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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덤'을 주고 받는 연말 연시

한국의 '정' 문화 미국에도 있었다
1655년 올바니 제빵사의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백화점마다 세일을 한다는 광고가 신문과 전단지를 통해 난무하고 있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서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새벽부터 상점 앞에 텐트를 치고 줄을 서 기다리던 사람들이나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사기 위해 쿠폰을 들고 백화점의 계산대에서 긴 줄을 서는 사람들에게 '슈퍼세일' 또는 '할인'이라는 문구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세일의 형태도 다양해서 '하나사면 두번 째것은 반값(Buy One The Second One Half Price)'에서부터 '하나를 사면 공짜로 하나를 더 주기(Buy 1 Get 1 Free)'까지 등장한다.

필자가 자라던 우리나라에는 '덤'문화가 발달했었다. 밤 한 사발을 살 때 값을 흥정하기보다는 '조금 더 주세요'라고 하면 한 사발을 주고 몇 개씩 더 얹어주던 인심. "귤 한 봉지에 얼마예요?" 하고 값을 물어본 손님이 물건 사기를 망설이면 값을 깎아 주는 게 아니라 하나를 더 줄게 사라는 그런 덤 문화.

미국에도 그런 덤 문화가 있었다. 1655년 미국이 아직 영국의 식민지였을 때 뉴욕주의 현수도인 올바니에 빵 만드는 한 제빵사가 살았다. 그는 케이크, 과자, 머핀 등을 아주 잘 만들어 멀리서도 손님들이 찾아왔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그는 어느 날 산타클로스의 모양으로 과자를 만들어 진열장에 진열해놓았다. 그러자 여러 사람이 들어와 그 과자를 주문하는 게 아닌가. 얼마 가지 않아 그 산타클로스 과자는 장안의 명물이 되어버렸다. 손님들은 와서 그 과자만 사는 것이 아니라 케이크와 빵 등 다른 것들도 사가는 것이었다. 매일 밤 돈을 세느라 바빠진 그는 어느 날 교묘한 생각을 해낸다. .내가 만일 버터와 계란과 꿀을 조금씩만 덜 넣어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거야.. 하고 생각한 그는 돈을 더 벌기 위해 재료를 아끼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눈치채는 사람이 없었다.

어느 날 그의 제과점에 숄을 두른 나이든 여인이 나타나 산타클로스 과자 한 봉지(dozen)를 주문했고 제빵사는 봉투에 12개의 과자를 넣어 내밀었다. 그 과자를 세어본 여인은 난 한 봉지를 주문했는데 왜 12개밖에 안 주었냐고 따졌다. 제빵사는 한 박스는 12개라고 우겼으나 여인은 한 봉지는 13개라고 응수하며 그를 욕심쟁이라고 불렀다. 제빵사는 다시는 오지 말라며 그녀를 가게 밖으로 내몰았다. 그 다음날 그가 만든 모든 빵들과 과자들과 파이들이 모두 짜거나, 시거나, 너무 딱딱하거나 해서 도대체 먹을 수가 없었다. 마을 사람들도 발길을 끊었다.

상심한 제빵사에게 산타클로스 과자가 말한다. "당신은 욕심 때문에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을 겁니다." 그 순간 가게 문을 노크하며 전에 왔던 나이든 여인이 나타나 산타클로스 과자 한 봉지를 주문했다. 깜짝 놀란 제빵사는 떨면서 봉투에 12개의 과자를 담고 하나를 더 넣어 건넸다. 여인이 고맙다며 제과점을 떠나자 마자 이 제과점에서는 봉지가 13개라는 소문이 동네에 퍼지면서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제빵사는 다시 과자와 빵과 케이크들을 굽기 시작했으며 모든 재료들을 넉넉히 넣어 만들었다. 물론 봉지를 주문하면 1개를 덤으로 더 주었다. 그리고 그의 제과점은 활기를 띠게 되었다. 그러자 다른 제과점들도 봉지에 13개를 주기 시작했고 욕심부리는 대신 너그럽게 선행을 베풀면 좋은 운이 따른다는 것을 상인들이 알게 되었다.

이러한 콜로니얼 시대의 풍습을 거슬러올라가면 중세시대 영국의 제빵사들이 국민들의 주식이었던 빵의 무게를 속여 팔 경우 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그 처벌을 면하기 위해 한 봉지를 살 경우 한 개를 덤으로 주기 시작한 데서 비롯했다고 한다. 이 풍습을 청교도들이 미국땅에 가지고 온 것으로 보여진다. 오늘날의 상인들은 가격을 올리는 대신 빵의 크기를 조금씩 줄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빵의 크기보다도 식재료를 제대로 써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성탄절을 앞두고 우리가 값을 치르지 않고 거저 받은 은혜를 생각할 때 우리가 가진 물질이나 재능이 있다면 필요한 이웃에게 덤으로 나누어줄 수 있는 훈훈한 연말 연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okjoo07@gmail.com.


송 온 경
도서미디어 교사ㆍLI 코버트애브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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