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와 런던 더시티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재정절벽 7가지 시나리오'
'스몰딜 합의 → 국가 신용등급 강등' 우세
내년 초 극적 협상 타결땐
글로벌 시장 일시적 충격
재정절벽(fiscal cliff)의 1차 마지노선이 무너졌다. 올해 초 월가가 타결 시점으로 예상한 크리스마스이브(24일)가 아무 일 없이 지나버렸다. 그 바람에 미국 증시에서 산타 랠리는 사라졌다.
이제 재정절벽까지 남은 시간은 단 5일.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25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뉴욕 월가와 런던 더시티(The City) 전문가들의 예측을 종합해 7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빅딜 성공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연말까지 닷새 동안 머리를 맞대고 '증세 1조 달러+재정삭감 1조 달러'에 합의한다는 것이다. 베이너가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해 빅딜 안을 통과시키면 걱정 끝(해피엔딩Ⅰ)이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의원들이 세금을 올리는 데 아주 인색하고 베이너의 리더십이 약해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하기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2008년 8월 시장 붕괴의 재연이다. 당시 글로벌 주가는 미국 부채한도 확대가 불투명해지자 급락했다. 놀란 오바마와 공화당이 서둘러 미봉책이지만 한도 확대에 합의해 위기를 넘겼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재정절벽도 주가가 급락하는 등 시장의 압력이 고조된 뒤에나 모종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결과는 실물경제 충격이다. 허겁지겁 재정긴축에 합의하는 바람에 경기가 나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올해를 넘겨 내년 1월 초순에 가까스로 해결되는 것이다. 일단 내년 1월 1일 미국은 재정절벽에서 떨어진다. 하지만 1월 초에 서둘러 협상이 타결돼 파국은 피한다. 이 경우 글로벌 시장은 올해 말과 내년 초에 급락한다. 하지만 그 충격은 오래가지 않는다.
네 번째는 미국 부도 시나리오다. 재무부는 부채한도(현재 16조4000억 달러)가 다시 확대되지 않으면 내년 2월 15일 이후엔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린다.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증세와 재정지출 삭감 협상은 부채한도 확대와 직결돼 있어서다. 실제 미국이 부도 사태를 맞게 되면 글로벌 시장은 파국을 피하기 어렵다. 블룸버그통신은 "실제 일어날 가능성은 10% 이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전했다.
다섯 번째 시나리오는 올해 안에 오바마안의 하원 표결이다. 베이너가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에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오바마안을 전격 수용해 하원에 상정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 전원과 공화당 일부 의원의 찬성으로 오바마안이 통과될 수 있다. 하지만 확률은 20% 남짓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섯 번째 시나리오는 스몰 딜(small deal)이다. 감세 혜택 연장과 부채한도 확대 등에 대한 부분 합의로 일단 절벽은 피하고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아 신용평가회사들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이른바 '해피엔딩Ⅱ'다. 협상 타결 없이 1월 1일을 맞았는데 글로벌 시장이 뜻밖에도 고요한 경우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처음 제기한 재정절벽 자체가 허구로 드러나는 경우다. 그러나 마켓워치는 "해피엔딩Ⅱ가 일어날 확률은 사실상 0%며 7가지 시나리오 중 스몰 딜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여전히 다수"라고 전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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