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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로만자로의 나그네’ 시집 서평, 노 시인의 시는 우리의 아리랑

정두현 시인

노세웅 시인이 고희에 처녀 시집 ‘킬리만자로의 나그네’를 상재했다. 그의 시는 참 착하다, 참 다정하다, 참 조용하다, 참 아름답다. 그의 시에는 고함이 없다. 그러나 연민이 있고 조용한 절규가 들린다.
 노 시인은 문경새재를, 아니 아리랑 고개를 넘나들며 워싱턴에서 일곱번째 아리랑 고개 위에 서서 백발을 날리며 처녀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한국 사람은 모두 아리랑 고개를 넘었고 가슴 깊은 곳에 아리랑이 자리잡고 있다.

 노 시인은 윤동주 시인을 닮았다. 그는 오랫동안 윤동주 문학회 워싱턴 지부장 또는 고문으로 봉사하면서 윤동주를 닮아 갔을 것이리라. 지난해 8월 김용택 섬진강 시인의 워싱턴 방문 때 노 시인의 큰 수고를 이곳 문인들은 잘 알고 있다. 김용택 시인은 강연에서 “쉽게 자연이 말하는것을 받아 쓰라”, “항상 옆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써라”고 갈파했는데 노 시인의 시들이 그 예가 아닐까.

 “푸른 하늘이 더푸르고/지상의 꽃들이 더 아름다운 나이/멀리 보이는 세상이 더 살만한 공간이 되었네/일곱 번째 언덕에 오르니/ 눈이 밝아졌나/보이지 않던 꽃들의 미소가 보이니/ … 귀가 밝아졌나/들리지 않던 숨소리가 들리니/ 아, 아름다운 세상!”(‘고희’의 일부)

 이제 그는 득도의 경지에서 거닐고 있다. 고은 시인의 짧은시 ‘그 꽃’의 “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때 보지 못한 꽃”의 감동을 ‘고희’에서 고스란히 받았다.
 이제 세상을 멀찌감치 물러서서 바라보는 시인이 되었다. 노 시인은 정직하다. 그는 시 속에서만은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고백(?)한다.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라 창조적 글쓰기(Creative Writing)이 이리라. 혹 거짓말을 했다한들 나는 거짓말을 발견하지 못했다. 노 시인의 거짓말은 아름다운 시가 돼버린다.

 노세웅 시인의 해학은 독자들을 행복하게 한다. 한국에서 온 할머니에게 ‘포토맥(Potomac)’ 강은 ‘부뚜막’ 강으로, ‘무하레스’ 섬은 ‘뭐 할라꼬’ 섬이 되고 캔쿤의 ‘체첸이체’가 ‘최치원’이 되는 해학은 하얀 눈 내리는 겨울밤 산골동네 사랑방이다. 옆으로 뻗어난 이민온 대추나무 가지를 보고 2단옆차기 하고 있다고….

 노 시인의 나머지 인생은 깨끗할 것이리라. 많은 아름다운 시를 기대한다. 그는 아리랑 고개에 서있다. 그리고 그의 시는 우리의 아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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