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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의 무대 뒤 주연은 스태프였다

맨해튼 뉴암스테르담 극장 백스테이지 투어

모든 공연에는'무대 위' 이야기와'무대 뒤' 이야기가 있다. 공연 관객이 볼 수 있는 모습은 화려하게 화장을 한 여인의 얼굴과 같이'잘 포장된' 모습뿐. 무대 조명 아래에서 보는 의상과 소품들을 조명 밖, 무대 밖에서 만나볼 기회는 흔치 않다.

한인이 운영하는 브로드웨이 티켓 예매처'오쇼(Oh Show)'와 함께 브로드웨이 디즈니 뮤지컬 전용 뉴암스테르담 극장(New Amsterdam Theatre)'백스테이지 투어(Backstage Tour)'를 찾았다. 얼마 전'매리 포핀스'가 막을 내린 그 곳이다. 투어는 사실 말 그대로'백스테이지'를 탐험하기보다는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극장 이야기를 듣고, 가까이서 접해볼 수 없었던 소품과 의상을 만지고 입어보는'체험형' 행사다.

텅 빈 극장 관객석에 앉아 극장의'생얼'을 바라보며 1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안내원의 극장 역사 이야기를 들으며 눈 앞에 있는 무대와 발코니가 겪어 온 숱한 역경을 상상해 본다. 그 이야기에 푹 빠질 때쯤, 극장이 풍기는 남다른 아우라(aura)의 정체를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뉴욕의 첫'아르누보' 건물=뉴암스테르담 극장은 뉴욕의 첫'아르 누보(Art Nouveauㆍ19세기 말에서 20세기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한 장식양식. 인상주의 영향으로 부드러운 파스텔 색조를 사용하고 식물 줄기나 꽃 등으로 장식하는 것이 특징)' 양식 건축물이다. 1902~03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1702석 좌석을 갖추고 있어 당시 뉴욕에서 가장 큰 극장이기도 했다.

아르 누보 양식에 따라 연녹색으로 벽을 칠하고 꽃과 넝쿨 장식으로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실내 장식에 심혈을 기울였다. 박스 좌석도 모두 모서리를 둥글게 하고 숫자가 아니라 꽃 이름으로 박스 이름을 지었다. 당시 건물을 완성하는 데 쓴 비용만 해도 150만 달러가 들었는데, 지금 금액으로 따지면 약 4000~8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화사한 극장에서 올린 대망의 첫 작품은 무엇이었을지. 바로 셰익스피어의'한 여름 밤의 꿈(Midsummer Night's Dream)'이었다. 정원을 연상시키는 극장에서 숲을 배경으로 하는 연극만큼'완벽한 궁합'은 없을 것이라 기대했으나 결과는 뜻밖이었다. 비평가들과 관객들은 연극에는 무자비한 혹평을, 극장에는 호평 일색이었다. 이 때 뉴암스테르담 극장이 얻은 별명은'극장계의 루브르(Theatrical Louvre)''아름다운 극장(The House Beautiful)' 등이다.

◆퇴락의 시기=1929년 대공황과 함께 극장가에도 어두운 바람이 불었다. 결국 36년 뉴암스테르담 극장은 문을 닫았고, 이내 영화관으로 둔갑했다. 셰익스피어와 뉴암스테르담 극장의 특별한 인연이었는지, 이 곳에서 37년 상영된 첫 영화도 셰익스피어의'오델로'였다.

원래 극장이었던 곳에 영화가 상영되다 보니, 무대 전체를 덮은 대형 스크린이 양 옆 박스 좌석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는 관객들의 불평이 쇄도했다. 또 극장 전체가 어두워야 하는데, 파스텔 톤 벽이 빛을 반사해 영화에 몰입할 수 없다는 불만도 생겨났다. 결국 극장 소유주는 박스 자리를 다 뜯어내고 그 곳을 검은 페인트로 몽땅 칠해버렸다.

그렇게 화려함을 잃어버린 뉴암스테르담 극장은 영화관으로 계속 명맥을 유지했으나 관객은 점점 줄어들었다. 타임스스퀘어 인근이 마약과 매춘의 온상지로 변했기 때문. 결국 82년에 들어서 건물은 버려지기에 이르렀다.

1994년까지 12년 동안 버려진 이 건물을 되살리기로 다짐한 건 디즈니와 뉴욕시의 합작. 당시 총대를 매고 뉴욕을 싹 청소한 줄리아니 시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줄리아니 시장과 디즈니 관계자들이 94년에 뉴암스테르담 극장을 다시 방문했었을 때의 일이다.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셔터가 열리지 않아 사람들이 기어서 안으로 들어갔다. 악취는 물론이며, 천장에서는 물이 새 우산을 써야 했고, 곳곳에 곰팡이와 대형 버섯이 피어 있었다.

◆디즈니의'홈그라운드'=1995년부터 18개월 동안 3600만 달러를 들여'대변신'을 한 뉴암스테르담 극장은 과거의 모습 그대로 복원돼 97년 4월'라이온 킹(Lion King)'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이 때부터 뉴암스테르담 극장은 디즈니 뮤지컬의'홈그라운드'가 됐다. 약 10년 동안 이 곳에서 관객들을 만난 라이온 킹은 2006년 지금의 밍스코프 극장(Minskoff Theatre)으로 옮겨갔고, 그 자리를 꿰어 찬 주인공은'매리 포핀스(Mary Poppins)'였다. 2006년부터 이번 3월까지 공연한 매리 포핀스는 막을 내렸고, 극장 보수 공사를 거친 뒤 2014년부터'알라딘(Aladdin)'이 무대에 오른다.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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