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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현장…평화롭던 마을 '뉴타운'에 찾아온 악마…

중무장에 방탄조끼까지 차려입은 20세 범인
어머니 일터 유치원 찾아가 말없이 방아쇠
모든 사람들의 질문은 단 하나 "도대체 왜?"

코네티컷주 뉴타운은 평화로운 마을의 대명사였다. 뉴욕에서 북동쪽으로 60마일 떨어진 인구 2만7000명의 작은 도시에선 지난 10년간 단 1건의 살인사건만 발생했다.

'살인'이라는 단어 조차 낯선 이 마을은 14일 울음 바다가 됐다.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가 발생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초등학교가 지옥으로 변한 것은 오전 9시30분쯤이다.

범인 애덤 랜자(20)가 자신의 어머니 낸시 랜자가 유치원 교사로 있는 이 학교에 도착한 이후다. 방탄조끼를 입은 그는 글록과 시그 사우어 권총 2자루로 무장하고 교내로 들어갔다. 그를 제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치원생들이 있는 2개 교실로 찾아간 그는 말없이 교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당시 그 교실에 6살난 아들이 있었다는 로버트 리카타씨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범인이 총을 쏘면서 한마디도 입밖에 내지 않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리카타씨의 아들은 총격 직후 친구 몇명을 붙잡아 끌고 교실밖으로 뛰쳐나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후 난사가 이어졌다. 생존자들은 당시 아비규환을 생생히 증언했다. 한 여교사는 "수십 발 아니 수백 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전했다. 리치(7)군은 "음료수 캔이 마구 떨어지는 것같은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했다.

무차별 난사로 학교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이 학교 교사 시오도어 바가씨는 "누군가 복도를 지나면서 '아이들아 엎드려! 숨어!'라고 외치고 다녀 끔찍한 일이 벌어졌음을 알렸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아이들은 교실 구석에 웅크리고 있거나 옷장에 숨었다. 제발 범인이 우릴 찾지 못하도록 기도했다"고 전했다. 교사들은 교실 문을 잠그고 아이들을 끌어안고 울먹였다.

학교 밖에서도 아비규환이 벌어졌다. 교내 총격시 셀폰으로 자동발송되는 경고 메시지를 본 학부모들과 가족들이 학교 밖으로 몰려들었다. 한 아버지는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 티셔츠만 입고 뛰쳐왔고 한 여성은 갓난 아기를 눕힌 유아용 카시트를 들고 달려왔다.

학교 옆에 사는 머짐 바할리우(17)군도 9살 여동생의 생사 걱정에 학교로 뛰어왔다. 그는 "여동생은 괜찮았지만 교정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면서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는 교사들과 아이들은 몸을 떨면서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로 숨진 28명중 20명이 아이들이었다. 현장을 찾은 코네티컷주 대널 말로이 주지사는 "오늘 우리 커뮤니티에 악마가 찾아왔다"는 말로 슬픔을 표현했다.

사건을 겪은 당사자나 지켜보는 이들이나 모든 사람들의 질문은 하나였다. '도대체 왜?'였다.

사건 발생 직후 하루종일 특별방송을 편성한 CNN은 오후 5시부터 '국민적인 슬픔'을 반영한 이례적인 보도 방침을 발표했다.

앵커는 "이 시각부터 용의자의 이름을 최대한 말하지 않겠다. 역사가 그의 이름을 기억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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