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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떨어져 노화 급속 진행돼…배우자 상실로 겪는 증세와 치료

남편 혹은 아내를 잃게 되는 경우는 한 쪽이 먼저 세상을 떠날 때와 이혼할 때다. 수잔 정 정신과전문의는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를 상실한 후 신체적으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그 이유가 바로 남편 혹은 아내를 잃은데서 오는 극심한 슬픔의 스트레스라는 것을 잘 모르고 방치한다"고 지적했다. 죽음 혹은 이혼으로 배우자와 헤어졌을 때 나타나는 증세와 치료에 대해 정 박사에게 들어 보았다.

#. 신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세들= 극심한 상실로 오는 스트레스는 태어날 때부터 취약한 신체 부위에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사람마다 증세가 다양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고 있는 피부관련 문제가 가장 많을 수 밖에 없다. 평소 몸에 래시(빨간 반점)가 나본 적이 없는 사람이 배우자가 죽은 후 온 몸에 돋는다거나 비듬이 없었는데 눈썹까지 하얗게 앉는다. "비듬은 일종에 피부세포가 죽는 것으로 그만큼 노화진행이 빠르다는 것은 면역력이 약화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랑하던 남편을 병으로 보낸 40대후반 여성은 갑자기 오른쪽 눈에서 까만 점이 보이더니 시력이 현저히 떨어져 안과를 급히 찾았더니 각막파열이라 했다. 배우자와의 상실에 대한 충격으로 몸의 가장 약한 부위인 각막의 면역기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평소 혈압이 있던 사람은 고혈압이 심해지고 당이 있었으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이외 관절염 빈혈 등 개인 사정에 따라 가장 약한 기관에 병이 난다.

#. 심리적 변화들= 남편이나 아내가 죽었다고 했을 때 흔히 정신과에서는 5단계를 말한다. 첫단계가 쇼크 즉 충격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얼떨떨한 상태라 거의 감정을 모른다. 그러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부정의 단계 즉 '그럴리가 없어' '아니 지금 뭔가 잘못된 걸 거야'라며 인정하려 않게 된다. 그 다음이 화(anger)가 일어난다. '왜 나에게 일어나야 하는데?'단계인데 이 때 화가 밖으로 향하면 공격적으로 되어 수술한 의사를 고소하거나 병원에 찾아와 살려내라고 할 수 있다. 화를 안으로 즉 자신에게 낼 경우 우울증이 된다. 네번째가 죄책감 단계로 '나 때문에 남편이 죽은거야'하며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데 이것은 이성을 지배하는 전두엽이 너무 슬프거나 할 때 감정뇌를 조정하지 못해서 어렸을 때로 퇴행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화가 나 있으면 자신과 무관한데도 "나 때문에 엄마가 화가 난 거야"라며 자기중심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인다. 부모가 이혼했을 때 대부분 자녀들이 '내가 좀 더 공부를 잘했더라면 이혼하지 않았을 걸'하는 생각을 갖는 것도 이와 같다. 마지막 단계가 해결의 단계로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죽은 사람은 이제 없고 살아 있는 사람들은 더 열심히 살아가자"로 긍정적 단계가 되면 상실을 극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반드시 위의 단계가 순서적으로 오지는 않는다"며 어떤 사람은 다섯가지 단계가 한꺼번에 밀려오기도 한다고 개인차를 지적했다.

#. 왜 슬플까= 사랑했던 남편 혹은 아내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상실감은 엄밀히 말하면 그 사람 자체를 잃은 것보다 그 사람과 맺은 관계에 대한 상실 때문에 슬픈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일치시키는 말그대로 '일심동체'인 상태의 관계다.

즉 내 마음이 곧 당신 마음인 것으로 주고 받고 하는 것이다. 상대가 죽음으로써 혹은 이혼함으로써 내가 더 이상 내 마음을 줄 곳이 없어졌다는 상실감과 동시에 받을 수 없게 됐다는 잃어버림이다. 일종에 관계의 차단이 바로 상실감에서 오는 슬픔으로 어느 슬픔보다 극심하기 때문에 그만큼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다.

#. 치료= 사랑하던 사람을 잃어 버린 슬픔은 다시 사랑할 대상을 찾아 그 사랑을 줌으로써 치료가 된다. 그렇다고 반드시 남녀일 필요는 없다. "정신과쪽에서 말하면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을 통해서 치유될 수 있다는 원리인데 예로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하던가 이웃에게 더 많은 사랑을 준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극복된다"며 이것이 바로 '승화'기능이라고 설명했다. 나쁜 상황을 기회로 더 좋게 해결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능한 기술이다.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감정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냐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친구 혹은 믿는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은 논리적이 아니기 때문에 혼돈 속에 있어서 더욱 힘든 것이다. 말을 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정리시켜 주는 작업이므로 감정을 일단 얘기하면서 스스로가 이성적으로 이해하게 되면서 서서히 그대로 받아들이는 단계에 갈 수 있다. "그래 내 남편은 행복하게 나와 살다가 갔고 지금 더 좋은 곳에 있다. 언젠가는 만날 수 있다. 살아있는 나와 내 가족들도 그 때까지 잘 지내길 남편도 바랄 거다"며 남편의 죽음을 인정해준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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