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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단독 인터뷰] "시간 흐를수록 더 무서워져요"

커네티컷 샌디훅초등학교 유일 한인 학부모 이소영씨
무차별 총격 당시 두 아이도 교실에…아찔했던 순간들

"시간이 지날수록 무섭고 떨립니다. 얼마 전까지 막내와 함께 했던 아이들이 숨졌어요.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커네티컷주 뉴타운에 있는 샌디훅초등학교의 유일한 한국계로 알려진 재학생의 어머니 이소영(40)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14일 애덤 랜자(20)의 무차별 총격으로 이 학교에서 수업 중이던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모두 26명이 숨을 거두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이씨의 둘째 캐린(9ㆍ여ㆍ4학년)과 셋째 아드리안(6ㆍ남ㆍ1학년)은 다행히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씨는 독일계 남편과의 사이에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첫째는 이미 이 학교를 졸업했다.

"(전교생 575명 중) 우리 아이들만 한국계"라는 이씨는 16일 본지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자녀들이 총기난사의 희생양이 될 수 있었다며 긴박했던 그날의 경험을 증언했다.

무차별 총격이 가해질 당시 학교 출입구의 바로 왼편에 있는 첫 번째 교실에서 아드리안이 공부를 하고 있었고, 입구 오른쪽 두 번째에 있는 체육관에서는 캐린이 수업 중이었다며 이씨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많은 교사들과 아이들이 숨진 유치원과 1학년 교실로 가기 직전이 아드리안의 교실이예요. 첫 총성이 난 뒤 담임인 케이틀린 로이그 선생님이 곧바로 아드리안과 학생 14명 모두를 화장실로 데리고 갔대요. 범인이 (입구 바로 앞 학교 오피스에서) 총격을 가한 뒤 첫 번째인 이 교실에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아 그냥 지나가지 않았나 싶어요. (막내가) 첫 희생자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던 거죠…(한숨)."

이씨는 이어 "캐린이 '수업을 하는데 구내 확성기로 (돈 헉스프렁) 교장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고 곧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는데 아마 교장 선생님이 위험한 상황임을 알리려 했던 것 같다"고 긴박했던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타운 당국의 연락을 받고 오전 11시께 소방서로 옮겨진 아이들을 만난 이씨는 "캐린은 체육수업 중 급하게 나온 터라 재킷도 없는 반팔 차림으로 떨고 있었고 신발을 못 신은 교사도 있었다"며 "당시 그곳에 있던 교사와 학부모들은 (놀람과 슬픔으로) 흐느끼고 있었다"고 전했다.

2004년부터 뉴타운에 살았다는 이씨는 "막내에게 희생자 명단의 1학년생 이름들을 말해줬더니 '내 친구야'라며 아직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모르는 눈치였어요. 하지만 캐린은 '왜 우리 교장 선생님이 돌아가셔야 해. 너무 좋은 분인데'라고 슬퍼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로이그 선생님은 경찰이 와서 '안전하다'고 했는데도 '경찰인지 어찌 아느냐'며 문틈으로 경찰이 배지를 보여줄 때까지 아이들을 지켰고, 체육 교사도 체육관 문이 열리며 경찰이 들어올 때 아이들 앞을 가로막고 서서 최선을 다했다고 들었다"며 "그들은 모두 영웅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이종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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