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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겨울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선물

12월의 유혹 움직이는 동화 '호두까기 인형'
오케스트라 연주·무대 위 발레 황홀
모스크바 발레단 등 남가주 공연 풍성

세상에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은 이루 셀 수 없이 많다.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온 발레 작품도 한 둘이 아니다. 하지만 이 무렵이 되면 생각나는 작품은 딱 하나 호두까기 인형이다.

음악만으로도 아름답고 발레만으로도 사랑스럽다.

하지만 두 가지가 만나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무대 위 공연으로 펼쳐지는 순간의 흥분은 우리의 겨울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선물과도 같다. 그 아기자기하고 화사한 아름다움에 눈과 귀가 모두 호사를 누린다.

지구촌 어느 곳이라도 상관없다. 12월 할러데이 시즌이라면 음악과 춤 가족과 선물 꿈과 사랑이 있는 그 어느 곳에서라도 '호두까기 인형'이 정답이며 진리다.

'호두까기 인형'이 할러데이 시즌 단골 공연 레퍼토리가 된 데에는 스토리의 배경이 크리스마스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빠져들 수 있는 쉽고 간결한 이야기 다양한 분위기의 춤과 노래 또한 '호두까기 인형'이 오랜 세월 폭 넓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다.

독일 작가 E.T.A 호프먼의 원작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각색한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다. 크리스마스 밤 할아버지에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고 기뻐 잠이 든 주인공 소녀가 꿈 속 나라에서 생쥐 대왕과 그 부하들에게 쫓기는 호두까기 왕자를 살려주자 왕자가 그 보답으로 소녀를 과자의 나라로 데려가 환상적 여행을 시켜준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가 차이코프스키의 아름다운 음악과 그에 걸맞은 다양하고 특색있는 춤으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특히 발레 2막에 선보여지는 각기 다른 무용곡과 춤은 '호두까기 인형'만의 깜찍한 매력이 가득 담긴 부분이다.

경쾌하고 기개 넘치는 행진곡 달콤하고도 신비로운 별사탕의 춤 숨가쁘게 내달리는 러시안 트레팍 신비로우면서도 느긋한 아라비안 춤 등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매 번 음악과 춤에 걸맞은 옷차림의 무용수들이 그에 어울리는 배경 앞에서 멋진 자태를 뽐내며 다채로움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이다.

3막에 등장하는 꽃의 왈츠는 '호두까기 인형'의 하일라이트다. 영화나 광고를 통해 숱하게 들어왔던 음악에 수십명의 발레리나들이 등장해 화려함의 극치를 뽐낸다. 눈빛으로 반짝이는 의상과 우아한 몸짓에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다.

올해 역시 남가주 각지에서 '호두까기 인형' 공연이 열린다. 로스엔젤레스 발레(www.losangelesballet.org)는 내일(8일)부터 12월 말까지 카펜터 퍼포밍 아츠센터와 UCLA로이스 홀 밸리 퍼포밍 아츠 센터 레돈도 비치 퍼포밍 아츠 센터를 두루 돌며 공연한다.

14일엔 러시아에서 직접 방문한 모스크바 발레단이 윌턴 극장(www.nutcracker.com)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레드체어 어린이 프로덕션 컴퍼니는 9일 글렌데일 알렉스 시어터에서 사우스 베이 발레단(www.southbayballet.org)은 14~16일까지 엘 카미노 극장에서 인랜드 퍼시픽 발레단(ipballet.org)은 내일(8일)부터 23일까지 루이스 패밀리 플레이하우스와 브리지스 오디토리엄을 오가며 공연을 펼친다.

차이코프스키 관현악곡…120년 지나도 아름다웠다
귀로 듣는 '호두까기 인형'


'호두까기 인형'은 발레와 떼놓고 들어도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관현악곡이다. 이 아름다운 작품을 세계적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들이 앞다퉈 녹음해 음악팬들에게 선보인 것은 물론이다.

수많은 명연과 레코딩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것은 1998년 필립스를 통해 발표된 키로프 오케스트라의 연주 음반이다. 지휘는 현존하는 최고의 러시안 지휘자로 꼽히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맡았다. '호두까기 인형'은 눈감고도 연주한다고 전해질 만큼 게르기예프의 특기로 꼽히는 곡이다. 모음곡이 아닌 전곡을 담은 앨범으로 발레 이야기가 진행되는 부분과 그 이외의 선율이 빼어난 균형을 이루며 세세하고 박력있는 연주로 채워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음반이다.

러시아의 전설적 지휘자 예프게니 므라빈스키가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금의 상트 페테르부르크 오케스트라)와 남긴 1981년 실황음반도 유명하다. 역시 필립스를 통해 발표된 이 음반은 전곡이 아닌 모음곡 형식으로 연주됐다. 그 중에서도 차이코프스키가 애초에 선정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쉽고 가벼운 곡들이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의 실력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곡들을 골라 재편성한 버전이다. 평소 모음곡으로는 듣기 힘든 '밤' '전투' '겨울의 소나무' '2인무' 등이 포함돼 있다.

