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Grove서 찾은 '프렌치 낭만'…프렌치 레스토랑 'Morels'

가시 제거한 가자미 요리
겉은 아삭 속은 부드럽고 고소
해산물 가득한 프렌치식 스튜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 맛 느껴


연말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그로브 몰을 찾았다. 예년처럼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화려하게 빛나고 산타 복장을 한 악단들이 신나게 케롤을 연주하는 모습이 흥겨웠다. 쏟아져 들어오는 사람들은 들뜬 표정으로 쇼핑 거리를 메웠다. 12월의 밤하늘을 날아가는 산타와 사슴들이 이끄는 마차가 대형 트리 위를 지나간다.

그로브 몰에서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파머스 마켓에서 식사를 해결하지만 군데군데 맛과 분위기를 챙길 수 있는 레스토랑들이 있다. 그리스 식당에선 농어를 통째로 튀긴 시즌 피쉬가 인기있고 맞은 편의 마아말레이드 카페는 비교적 부담없는 가격으로 케쥬얼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몰의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레스토랑은 들어오는 입구 양편에 있는 이탈리안 전문점과 프렌치 비스트로(펍 스타일의 바)이다. 이탈리안 식당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붐비지만 메뉴가 늘 일정해서 이번엔 프렌치 레스토랑 '모렐스(Morels)'를 찾았다.

밤의 기온이 제법 쌀쌀한데도 야외 페리오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실내의 1층은 주로 바 분위기로 되어 있는데 와인만 400여 종이 넘는다. 위로 올라가는 계단은 제법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2층으로 올라서면 붉고 어두운 빛의 실내에 유럽풍의 사람들로 가득하다. 아마도 유럽에서 온 여행객들 같다. 2층 테라스의 자리도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분수가 정면으로 보이는 아래층 페리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수없이 반짝이는 불빛들과 음악에 맞춰 춤추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밥을 먹는 호사스러움은 가끔씩 누려볼 만한 이벤트가 아닐까. 에피타이저로 여러 가지 스프 중 흔하기는 하지만 크램 차우더를 추천 받았다. 둘이서도 먹을 수 있을 만큼의 큰 접시의 크램 차우더는 부드러웠다. 일반적으로 먹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생크림의 신선한 맛이 느껴진다. 조개의 부드러움도 특별하다. 스프라 푹 끓이면 조갯살이 약간 단단해지는데 사르르 씹힌다. 재료의 신선함을 느끼며 먹는 맛은 기분도 싱싱해진다.

보통 양고기는 쉽게 선택하지 않지만 프랑스 요리에선 양고기도 메인 메뉴 중 하나다. 프랑스에선 주로 보르도 지방의 '새끼 양고기'가 유명하다. 주문한 양고기 요리는 스튜식 스테이크다. 콜로라도 옥수수를 먹여서 키운 양으로 요리한다. 양의 다리 부분을 푹 쪄서 샐러리 뿌리로 양념한 메쉬 포테이토와 함께 소스에 곁들여 나온다. 큰 다리뼈에 돌돌 말려있는 양고기는 스튜식이라 말랑말랑하고 역시 부드럽다.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다. 갈색 빛이 도는 소스는 양고기 육수에 로즈마리와 마졸람 등의 허브로 맛을 냈다. 양고기를 냄새를 잡아야하기 때문에 향신료 사용이 매우 중요하다.

프랑스 요리에선 해산물을 빼놓을 수 없다. 지중해와 도버 해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산물이 풍부한데 특히 가자미 요리가 유명하다. 가시를 제거한 '솔 필레트(Sole Fillet)'를 튀김 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 나온다. 한 입 베어물면 겉은 아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고소하다. 미국 식당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요리이긴 하지만 이 곳 레스토랑의 가자미 튀김은 맛이 고급스럽다. 튀김인데도 맛이 무겁지 않다.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감자 튀김도 바삭함이 깨끗하다. 프랑스식 감자 튀김은 노릇하지 않고 하얀 감자색 그대로를 띠는데 초록 파슬리와 어울려 깔끔해 보인다.

브야베스(Bouillabaisse)도 이 곳에서 맛볼 수 있다. 생선 새우 홍합 조개 오징어 등의 풍성한 해산물이 가득 들어간 프렌치식 스튜는 따뜻하면서도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다. 향신료 샤프란과 토마토 퓨레의 진하고 개운한 국물 맛을 느낄 수 있다. 까망베르와 에멘탈의 치즈퐁듀도 맛볼 수 있고 블루치즈와 치커리 사과 시럽에 졸인 너트가 잘 어울리는 프리제 샐러드(Frisee Salad)도 권할 만하다. 이 샐러드는 라스베가스의 팰리스 호텔에서도 맛있게 먹은 경험이 있다. 약간 꼬릿하긴 하지만 블루치즈의 맛이 샐러드에 썩 잘 어울린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중적인 장소라서 그런 지 모렐스의 음식들은 약간 미국식 느낌이 있기도 하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가 생선튀김과 햄버거라고 하니 장소에 따라 즐기는 선호도가 약간씩 달라지는 듯하다.

그로브몰에서는 12월 말까지 오후 7시에서 9시까지 인공 눈을 뿌려준다. 눈이 없는 이 도시에서 한들거리는 눈을 바라보며 즐기는 저녁 식사는 겨울의 낭만이다.

▶주소: 189 The Grove Drive H-10 LA CA 90036

▶전화: (323)965-9597

이은선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