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오바마 취임식 참관기] 킹 목사 ‘블랙 파워’가 오바마 만들었다

노예해방 150년, 민권운동 50년만에 흑인 대통령 탄생
흑인 커뮤니티 환호 보며 ‘50년후 한인 대통령’ 꿈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1일, 워싱턴DC는 ‘흑인 천국’이었다. 이날 인구 80만의 DC가 전국에서 온 100만명의 여행객으로 미어터졌다.

참석자들의 80%는 흑인들이었다. ‘최초의 흑인 재선 대통령 탄생’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하려는 것이다. 특히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온 흑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유서깊은 흑인 대학인 스펠만 대학 합창단이 취임식 전야제 공연을 펼쳤고, 조지아 주립대(GSU) 마칭밴드는 축하 퍼레이드를 펼치며 백악관 앞을 행진했다.

스펠만 대학의 재즈맨 윌슨 씨는 “이렇게 역사적인 날 공연할 수 있게된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광”이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애틀랜타 팰콘스 로고를 자랑하던 한 참석자는 “오바마 취임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애틀랜타 팰콘스까지 수퍼보울에 진출했으면 지금 죽어도 행복했을 것”이라고 농반진반으로 말하기도 했다.

무엇이 애틀랜타 흑인들을 이토록 자랑스럽게 만들까. 바로 애틀랜타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킹 목사의 흑인 민권운동이 ‘흑인 대통령 탄생’을 예고했다는 것이다.

\ 실제로 취임식을 찾은 흑인들은 DC의 ‘마틴 루터 킹 기념관’을 반드시 방문했다. 취임식 전날인 20일, 킹 목사의 석상 아래 수천명의 흑인들이 모여 “오바마! 오바마!”를 외쳤다. 조지아대학(UGA) 스웨터를 입고있던 로드니 챕먼 군은 “킹 목사가 말한 ‘꿈’이 이런 것이었을 것”이라며 감격했다.

이곳은 150년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흑인 노예해방을 선언한 ‘링컨 기념관’에서 불과 5분 거리다. 그리고 100년 후, 링컨 기념관 앞에 선 킹 목사는 “나에게는 꿈이 있다”고 연설하며 변화를 이끌었다. 그로부터 50년만에 마침내 오바마 대통령이 탄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풀이다.

이날 킹 기념관에는 ‘블랙 파워’가 넘쳐났다. 제시 잭슨, 마틴 루터 킹 3세 등의 민권운동 지도자들부터 제이미 폭스, 크리스 터커등 할리우드 톱스타들까지 흑인 지도자들이 킹 목사의 유지를 기념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다.

‘블랙 파워’는 21일 대통령 취임식 당일 분출됐다. 흑인 대통령이 자리잡은 국회의사당 앞 무대에서는 압도적 힘이 붐어져나왔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민주주의를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는 취임식 준비위원장의 단어 한마디 한마디가 워싱턴 곳곳을 헤엄쳤다. 관중들만 흑인이 아니었다. 감사기도로 행사 시작을 알린 여성도 흑인이었고, ‘아메리카 더 뷰티풀’을 부른 합창단도 대부분 흑인이었다.

이날 미국 국가를 부른 비욘세는 행사의 주인공같아 보였다. 비욘세가 취임식장에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자 관중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가 흑인 영가에서 시작됐다는 R&B 스타일로 ‘자유의 땅, 용감한 자의 안식처’를 열창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터져나온 흑인관객들의 함성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선서 때보다도 더욱 뜨거웠다. 이날 워싱턴DC에 우뚝 선 킹 목사 석상과 링컨 대통령 동상은 비욘세의 노래를 들으며 서로 웃음을 주고받았을 것 같았다.

링컨 노예해방후 150년, 킹 목사 민권운동 50년만에 마침내 ‘흑인 파워’가 본색을 드러냈다. 만약 내일이라도 한인이 대통령이 선출된다면 얼마나 많은 한인들이 모일까. 우리도 50년후 워싱턴DC를 가득 메운 ‘코리안 파워’를 꿈꿔본다.


워싱턴DC=조현범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