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오늘부터 당신은 '회식의 神'…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2012 신 회식백과'

살아남자
공복에 술 마시면 즉사
안주발 세워 속 채워라
돋보이자
우울한 발라드는 절대 금물
경망스런 트로트로 분위기↑
평정하자
쾡한 얼굴 흐트러진 차림 NO


북어국으로 속 풀고 출근


또 다시 연말이다. 바꿔 말하면 바야흐로 회식의 계절이란 뜻이다. 하루 걸러 모임이고 이틀 걸러 술이다. 그러다보면 또 노래방까지 흘러간다. 어지럽게 술잔이 돈다. 잔 속에선 회오리가 돈다. 잔망스런 탬버린 소리에 정신마저 혼미해진다. 누군가에게는 천국이고 또 누군가에겐 지옥이 따로 없다. 이쯤되면 회식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회식을 그저 스트레스나 푸는 자리 눈 딱 감고 버텨내야 하는 자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한단계 발전적 사고를 하잔 얘기다. 이제 회식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살아남자. 돋보이자. 평정하자. 이번 연말 당신은 회식의 神이다.

◆정신줄을 붙잡아라

회식의 신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술자리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2차니 3차니 노래방이니 쌀국수집이니 여하튼 1차에서 정신 놓지 말고 유쾌하게 자리를 옮겨야 가능한 일이다. 주량이야 사람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술에 덜 천천히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남녀노소 구분없이 똑같다. 일단 밥 부터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 공복에 술 마시면 그야말로 즉사다. 눈치 보지 말고 안주발도 세워야 한다. 회식자리 가기 전에 우유 한 잔 칡 즙이나 헛개나무 음료 한 잔도 위를 보호하고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좋다. 일단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옆에 물잔 하나 놓고 계속 수분을 섭취해 줘야 한다. 분위기를 봐서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술잔을 부딪히기보다는 이야기가 무르익고 있는 그룹을 찾아 슬그머니 앉아 이야기를 듣는 척 하면 한 템포 쉬기에 안성맞춤이다. 자리를 잡을 때 통로쪽을 사수하는 것도 좋다. 주당이 근처로 온다 싶으면 눈치껏 전화기를 들고 나가거나 화장실로 피신을 하기 용이한 자리다. 동료들의 술 추가 주문이나 반찬 리필을 책임져 점원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맡아 왔다갔다 하는 것도 훌륭한 꾀다.

◆선곡으로 승부하라

일단 1차에서 생명을 부지했다면 노래방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게 필요하다. 한 곡 제대로 부르고 나면 중간에 슬그머니 집에 가도 '어젯밤에 왜 도망쳤냐'는 비난은 피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선곡이다. 단 한 곡을 불러도 확실한 노래를 골라야 한다. 발라드는 되도록 피하는 게 상책이다. 분위기가 다운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임재범의 '고해'나 '너를 위해' 빅마마의 '체념'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 따위는 이성 앞에서 뻐기고 싶을 때 혹은 친구들 서너명끼리 작정하고 노래부를 때나 골라라. 연말 회식자리에선 절대 아니다. 가창력 뽐내려 하지 마라. 그럴거면 '슈퍼스타 K' 에 나가거나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게 낫다. 노래방 회식의 진리는 모두가 따라부를 수 있는 쉬운 댄스곡이나 경망스런 트로트다. '남행열차' '찬찬찬' '밤이면 밤마다' '무조건' 등이 울려퍼지는데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을 사람은 없다. '천생연분' '챔피언' 'Run To You' '낭만고양이' 등도 이젠 클래식 반열에 올랐다. 2012년엔 '강남스타일'도 빼놓을 수 없다.단 초반부터 '강남스타일' 틀고 달리면 눈치없는 놈 된다. 분위기 무르익었을때쯤 '모두 일어나 주세요'를 외치며 호기롭게 '강남스타일'을 불러제낀다면 당신은 그날 밤 영웅이 될 수 있다.

◆망가지라

망가지길 두려워하지 않는 자 진정한 회식의 신이 될 수 있다. 이런 날은 고상한 척 앉아있는 게 오히려 흉이다. 평소 똑부러졌던 사람일수록 회식 자리에서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매력적이다. 망가지라는 게 별 것도 아니다. 그저 남들 노래 부를때 함께 서서 신나게 박수를 쳐주거나 추임새만 잘 넣어줘도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른다. 군대 박수 응원 박수 코러스 박수 등 다양한 박수 포맷을 시도하는 것도 좋다. 추임새는 마이크를 쥐고 해도 없이 해도 좋다. '아파트'를 부를 때 '으쌰라 으쌰'를 해주는 것 정도는 기본이다. 요새 같아선 '겟 올라잇~' 이나 '히릿~' 같은 신세대용 추임새도 인기다. 박자감각이 없다면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온몸으로 탬버린을 두드리는 신기를 보여주거나 페트병에 휴지 조각을 잘라 넣은 후 팡팡 때려 꽃가루를 날려봐도 좋다. 노래방 책을 접어 아코디언 처럼 사용하거나 가방을 어깨 위에 올려놓고 카메라맨 흉내를 내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적절한 선을 넘어 진상으로 낙인찍히는 것도 순식간이다. 넥타이를 머리에 두르거나 마이크 선을 가랑이 사이에 넣고 흉물스런 짓을 했다가는 동료들로부터 '술 버릇 엉망이더라'는 핀잔 듣기 딱 좋다.

◆멀쩡하라

진정한 고수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다음날 아무런 숙취나 회식에 대한 피로감 없이 멀쩡한 모습으로 회사에 나타난다면 당신은 진정한 신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잠들기 전 약간의 관리가 필요하다. 취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샤워는 그물이다. 갑자기 혈관이 확장되면서 몸에 큰 무리가 갈 수 있다. 술 깬다고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각성제인 카페인까지 더해지면 오히려 '해롱해롱'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억지로 토하는 것도 금지다. 식도만 다친다. 다음날 해장은 필수다. 위에 부담이 되는 매콤한 음식 보다는 콩나물국이나 북어국이 몸에 가장 좋다. 간단한 운동도 효과적이다. 가벼운 조깅으로 살짝 땀을 빼면 신진대사가 좋아져 더 상쾌하게 출근할 수 있다. 준비를 마쳤다면 "좋은 아침입니다"하는 활기찬 인사와 함께 쾡한 얼굴과 흐트러진 차림으로 앉아있는 동료들의 경이로운 눈초리를 마음껏 즐기며 출근하면 된다. 오늘부터 당신은 회식의 신이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