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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가 이야기] '진지함' 상실

"목사님은 너무 심각해요". 이런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농담을 진담으로 들었다가 머쓱해진 경험이 꽤 있다. 내 딴엔 진지하게 말했는데 상대가 농으로 듣는 바람에 맘 상했던 일도 더러 있다. 농담에 약하다 보니 잡담 한담도 잘 못하고 일부러 웃는 것도 꽤 어색하다.

그런데 한때 문제로 여기기도 했던 '너무 심각'을 이젠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그게 본래 나의 바탕인데다 필시 그게 하나님께서 나를 목회자로 사용하시는 이유라고 믿기 때문이다.

세상에선 갈수록 진지함이 사라져가는 느낌이다. 현대문명이 가져다주는 편의성에 마음마저 흠뻑 젖어들어서 진지함이 애물단지처럼 돼간다.

온갖 일에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문제에서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데도 그저 대충 다루고 말기가 쉽다.

일회용품과 인스턴트식품으로 대변되는 요즘 세태처럼 말도 생각도 가능한 얕고 가볍게 하려는 경향들을 본다. 아무리 삶이 복잡해져서 일일이 진지했다가는 금세 탈진해버릴 정도가 됐다 할지라도 그런 경향이 정당화될 순 없다. 진지함이란 마음 씀의 여부인데 마음 씀이 없는 일은 무엇이건 속 빈 껍데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특히 믿음의 삶은 결코 얕거나 가볍게 대할 게 아니다. 성경의 가르침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진지함이다.

그럼에도 주위를 둘러보면 은혜라는 이름으로 하나님의 법이 경시되고 있고 자비와 용서를 말하며 별 꺼림 없이 거짓과 탐욕이 행해지고 있다. 크리스천들이 사회에서 본이 되지 못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들 믿음과 삶에서 진지함을 잃어가는 때문이라 생각한다.

예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신 사건은 소설 이야기가 아니다. 믿는 자가 하나님의 자녀란 사실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며 영생은 꿈이 아니다.

성경은 참고서가 아니다. 교회는 사교모임이 아니고 예배는 일요일 아침 조회가 아니고 설교는 강좌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믿음의 삶은 타협이 아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날 사랑하심은 결코 농담이 아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라"는 가르침은 심각하게 받아야 할 말씀이다. 신앙인들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삶은 진지함 없이는 공상일 뿐이다.

목회자로서 부족한 게 잔뜩 인데다 '너무 심각'한 내게 하나님께서 청년 사역을 맡기신 뜻은 아마도 미래의 세계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믿음의 삶에 대해 심각해야 함을 열심히 외치고 깨우치라 하시는 게 아닐까 한다.

겉만 번드르르한 것을 실제 좋게 여길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런데도 빛 좋은 개살구가 즐비한 것이 우리 현실이다.

꽤 오래전 유행했던 "Where's the beef?"라는 말이 떠오른다. 농담이나 우스갯소리가 우릴 즐겁게 해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대세가 될 순 없다. 내용이 실해야 한다.

믿음도 속이 알차야 한다. 크리스천이라면 모든 일에 진지한 모습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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