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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과 함께라면 할 수 있겠다" 확신 200%

다리 어워드 '올해의 인물상'
가수 싸이 미국 활동 총괄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

독특한 캐릭터 가수 싸이
그의 음악이 날 흥분 시켰죠


"싸이와 함께 '역사'를 만들 수 있어 기쁘고 자랑스럽다."

싸이를 월드스타 반열에 오르게 한 일등공신 스쿠터 브라운이 처음으로 한국 언론과 마주 앉아 싸이와 '강남스타일'의 성공 뒷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싸이의 미국 활동 총괄 매니저인 그는 5일 LA코리아센터에서 열린 다리 어워드에서 '올해의 인물상'을 수상했다. 한국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에 해당하는 다리어워드는 한 해 동안 한미문화교류에 큰 업적을 남긴 이들을 선정해 LA한국문화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 사무소가 수여하는 상이다.

다음은 스쿠터 브라운과의 일문일답.



- 큰 상을 받게 됐다. 소감이 어떤가.

"아주 신난다. 늘 내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을 넘어 영원히 남을 기록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싸이를 처음 만나 술을 마실 때도 늘 '히스토리'를 외쳤는데 정말 한국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을 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 초현실적이란 생각마저 든다. 싸이와 YG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은 정말 같이 일하기 좋은 사람들이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이뤄낸 결과라는 점이 더 뿌듯하다."

- 싸이가 이 정도 인기를 얻으리란 걸 알았나.

"충분히 예상했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200% 있었다. 싸이를 만나기 전 그의 서울 공연 영상을 모조리 찾아봤다. 거의 마이클 잭슨 레벨의 공연이었고 수퍼스타의 자질이 충분히 보였다. 난 그것을 세상에 노출시켜준 것 뿐이지 놀라운 일을 한 것은 싸이 본인이다."

- 싸이의 어떤 점이 당신을 매료시켰나.

"유일무이(unique)하다는 점이다. 한국 가수들이 미국 진출을 시도할 때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가 가장 예쁘고 가장 잘 다듬어진 모습을 내놓으려 한다는 점이다. 그런 사람은 우리도 많다. 하지만 싸이는 달랐다.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그 무엇이었다. 시장이 비어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저스틴 비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본 적 없는 독특한 캐릭터 그게 날 흥분시켰다. 음악도 훌륭하다. 싸이 음악은 우리 삶 속에 있는 수많은 '거지같은 것들'을 잠시 날려버리고 미소짓게 하는 힘이 있다. 싸이도 처음 '강남스타일'을 만들었을 때 무더운 여름에 불경기까지 겹쳐 힘들어하는 한국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싶었다고 하더라. 결과적으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이 그로 인해 웃게 됐던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우여곡절을 겪고 다시 일어난 싸이의 스토리도 정말 마음에 든다. 싸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삶의 가치인 '절대 싸움을 멈추지 말라(Never Stop Fighting)'를 그대로 보여주는 아티스트다."

- 다른 K팝 가수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나.

"싸이를 통해 현아를 만났다. 현아한테 한국어를 배우고 나는 영어를 가르쳐주고 있다. 어셔를 통해 비를 만난 적이 있고 원더걸스도 몇 번 봤다. 소속팀 중 하나인 '원티드'는 2NE1의 열광적 팬이다."

- 미국진출을 꿈꾸는 K팝 가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절대 자기 자신을 바꾸려 하지 말고 미국 시장에 맞추려고도 하지 말라는 점이다. 세상이 하나로 이어진 인터넷 시대엔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자신의 고유한 문화와 매력을 이곳으로 가져와 그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싸이에게 '강남스타일'을 그대로 한국어로 밀고 나가라고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내 마케팅 전략은 늘 '오개닉(organic) 마케팅'이다. 그 사람이 가진 그대로를 가장 잘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노래보다 사람이 더 돋보인다.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 가도 사람들은 싸이를 보면 '강남스타일!'이라고 외치치 않는다. '싸이!'라고 외친다. 그게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 싸이와 일하며 한국에 대한 편견이 깨진 부분이 있나.

"개인적으로는 없다.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오래 살았는데 그 시절 한국 친구도 많았고 한국 나이트도 자주 가서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대중들은 싸이를 통해 한국인과 아시안에 대한 고정관념을 많이 탈피한 것 같다.싸이의 공연에 열광하는 한국 사람들의 동영상을 보며 '한국인도 저런 에너지와 레벨로 놀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미국인이 정말 많다. 얼마 전 싸이와 뉴욕의 한국 나이트에 갔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 싸이 덕에 자기 아들이 한국인이란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며 '고맙다'고 하더라. 싸이와 MC해머의 합동 공연을 보고 20여 년 전 LA폭동 시절의 한-흑 갈등이 치유되는 것 같았다는 소리도 들었다. 나 역시 소수계인 유대인인데 이런 반응을 들을 땐 정말 보람됐다."

- 개인적으로 싸이의 성공을 실감했던 순간이 있다면.

"대학시절 어머니가 한국인인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 당시 그 한국인 어머니가 나를 너무도 싫어하셨었다. 그런데 최근에 오래전 헤어진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저스틴 비버 매니저다 뭐다 해도 콧방귀도 안 뀌셨던 그 어머니가 요새는 '우리 딸이 싸이를 성공시킨 매니저와 사귀었던 사이'라며 자랑을 하고 다니신다더라. 이제야 그 어머니께 인정을 받다니 싸이가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이다."

- 싸이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앨범을 준비 중이다. 다음 싱글은 준비가 거의 다 됐고 춤은 이미 나왔다. 또 '동물'과 관련된 춤인지는 아직 말해줄 수 없다. 노래는 계속 한국어로 하고 후렴구만 영어로 하라고 권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 싸이가 직접 다 앨범을 만들고 있지만 윌 아이엠과도 작업을 논의하고는 있다. 내년 초에 예정돼 있던 LA공연은 취소가 아니라 잠시 연기한 것 뿐이다. 싸이의 공연 규모로는 한 개 도시에서만 해서는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싸이에게 돈을 벌어다주는게 매니저인 내 역할 아닌가. 조만간 미국내 10개 도시 투어 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글=이경민 기자

사진=신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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