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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최초 뉴욕필 관악파트 입단한 손유빈씨

플루트 부는 모습 예뻐 시작

미모의 20대 플루티스트 손유빈(27)씨. 최근 세계 정상급 교향악단 뉴욕필하모닉(이하 뉴욕필) 오케스트라 정단원이 돼 화제를 모았다. 현악 파트에는 미셸 김 부악장 등 한인 연주자들이 많지만 관악 파트에 한인이 입단한 것은 뉴욕필 창단 이래 최초.

가뭄에 콩 나듯 '자리 안 나기'로 유명한 관악 파트다. 한 번 들어가면 20~30년은 기본이요.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연주하는 게 보통. 실제 손씨를 제외한 뉴욕필 플루티스트 3명은 모두 50대 후반 연주자들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뉴욕필에 입단한 손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관악 파트 한인 최초 뉴욕필 입단. 소감이 어떤가.

"원래 플루트 같은 관악기 파트가 자리가 잘 안 나요. 바이올린 연주자가 40명 정도라면 플루트는 4자리밖에 없는 식이죠. 제가 들어간 자리에 계셨던 분은 뉴욕필에서 35년 동안 연주하셨던 분이에요. 이 분이 은퇴하면서 자리가 생겼어요. 타이밍이 너무 좋았던 것 같고. 다른 일이 겹치지 않아 오디션을 볼 수 있는 시기에 자리가 열린 것도 행운이었고요. 모슬리 모차르트(Mostly Mozart.링컨센터 소속 여름 특별 오케스트라)를 통해 이 오케스트라 스타일에 익숙했던 것도 다행이었어요."

-오디션은 어땠나.

"11월 5~6일이 1차 오디션이었어요. 엄청난 연주자들이 지원했겠지만 모두 이 오디션에 초대하는 것은 아니고, 오케스트라 내에 자리가 난 곳에 해당하는 악기 연주자들과 경력 있는 사람 50~60명 정도만 왔어요. 그러고 2차 오디션을 하고, 일주일 정도 뒤에 최종 2명을 놓고 마지막 오디션을 봤죠. 모두 지정곡이었고, 솔로곡과 무반주곡, 콘체르토, 소나타 등 다양하게 연주했어요. 초견도 보고 실제 오케스트라 안에서 파트 연주하는 것도 봅니다. 1, 2차 마치고 최종 오디션 앞둔 일주일 동안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정말 긴박했어요. 일주일이 참 길게 느껴졌죠."

손씨는 11세에 서울대음악콩쿠르에서 상을 타고 1999년에는 예원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줄리아드음대 프리칼리지, 커티스음대, 예일대, 맨해튼음대 등 유수 음악학교를두루 거쳤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실력파다. 2010년 부터 여름마다 모슬리 모차르트 오케스트라에서 플루트 수석연주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손씨는 '운이 좋았다'는 말로 일관한다. 좋은 시기에 좋은 선생님을 만나 좋은 기회가 생겼다는 것.

-남다른 비결이 있었던 걸까.

"처음에 미국 유학 와서 1년은 플로리다에 살고 9학년부터 뉴저지에 살면서 줄리아드음대 프리칼리지를 다녔어요. 그러고 2003년에 커티스음대에 갔고, 예일대에서 마스터 과정을 한 뒤 2009년 맨해튼음대에서 퍼포먼스 과정을 밟으면서 리사이틀을 많이 했죠. 그 때 맨해튼음대에서 배웠던 선생님이 뉴욕필 플루트 수석 연주자 로버트 랑제방 선생님이었어요. 그래서 (뉴욕필) 객원으로 연주자가 모자라거나 필요할 때 가끔 했었죠. 그러다 보니 모슬리 모차르트 오케스트라에도 함께하게 됐고요. 선생님을 잘 만나는 게 상당히 중요한 것 같아요. 좋은 가이드가 되기 때문이에요. 그 동안 만난 선생님들은 박의경 선생님, 브래들리 가너(줄리어드 프리칼리지), 제프리 케이너(커티스), 랜섬 윌슨(예일), 로버트 랑제방(맨해튼음대) 선생님 등입니다."

-뉴욕필 데뷔 무대는 어땠나.

"11월 말이었는데, 길 샤함과 함께한 바이올린 콘체르토와 라흐마니노프 심포니 등이 프로그램이었어요. 뉴욕필은 매주 화요일마다 그 주 공연 첫 리허설을 시작하는데, 리허설 시작하기 전에 매니저가 나와서 인사를 시키더라고요. 다들 따뜻하게 맞아주셨고 생각보다는 덜 어색했어요. 최근에 같이 커티스음대 다니던 친구들이 많이 들어와서 아는 사람이 꽤 있었어요. 최근에 뉴욕필이 젊은 사람들을 많이 입단시키고 있는 추세인 것 같아요."

-어떤 곡을 좋아하나.

"브람스나 슈만 같은 낭만곡들을 좋아해요. 그런데 플루트 곡이 잘 없어서 좀 아쉽기도 해요. 모차르트도 너무 좋아하고요."

-음악가 집안이 아닌데.

"부모님께서는 음악과 전혀 관계 없는 일을 하셔요. 친할아버지가 한국에서 가요 작곡하시던 분인데, 그나마 있는 음악 내력은 할아버지뿐인 것 같네요. (손씨 할아버지는 '노란 샤쓰의 사나이''우리 애인은 올드미스''청실홍실' 등을 작곡한 손석우씨다.) 여동생은 법대를 다니고요. 플루트는 사실 엄마가 먼저 시작했어요.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는데, 엄마가 플루트를 불면 살이 빠진다는 소문을 듣고 배우시더라고요. 하하. 근데 몇 번 레슨 받으시더니 어지러워서 못하겠다고 하셨죠. (웃음) 그 때 저는 피아노를 배우고 있었는데 너무 하기 싫었고, 엄마 배우는 걸 옆에서 보고 있다가 대신 하겠다고 했어요. (플루트가) 부는 모습도 예뻐 보이고 소리도 좋아서..

-앞으로 계획은.

"계속 오케스트라 활동하고, 이번 여름에는 원래 하던 모슬리 모차르트 오케스트라에서도 연주해요. 그리고 2014년에는 뉴욕필 투어 공연 도중 한국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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