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개혁법안, 가족이민 줄이고 취업이민 늘리나
연방상원 8인방, 가족이민 3·4순위 폐지안 고려
워싱턴포스트는 15일 포괄적 이민개혁법안을 작성 중인 연방상원 '8인방(Gang of Eight)'이 고학력 취업이민을 늘리는 대신 총 이민비자 발급 수량을 제한하기 위해 가족이민 3(시민권자 기혼자녀).4(시민권자 형제자매)순위를 사실상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8인방은 이미 이민비자 수량 제한에는 동의했고 그 배분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정책연구소(MPI)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연간 100만개 가량의 이민비자 발급 가운데 가족이민이 65% 취업이민이 14%며 난민.망명자.범죄피해자 등에게 발급하는 인도주의적 비자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고급 인력이 부족한 업계의 압력에 따라 공화당 측은 가족이민 3.4순위 몫을 취업이민으로 배정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이민 3순위는 연간 2만3400명 4순위는 6만5000명의 쿼터가 배정돼 있어 이 둘을 합할 경우 약 9만 개의 비자가 취업이민에 할당될 수 있다.
다만 3.4순위 대상자 가운데도 교육.기술 수준 영어구사력 등에 따라 점수를 매겨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방안이다.
민주당의 8인방 의원들은 공화당과의 협상과정에서 불법체류자들에게 시민권 취득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가족이민 축소를 양보한 것으로 알려져 이민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이해관계가 크게 대립될 여지를 남겼다.
지난 2007년의 이민개혁법안 논의에서도 가족이민 축소 방안이 제기됐으나 민주당.종교계 등의 큰 반발로 법안 실패의 한 원인이 됐다.
가족이민이 축소되더라도 충격을 줄이기 위해 현재 430만명이나 밀려 10년이상 대기하고 있는 가족이민적체를 수년에 걸쳐 해결하기 위해 몇 년 동안 한시적으로 가족이민 영주권 쿼터를 대폭 확대할 가능성은 있다.
이와 관련 의회 아시아.태평양의원연맹(CAPAC)은 8인방 의원들에게 가족이민을 축소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15일 온라인판에서 하원의 초당적 이민개혁 8인방도 이민개혁안의 큰 틀에 합의하고 이를 각각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와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베이너 의장은 반복해서 "상원이 이민개혁법안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당분간 하원 이민개혁안은 수면 아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지사=박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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