아가 아이가 만나게 해주면 아이는 '우리 아빠는 비록 죄를 지었어도 나를 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되어 상실감이 적다"고 설명했다.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내 부모가 좋은 사람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나를 버렸느냐 사랑하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지속적인 부모의 만남을 가진 아이들이 소식을 단절하고 지내는 경우보다 자존감이 높은 것으로 연구 결과 나왔다며 한인 부모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임을 아울러 강조했다.

감정뇌란…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는 뇌의 발생을 이해하면 우리 내부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감정뇌에 대해 설명했다.

감정뇌는 태아 때 3개월 정도 되면 이미 생성된다. 개나 고양이 등의 포유동물도 인간의 감정뇌와 기능이 거의 같기 때문에 동물뇌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본성적인 것 예로 슬픔 배고픔 무서움 등의 동물적인 본능을 지배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다.

저항할 것이냐(fight) 피해서 도망할 것이냐(fly)인데 이것은 이미 엄마 뱃속에서 결정되어 태어난다. 아기가 배가 고파 울 때 어떤 아기는 아주 순하고(fly) 어떤 아기는 마치 불독처럼 성깔 나게 우는 것(fight)도 이미 태아에서 감정뇌가 어느쪽이 더 강하게 태어났는지 결정되어 지기 때문이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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