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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세 천명(天命)을 사는 지혜

강기성의 한방사랑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무병장수를 염원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3년 고개에서 한 번 구르면 3년을 더 산다는 삼천갑자 동방삭의 전설이나 전국시대를 평정하고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가 ‘서불’에게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한 설화 등 무병장수는 인간의 오랜 욕망 중의 하나이다.

 인체가 본래 지니고 있는 생명력과 면역력을 올바르게 활성화 시키는 것이 건강의 근본이라고 생각한 한의학은 인간을 하나의 완전무결한 소우주적인 유기생명체라고 파악하고 심체일여(마음과 몸은 하나)의 입장에서 건강과 생명을 다루어 왔다. 동의보감 내경편에 “오늘날의 의원은 오직 사람의 병만 다스리고 마음은 고칠 줄 모르니 근본을 버리고 말단만 쫓는 격이며 근원을 캐지않고 지엽만을 손질하는 것이라”고 했으며 또 “진정한 의원은 사람의 마음을 다스려서 병을 미연에 예방하는 사람이니 이런 사람이 상의”라고 했다. 또 “병이 생기려고 하는 것을 알아차려 발병하지 않게 하는 사람”은 중의이고 “이미 생긴 병을 치료하는 사람은 하의”라고 했다.

 한의학은 기본적으로 양생학이고 예방의학이다. 황제내경의 “소문사기조신대론”이나 “금궤요략”을 보면 성인은 아직 병이 나지 않은 것을 치료한다고 했다. 이는 바로 한의학의 치미병(治未病) 이론이다. 치미병의 근간은 탐, 진, 치 즉 욕심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은 마음이니 이와 같은 삼독을 멀리하고 좋은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라고도 했다. 현대인들은 겉으로 보기엔 모두 건강해 보이지만 실은 성인병의 공포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인병이란 생활을 잘못해서 생기는 병이기에 인조병이라 하며 온전한 건강인이 아닌 반건강인 이라고도 한다. 동의보감 내경편에 심자일신지주라는 말이 있는데 마음이 몸의 주인이며 육체적 조건에 마음이 지배되지 않는 상태가 진정한 건강이라는 뜻이다. 한평생을 건강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천명을 120세로 잡고 있다. 내경편에 “만물의 영장인 사람의 수명이 본래 4만3200여일”이란 구절이 있다. 현대과학에서 관찰한 바에 의하면 모든 생물은 완전히 성숙하는데 필요한 기간의 다섯갑절을 살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람이 완전히 성숙하는데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20~25세라고 하면 평균으로 보아 사람의 천명은 115세 내지 120세가 된다.

 동의보감 내경편에 보면 “양생법이란 몸에 손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며 그것이 장수하는 비법이라 고 했다. 또한 마음을 허허로이 비우면 천지간의 도와 합치 되지만 삿된 마음은 도에서 멀어진다고 하여 허심합도(虛心合道)의 생활이 120세를 사는 지혜라고 했다.

 허준의 동의보감은 광해군 5년인 1613년에 간행되었고 18세기에 들어 일본, 청국 그리고 19세기에 중국, 대만 등 동양 제국에서 동의보감을 간행하여 한의학의 성전으로 삼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9년에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되었으며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이 되는 금년을 유네스코 기념의 해로 선정하였다. 참으로 자랑스런운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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