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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이여, 남편과 쇼핑땐 72분 넘기지 마라

남자에게 쇼핑은…
경찰 만났을 때와 같은 스트레스
갈수록 아드레날린 분비량 증가
여자에게 쇼핑은…
일종의 '재밌는 놀이'
일정 시간 지나도 만족도 높아


만약에 돈과 시간을 주고 바지 한 벌을 사오라고 한다면?

아래 작은 그림은 이런 미션을 남녀에게 주었을 경우 나타나는 재미있는 이동 경로를 알아본 실험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공감의 웃음을 터트릴 것이다. 런던에서 이루어진 이 실험에선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혈압과 맥박 스트레스 수치 등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경찰이나 조종사가 현장에 투입될 때 느끼는 정도의 수치와 비슷했다고 한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드레날린 분비량이 증가해 공격성을 띠기 시작했고 기분이 매우 안 좋아졌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수치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남편과의 쇼핑을 원할 땐 72분을 넘기지 말라는 쇼핑 지침을 발표했다. 영국 에식스대 연구팀은 유명 쇼핑센터를 찾은 2000명 이상의 남녀 쇼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들은 72분이 지나면 인내심을 잃고 동행한 여성과 다투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심리학자 데니슨 박사는 "남성들은 사냥꾼처럼 원하는 상품의 이미지를 분명히 기억한 채 쇼핑에 나서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상품을 산다. 그리고 혈압 측정 결과 남성들은 구매할 때 최고의 흥분을 느끼지만 그 직후 급격히 흥분이 가라앉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에 여성은 분명한 상품 이미지를 정하지 않은 채 '수집가'처럼 어슬렁거리며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들은 물건을 산 뒤에도 일정 시간 만족도가 유지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남성에게는 쇼핑이 목표물에 대한 인식과 일치하고 여성에게는 일종의 '놀이'와 같은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쇼핑을 할 때 누구나가 겪는 일이다. 연애할 땐 비교적 쇼핑을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지만 결혼 후에는 남편이 기다려주는 인내의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 급기야 중년을 넘어가면 아내들은 남편없이 쇼핑하는 것을 더 즐기게 된다. 풀러턴에 사는 김현정씨는 쇼핑할 때 다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단 쇼핑몰에 들어가면 시간을 정해놓고 흩어진 뒤 다시 만나는 방법을 이용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점은 남녀에게 있어서 해결되기 어려운 쇼핑의 최대 난관일까. 그렇지는 않다.

쇼핑의 차이를 잘 살펴보면 남녀의 기본적 차이와 다르지 않다. 결국 쇼핑 시 드러나는 불협화음은 평소의 인식 차가 겉으로 들어났을 뿐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소통의 시작이다. 그리고 차이를 알았다면 상대를 배려하고 합의점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생활의 사소한 존중은 본질적 관계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울러 급변하는 현대의 쇼핑 트렌드를 이해하게 된다면 더 세련된 쇼핑 문화를 구가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불어오는 메트로 섹슈얼의 바람은 기존의 남성상과 여성상에는 부합되지 않는 사고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제는 남성에게도 구체적인 쇼핑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남성들도 자기를 가꾸고 표현하는 시대가 되었다. 젊은 세대일수록 더 강해진다. 옷 악세서리 화장품 일용잡화에 이르기까지 여성 만큼 디테일한 판매 라인이 만들어져 간다. 남성들을 위한 패션 잡지도 점점 늘어난다. 실제로 남성(man)과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말인 맨슈어(mansumer)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남성을 향한 마케팅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왕에 여가 시간을 동반 쇼핑으로 보낸다면 세련된 구매 안목으로 서로 화합하는 즐거운 쇼핑이 바람직하다.

쇼핑을 잘하려면 나부터 명품이 되라

불안할수록 쇼핑의 재미는 커진다. '한정 판매'란 문구가 붙으면 갖고 싶은 욕구는 더 커진다. 제한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확실성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지의 여부 다른 사람이 발견하지 못하는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을 지에 대해 느끼는 불확실성이 '한정 판매'시 일어나는 정서들이다. 하지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긴장감이 쇼핑에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세일을 포함한 한정 쇼핑의 또다른 즐거움은 은밀히 함께하는 것이다. 쇼핑에 대한 특별한 정보를 혼자만 알고 몰래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좋은 정보를 공유하는 아군을 만들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한다. 좋은 정보가 좋은 수확을 거뒀을 때 생기는 승리감 서로 쇼핑한 전리품을 품평하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세일 쇼핑에 집착하게 되면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 뉴욕 롱아일랜드 대학의 연구팀이 세일 쇼핑을 경험한 31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50%의 응답자가 "원하는 물건을 사지 못해 패배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25%는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지 못할까봐 불안했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일부 상품을 한정된 시간에 싸게 파는 마케팅은 고객의 불안 심리를 부추기는 전략"이라며 이 때 쇼핑객은 정신과적 증상을 겪게 되므로 과도한 상업적 목적을 경계했다.

일명 '블랙 프라이데이'이라 불리는 대규모 세일 때 소동이 일어나는 것도 이러한 심리적 불안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쇼핑은 수면 아래에 있는 마음을 들추어내기 때문에 집착하면 도박처럼 무서운 중독을 일으킨다. 링컨 대통령의 부인 메리 토드 링컨은 심각한 쇼핑중독자였다. 백악관 장식물을 사기 위해 뉴욕을 수십 번이나 왕복했고 구입한 의상이나 물건들을 실제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달에 84켤레의 장갑을 구입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충동적인 행각은 링컨이 암살된 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클린도 영부인 시절 엄청난 쇼핑광이었다. 케네디가 대통령이 된 후 16개월 만에 옷 값으로 5만 달러를 지출했으며 심지어는 패션쇼를 관람한 뒤 출품된 의상을 몽땅 사들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재클린의 이러한 쇼핑 중독은 케네디에게도 큰 골칫거리였다.

흔히 명품에 집착하거나 쇼핑으로 자신을 과시하려는 경향에 대해 자존감이 낮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명품 구입에 대한 부담감을 '짝퉁'으로 즐겨 선회하게 되면 윤리적 해이감이라는 부작용도 낳게 된다. 쇼핑이 일상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활력소가 되는 것은 틀림없지만 "저 물건을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다시는 볼 수 없을 거야."라는 잘못된 인지가 쇼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한다.

그래서 가장 효과적인 쇼핑 방법은 심신을 먼저 안정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쇼핑 목록을 반드시 만드는 것도 좋다. 그리고 '물건은 물건일 뿐 따라하지 말자'라는 인내심도 적당히 필요하다. 그래야 쇼핑이 즐겁다.

이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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