발레 공연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에너지와 비장미가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는 앨범이기도 하다. 카라얀이 므라빈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을 듣고 그 직전에 녹음한 자신의 연주를 바로 지워버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최근작으로는 사이먼 래틀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010년 EMI를 통해 발표한 음반이 명반으로 꼽힌다. 래틀과 EMI가 계약한 지 30주년을 기념하는 음반 중 하나로 2009년 연말 베를린필의 상주 공연장인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녹음됐다. 1막 중 '눈송이의 왈츠'에서는 소년 합창단 리베라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특유의 유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연주가 이 작품을 더욱 환상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주머니 사정 힘들다고요?
안방서 우아하게 즐기세요


주머니 사정 탓에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연말 모임으로 일정이 여의치 않아 우아한 발레공연으로 '호두까기 인형'을 감상할 처지가 안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다. 120여년을 이어져온 '호두까기 인형'은 벌써 여러차례 TV 쇼와 영화의 형식으로 제작된 바 있어 DVD나 VOD서비스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안방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작품은 2010년에 개봉됐던 '호두까기 인형 in 3D(The Nutcraker in 3D)'다. 1920년대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배경으로 주인공 외톨이 소녀 마리와 그녀의 환상적 모험이 뮤지컬 형식으로 펼쳐진 작품이다. 다코타 패닝의 친동생 엘르 패닝이 주인공을 맡아서 더 큰 화제를 불러 모은 바 있다. 바비 인형으로 만들어진 2001년작 '호두까기 인형' 스토리인 '바비 인 더 넛크래커(Barbie in the Nutcracker)'도 어린 소녀들에게는 큰 사랑을 받는 비디오 버전의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1990년작 '넛크래커 프린스(The Nutcracker Prince)'나 무용극으로 꾸며진 1986년작 '넛 크래커 : 모션 픽처(Nutcracker : The Motion Picture)'도 볼 만하다.

역사로 본 '호두까기 인형'

- '호두까기 인형' 관현악 모음곡은 발레 공연이 초연되기 약 9개월 전인 1892년 3월 차이코프스키 본인의 지휘로 먼저 소개된 바 있다. 차이코프스키는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이후 그다지 발레곡 작곡에 흥미를 느끼지 않았던데다 '호두까기 인형'의 원작이 너무 유치하고 동화적이라 작곡에 착수하기까지 매우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고 알려져 있다.

- 곡이 완성된 후에도 차이코프스키는 '호두까기 인형'에 그다지 큰 애정을 보이지 않았다. 곡을 위촉한 마린스키 극장 감독관이었던 우세볼로즈스키가 작곡에 있어 너무 많은 사항을 요구해 작곡가의 자율성과 적잖이 침해했던 데다 '호두까기 인형'을 한참 작곡하던 중 누이동생을 잃었던 탓에 곡에 대한 안 좋은 기억들만 남아있기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 '호두까기 인형'의 발레 초연은 1892년 12월 18일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이었다. 지금은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발레 공연으로 꼽히지만 초연 당시만 해도 '호두까기 인형'에 대한 반응은 '그저 그런 편' 이었다. 안무가였던 마리우스 프티파가 병으로 앓아누으며 그의 조수인 레프 이바노프가 급하게 안무를 완성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한 전반적 준비 부족이 문제가 됐다. 별로 인기가 없던 발레리나가 주역을 맡았던 것도 실패 요인의 한가지로 전해진다.

- '호두까기 인형'은 초연당시 차이코프스키의 마지막 오페라인 '이올란타'와 함께 공연됐다. 하루에 단막 오페라 한편과 발레 작품 한편이 한꺼번에 공연 된 셈이다. 덕분에 '호두까기 인형' 공연은 자정을 넘긴 시간이 돼서야 끝났다고 한다. 당시에는 발레보다 오페라에 대한 관객과 평단의 반응이 더 좋았지만 현재 '이올란타'는 러시아에서도 자주 공연되지 않는 희귀작이 됐다.

- 차이코프스키가 '호두까기 인형'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부분은 첼레스타라는 악기를 사용한 부분이었다. 영롱한 소리를 내는 건반악기 첼레스타는 1886년 발명된 악기로 차이코프스키가 파리를 여행하던 도중 발견해 '호두까기 인형'에 사용했다. 악기의 소리는 '사탕 요정의 춤' 에서 전반적으로 두드러진다. 첼레스타 소리에 매료됐던 차이코프스키는 당시 라이벌이었던 림스키 코르사코프나 글라주노프에게 이 악기가 알려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도 전해진다.

-'호두까기 인형'의 발레 안무는 초연 안무인 프티파-이바노프의 원전을 바탕으로 그리가로비치(볼쇼이 발레) 바이노넨(키로프 발레) 발란신(뉴욕 시티 발레) 누레예프(파리 오페라 발레) 바리시니코프(ABT) 라이트(영국 로열 발레) 등의 안무가가 각기 대본의 내용과 등장인물의 설정을 바꿔 만든 약 12가지 버전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며 즐겨 공연되고 있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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