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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인가 사회불안장애인가?

중앙일보 칼럼 (Monica Lee)

 
중앙일보 칼럼 02/22/2013 (Monica Lee)
부끄러움인가 사회불안장애인가?


직장생활 4년 차인 K씨(남,31세)는 업무 특성상 사람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많이 한다. 그때마다 불안감으로 얼굴이 붉어지고 몸에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심장이 터져버릴 것처럼 뛰는 극심한 긴장감을 경험한다고 호소한다. 평소에도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면 손과 발이 떨리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많은 사람이 살면서 당황하거나 창피한 순간을 겪는다. 불편한 환경이나 낯선 곳에 있으면 긴장하고 불안하거나, 중요한 발표를 앞두거나 매력적인 이성에게 다가갈 때도 긴장한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수줍음과 사회불안장애 사이의 경계는 어디일까?

사회불안장애 (Social Anxiety Disorder) 혹은 사회 공포증(social phobia)으로 불리는 이 증상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바보스러워 보이는 사회 불안을 경험한 후,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고 이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가 오는 정신과적 질환이다. 사회불안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두려워하는 상황에 실제 노출되거나 예상될 때 심각한 불안감을 겪는다. 예를 들면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할 때, 대중 화장실에서 소변을 볼 때, 그리고 이성에게 만남을 신청할 때 심한 불안감을 경험한다. 환자들은 불안감을 일으키는 상황을 피하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하지만 때로는 이것이 사회적 기능을 저하시킨다. 기분장애,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약물남용과 같은 다른 질환도 종종 함께 온다.



사회불안장애는 미국에서 네 번째로 흔히 나타나는 정신질환이며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의 30%를 차지한다. 이러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숫자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대략 7~13%의 사람들이 인생을 살면서 한차례 이상 사회불안장애를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특히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정도 많다. 사회불안장애는 대개 청소년기에 시작된다. 만성 질환으로 발전되는 경향이 있으며, 상당 기간 개인적, 직업적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중에는 낮은 학업성취도, 미혼, 실직으로도 연결된다.

불안장애는 다른 정신건강 문제처럼 유전적 요인과 생활환경적 요인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첫째, 유전적 요소에 대해서는 현재 과학자들이 불안과 공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찾는 중이다. 사회 공포증이 같은 가족 내에서 잘 발생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나, 이것이 유전적인 요소에 의한 것인지 다른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학습한 불안 행동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둘째, 감정과 기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 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이 장애를 가진 환자는 신경전달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거나, 사람들 앞에서 심하게 모욕감이나 창피를 당한 후 사회불안장애가 생길 때도 있다.

단순한 부끄러움을 넘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사회불안장애를 경험하면 전문가를 찾아 상담받기를 권하며,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치료가 일반적이다. 정신치료는 인지행동요법(CBT)이 근간이 된다. 심리 교육, 인지 재구성 훈련, 상황 노출 연습 등으로 구성되며 약 12주의 개인 또는 그룹치료를 한다. 사람들 앞에 서거나 함께 있는 것을 피하다 보면 사회성이 더욱 모자라고, 그 때문에 더 큰 불안감과 긴장감을 경험하는 악순환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사회성 발달을 위한 다양한 훈련과 방법을 배우는 것도 치료의 한 부분이 된다. 앞서 말했듯 적지 않은 사회불안장애는 청소년기 시절부터 시작되므로 일찍 발견해 도움을 준다면 좀 더 쉽게 장애를 극복하고 당당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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