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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온경의 책세상] 배움을 위한 독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녀에게 책읽기 가르치려면

책제목: How to Teach a Slug to Read
저자: Susan Pearson
삽화가: David Slonim
출판사: Amazon Children's Publishing
출판년도:2011
추천연령: K~1학년(부모와 함께)
장르: 픽쳐북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literacy)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가 책을 읽어주고,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말을 시키고, 사랑하는 분위기에서 동요도 불러주고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면 아기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기 쉽다. 목욕할 때에도 욕조 안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책을 손에 쥐여주고 책장을 넘기면서 놀게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서점에 데리고 가서 새로 나온 책들을 만져보게 하고, 도서관의 스토리타임에 참가하게 한다면, 특히 집안에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이나 이야기책들이 있어 아이가 원할 때마다 언제든지 읽어줄 수 있다면, 또 집안에 TV화면이나 전자게임 대신에 온 가족이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아이의 눈에 비쳐질 때 그 아이는 책을 읽기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하지 않을까?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독서는 일종의 취미생활이었다. 취미가 뭐냐고 하면 '독서'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책 읽기는 일부러 배우지 않아도 1학년에 들어가면 저절로 배워지는 것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미국에서는 읽기, 쓰기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시되고 있다. '읽기를 배우는 것('learn to read')이 아닌 '배우기 위하여 읽는(read to learn)' 시대가 된 것이다. 즉 읽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사회, 과학 등 다른 과목들의 내용(contents)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대학에 가서도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준 높은 학습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 공통교과과정(Common Core)에서 요구하는 읽기, 쓰기 능력은 단순히 읽고 쓸 줄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능력을 발휘해서 읽고, 저자의 의도를 간파할 수 있어야 하며, 읽은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여 전체의 요점을 파악하고, 중요 세부사항들과 중심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작문에서는 읽은 내용에 따라 그 속에서 근거를 찾아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거나 주장을 펼쳐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고도의 사고능력은 언제부터 가르쳐야 할까? 아이가 아직 스스로 글을 읽을 수 없다면, 엄마나 아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가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함께 대화하는 것이 좋은 훈련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아이에게 매일 밤 책을 읽어주고, 집안을 책 읽는 분위기로 만들어 놓았고, 들은 내용에 대해 이해도 잘하고 대답도 잘하는 5살 아이가 아직도 글을 읽을 수 없다고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껍질 없는 민달팽이(slug) 엄마와 아들이다. 귀여운 소년이 '동작이 느리고 더딘 사람'을 뜻하기도 하는 slug에게 읽기를 가르치는 10가지 방법을 말해주고 있는데 그중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좋아할 만한 양질의 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과 비슷한 주인공이 있는 책을 좋아한다. 또 소리 내어 읽어주면서 계속 반복되는 단어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눈여겨보게 한다. 그리고 그 단어를 알파벳 하나씩 떨어뜨려 순서대로 박자를 맞추어 소리 내어 발음하게 한다. 즉, Slug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면 /s/ / l/ /u/ /g/ 라고 따로 따로 발음하게 한 후 붙여서 읽어보게 한다. 또 아이가 좋아하는 Mary had a Little Lamb 같은 전래동요(nursery rhyme)을 몇 번이고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함께 읽는다. 마지막으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읽기능력은 하루 밤새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계속 아이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아이는 시리얼 박스에 써있는 글들을, 주유소의 간판을, 자신이 좋아하는 보드게임박스에 써있는 글들을, 평소에 좋아하던 책을 줄줄 읽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아이가 일단 읽기를 시작하면 이제는 'read to learn'으로 넘어간다. 남자아이라면 곤충이나 공룡, 또는 태양계에 대해서, 또 축구나 야구 같은 스포츠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기 쉽고, 여자아이들은 강아지나 햄스터 같은 귀여운 동물들에 관한 책이나 발레나 체조, 또는 자신과 비슷한 주인공이 나오는 픽션을 좋아할 것이다. 이제는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도 배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연장(tool)을 가지게 된 것이다. 기념할 만한 일이다. okjoo07@gmail.com.


송 온 경
도서미디어 교사ㆍLI 코버트애브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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