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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다저스 류현진의 '경제효과'

김문호/경제팀장

기대가 큽니다. 시작부터 무슨 얘기냐고요. LA다저스 류현진 선수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야구를 좋아하느냐고요. 물론이죠. 지금이야 그러지 못하지만 예전엔 야구장에서 살다시피 했거든요.

그렇다고 야구 얘기만 하려는 건 아닙니다. 올 시즌 류현진의 활약상도 궁금하지만 진짜 관심 있는 건 따로 있으니까요. 경제입니다. 류현진으로부터 시작될 한인타운 경제의 붐 말입니다. 경제만이 아닐 겁니다. 류현진으로 인해 LA는 물론이고 미주 한인사회가 들썩일 것을 생각하니 미리부터 설레네요.

벌써 20년이 다 돼 가네요. 박찬호 선수가 LA다저스에서 왕성하게 활약할 때 말입니다. 박찬호가 등판하는 날이면 한인타운은 축제라도 맞은 듯 하지 않았나요. 야구광들은 누가 뭐라지 않아도 삼삼오오 '차베스 레빈'으로 몰려 들었죠. 미처 야구장까지 가지 못한 한인들은 한인타운 식당과 주점으로 갔지요. 박찬호가 던지는 공 하나하나를 숨죽여 지켜보면서 환호하고 탄식하고….

야구가 끝났어도 어땠나요. 한 차례 팬들이 휩쓸고 간 뒤를 이어 이번엔 야구장에서 쏟아져 나온 한인들이 다시 한인타운 식당과 주점 등을 채웠지요. 야구라는 게 볼 때도 재밌지만 복기하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밥 먹고 술 마시면서 박찬호의 공을 반찬과 안주 삼아 얘기할 때면 누구나 메이저리그 전문가가 되거든요.

그러고 보니 야구처럼 '만약에…'라는 가정법이 많이 쓰이는 스포츠 종목도 없는 듯합니다. '만약에 박찬호가 5회 2사3루 앤드루 존스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과감히 정공법을 택했으면 어땠을까.' '아니지 그때는 요즘 가장 좋은 슬러브(슬라이더+커브)를 던졌어야 했다고. 1루가 비었으니 유인구가 필요했지.'

그렇게 식당과 주점에서 야구얘기로 밤을 새우다시피 하고는 어디로들 갔나요. 집에 갈 사람들은 택시를 타거나 대리운전이 필요했고 그렇지 않으면 사우나로 몰려가야 했죠. 직장인들은 다음날 오전이 괴로웠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민생활에 모처럼 활기 가득한 때도 그때가 아니었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더라고요.

박찬호가 등판하는 날이면 다저스타움으로 향하는 한인들이 3000~5000명은 됐다고 하니 정말 엄청나지 않나요. 그로 인한 한인타운 경제효과도 분명 대단했을 거고요. 박찬호 보려고 위성TV 신청하는 분들도 많았고 술 대신 커피를 마시며 박찬호 야구를 복기할 수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어디 그런 현상이 LA에서만 벌어졌나요. 】〉〕박찬호가 경기를 하는 곳에서는 예외없이 벌어지는 진풍경이었죠.

이제 그런 역할을 류현진이 해 줄 것이란 바람입니다. 오는 13일부터 애리조나에서 시작될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류현진도 아마 한인사회의 그런 분위기를 충분히 눈치챘을 거란 생각입니다. 지난해 말 다저스와 계약 후 사인회 등 두세 차례는 크고 작은 이벤트를 통해 한인 팬들을 만났기 때문이죠. 류현진이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특파원이 파견되는 등 애리조나가 곧 북적일 겁니다. 미주 한인언론들도 캠프 취재에 열을 낼 것이고 한동안 애리조나엔 한류가 큰 화제가 되겠네요.

물론 야구를 잘해야 겠지요. 또 아직 20대의 팔팔한 청년이니 미국 생활을 나름대로 즐기기도 해야하고요.

하지만 류현진을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부푼 기대는 꼭 기억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류현진으로 인해 한인사회가 하나로 뭉치고 한인경제도 덩달아 활성화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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